« Previous : 1 :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 26 : Next »

2006.12.05

2006/12/05 10:51 / My Life/Diary

지름 20cm 짜리 넓고 두꺼운 팬케이크 한 장.
달디 단 시럽을 그 위에 뿌리고
핫-초코 한 컵
그리고 Branford Marsalis.


그러나 지금은 아무 것도 없다.

2006/12/05 10:51 2006/12/05 10:51

공격할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는
저항함으로써 그 가치를 입증한다.

A problem worthy of attack
Proves its worth by fighting back.


- 폴 에어디쉬, 『우리 수학자 모두는 약간 미친 겁니다.』
2006/12/04 01:26 2006/12/04 01:26
TAGS

2006.11.22

2006/11/22 22:07 / My Life/Diary

기억 속에 떠오르는 모든 일이
후회로 느껴진 후
나는 더 이상
후회하지 않기로 했다
삶은 꽃꽂이 꽃 같다고,
끊어진 줄기와 시들어 가는
수 백개의 꽃잎이라고.

2006/11/22 22:07 2006/11/22 22:07
TAGS

그대로 있어주면 돼 - 김장훈


버리고 싶은 건 니가 아니였어 버려지는 건 내가 되어 줄께
이렇게 그냥 내버려둬 오지마
차마 할 수 없는 그 말들 때문에 더 힘들지도 몰라 더 묻지마
아무것도 하지마 눈뜨고 있으면 여전히 우린 다시 살아 가겠지
니가 매일 다니는 골목 그곳만 그대로 있어 주면 돼
니 생각 밖엔 할 줄 모르는 나를 위해 울지는 마

버리고 싶은 건 니가 아니였어 버려지는 건 내가 되어 줄께
이렇게 그냥 내버려둬 오지마
니가 매일 다니는 골목 그곳만 그대로 있어 주면 돼
니 생각 밖엔 할 줄 모르는 날 위해

이젠 심한 말로 날 아프게 한대도 좋아
너를 더 많이 웃게 해주지 못한 나를 용서해 줘 용서해줘
니가 매일 다니는 골목 그곳만 그대로 있어 주면 돼
니 생각 밖에는 할 줄 모르는 나를 위해 제발 울지는 마 울지는 마
2006/11/20 02:49 2006/11/20 02:49
TAGS

2006.10.31

2006/11/01 13:04 / My Life/Diary

술을 먹었다. 오랜만에. 가끔 이름이 다른 친구와 헷갈리는 N과. 오돌뼈를 안주로 소주를 한 병씩 먹으니 어지러웠다. 우리 한창 때는 이보다 더 먹고 또 토하고 더 먹고도 또 먹고도 먹었지 않지 않았는가? 과거의 일이므로 알 수 없다. 정말 그렇게 먹었는지도 알 수 없다. 술이란 본래 현실의 이탈인데 어떻게 그걸 알 수 있나? 옛날 얘기와,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 얘기.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사실 그 때도 아무렇지 않았다. 아무런 이야기는 시간이 흘러도 아무런 이야기인 것이다. 2차로, 어느 재쯔바에. 우리는 태초부터 그다지 많은 돈을 갖고 있지 않았으므로, 나는 잭콕을 N은... 뭐더라. 영어를 쓰지만 한국 토박이 같은 여자 가수가 노래를 불렀다. MISTY, FALLEN LEAVES, GREATEST LOVE OF ALL... 가요 한 곡과 그렇게 부르고는 가버렸다. 우리도. 편의점에서 맥주 두 캔을 샀다. 아니... 삿뽀로는 너무 취해, 골라 잡은 게 사과 과일 맥주. 보라매 공원 벤치에서. 추웠다. 추웠기에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사실은 춥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술에 취해있었으므로. 술이란 본래 현실의 이탈인데 어떻게 그걸 알 수 있나? 나는 한 겨울날 술 쳐먹고 나체로 뛰어다니는 사람도 본 일이 있다. 인생의 묘미는 반전이다. 살만해지자 죽어버리고, 죽을 것 같지만 살게 되는. 반전을 원하는 사람, 반전을 원하지 않는 사람. 혹은 반전 시위를 하는 사람 등 세상에는 같은 말을 하면서도 전혀 다른 뜻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인생의 반전을 바라지 않지만 영화 속의 반전에 열광하는 사람도 있다. 죽음 이후의 삶은 모든 종교가 가진 반전의 매력이다. 엘 씨에고. 오늘은 11월의 첫날이다. 생각해보니 어제는 시월의 마지막이었다. 째즈바에서 누군가 그랬다. " 시월의 마지막 날인데, 이용의 '시월의 마지막 날' 들려줄 수 없나요? " 영어를 쓰지만 한국 토박이 같은 여자 가수는 " 없다. " 고 대답했다. 마지막 날엔, 마지막이므로 없는 것이 정답이다. 마지막에 없지 않고 있다면 그것은 마지막이 아니지 않은가. 마지막을 마지막이라고 말하지 않는 건 종교뿐이다. 그러나 나는, 마지막은 마지막이라고 말하고 싶다.

2006/11/01 13:04 2006/11/01 13:04
TAGS

2006.10.24

2006/10/24 02:42 / My Life/Diary
비가 내렸다. 일요일엔.

덕분에 경마장에서 토요일에 잃었던 돈을 복구하고 웃돈까지 얹었지만 일요 경마를 끝마치고 나오니 이번 주는 실적이 좋지 못하다. 여직 흑자이니 만족하자라고 자위하면서 경마장을 빠져나오는데 다시 비가 내렸다. 지하철 안에서, 단지 가벼워 가방에 넣었던 최승호의 시집을 꺼내 읽다가 갑자기 김종삼 생각이 났고….신림역에서 내리니 비가 내렸다. 서점에 가서 김종삼 전집을 한 권 사고, 달라이 라마의 용서에 관한 책 두 권을 샀다 -- 나를 위해 누군가를 용서해야만 할 것 같아서. 맥도날드에서 대충 배를 채우고 카프리 한 캔과 육포 한 봉지를 샀다. 카프리는 취하지 않아서 좋고, 육포는 배가 부르지 않아서 좋다.

예의 주말을 보내고 나면 피곤해져 늦잠을 잤고, 일어나니 목덜미가 쑤신다. 어제 사논 김종삼 전집과 달라의 라마의 용서에 관한 책이 두 권 있다. 도대체 왜 읽었는지 알 수 없는 최승호의 시집이 있고, 2주전에 읽다만 자크 모노의 우연과 필연이 책상 위에 그대로 있다. 다시 비가 내렸고, 배가 고파왔다.
2006/10/24 02:42 2006/10/24 02:42
TAGS

2006.10.16

2006/10/16 18:46 / My Life/Diary
무엇이 사람을 천박하게 만드는가. 혹은, 무엇이 사람을 존귀하게 만드는가. 사람은 스스로 천박해지고 스스로 존귀해지나? 스스로 천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스스로 천박해지나, 대중이 저 사람이 천박하다고 하면 천박해지나? 스스로 존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중이 저 사람이 천박하다고 하면 스스로 천박하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천박해지나? ... 이 역시 스스로 천박하다고 생각해서 스스로 천박해지는 것이니, 스스로 천박하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천박해진다. 그렇다면, 내가 저 사람은 천박하다고 하면 과연 그 사람은 천박한가 천박하지 않은가? 동의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저 사람은 천박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선 저 사람은 천박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은 천박하기도 하고 존귀하기도 하다. 즉, 천박하지도 존귀하지도 않다. 그렇다면 누가 누구를 뭐라고 하던 아무 의미 없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난 누굴 욕할 필요도 누구의 욕을 먹고 성낼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 누굴 욕하고 싶고 누구의 욕을 먹고 성을 내게 되는가? ...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스로 천박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 내가 있다고 치자. 나는 어느 순간 불현듯, 천박하다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다. 나는 무슨 근거로 천박함을 느끼는 것일까? 내가 애초에 태어난 후 무인도에서 홀로 어떻게든 살아갔다면, 그 어떤 기본적 소양 교육도 받지 않고, 천박이란 단어 조차 모른다면 나는 천박함을 전연 느낄 수 없다. 결국 본래 천박함이란 사회 속에서만 존재할 뿐이고 교육되어 머리 속에 박힐 뿐이다.

그런데 왜 나는, 사람들이 천박하게 군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을까. 왜 당당하게 직접적으로 굴지 못할까. 왜 남을 욕하면서 자위할까?

나는 왜, 당당하게 직접적으로 굴지 못하고 남을 욕하면서 자위하는 모습에 화가 나야 하는가? 불쌍하게 생각해야 하는가? 아니면 그럴 수 밖에 없는 그들을 이해해야 하는가? 내 머리 속에 기입력된 어떤 사회적 규범체계가 화를 돋구고 있을 것이다.

실상, 나는 너무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었을 뿐이다. 무의식적으로 조작당한 것과 다름 없다. 그것이 누구에 의해서건, 혹은 어떤 패러다임이나 역사적으로 확립된 규범에 의해서건.

2006/10/16 18:46 2006/10/16 18:46
TAGS

2005.06.02

2006/06/02 15:00 / My Life/Diary
휴학을 했다.

너무 오래 미뤄둔 것 같다. 진작에 했어야 했지만, 그 때는 그 나름의 이유. 지금은 지금 나름의 이유가 있다. 다시 내야할 270만원이라는 등록금이 부담으로 다가오긴 하지만. (쓰고 보니 생각보다 더 많이 느껴진다.) 이제 남은 건 시간 -- 일, 경마?

자의에 의한 선택이라고 자위해본다. 그러나, 타의가 가미되지 않은 자의라는 게 어디 있기나 한가?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학교로 가지 않으면 무얼 할 것인가? the uncertain world.

2006/06/02 15:00 2006/06/02 15:00

2006.05.31

2006/05/31 17:02 / My Life/Diary
일감이 너무 많아서, 질려버릴 참에, 쉴 요량으로 친구들의 싸이를 돌아다니다가 내 게시판을 다시 열고 보았다. 내 글의 최대 독자는 나 자신이므로. (할 일이 많으면 더 게을러지는 고질병은 여전하다.) 근 9개월만이다. 그 때나 지금이나 놀랍도록 흡사하다. 무던한 인생은 반복되는 것일까.

어제 오늘, 10시간씩 자버렸다. 5시간씩 자고 5시간은 일을 했어야 하는데… 도합 10시간의 작업 시간을 버렸다. 게다가 많이 잔 그 후유증으로 어깨가 쑤시고 스스스 어지럽다. 밥을 먹고 헛구역질이 나와 왜 그럴까 되짚어보니, 단 하나- 잠을 많이 잔 때문이다. 잠은 뒈지면 죽도록 잘 수 있으니 적당히 자라는 신의 가르침일까?

나는 절망하지 않는다. 우습게도, 절망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데도, 절대로 절망하지 않는다. 누구처럼 술을 진탕 먹고 폐인이 되어 완전히 좌절해버린다던가 훽까닥 미쳐버려 나체로 동네를 뛴다던지, 길 잃은 개새끼 마냥 길가를 돌아다니며 짖는 것 -- 이것이 내가 바라는 절망하는 자의 모습이다. -- 절망할 요건은 충분히 갖춰져 있는데 왜 그렇지 않을까, 왜 평생 그래본 적이 없을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답은 단순했다.

삶에 대한 열정과 포기를 모르는… 그 무엇이 있어야 절망할 수 있다. 나는 둘 모두 결여되어있다. 열정은 옛날에 현실의 쓰나미 속에 잠겨 꺼져버렸고, 포기는 내가 제일 잘 하는 일이다. (포기를 잘하려면, 일단 포기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척 스스로를 속이고 포기하지 않을 생각만 열심히 하다가 결국엔 어쩔 수 없다는 듯 해야 한다. 그래야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으므로!)

나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포기한다.

절망하는 자들을 존경해야 한다.
그들은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할 일이 너무 많다.

며칠 동안 아무 것도 안 하고 풀밭에 누워서 멀뚱히 하늘만 쳐다보고 싶다. 꼭 그럴 때면 먹구름 잔뜩 껴서 비가 오는 게 인생이지만….

어서 빨리 방학을 했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학교를 때려칠 지도 모르니까.

"작가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종이와 펜과 비정상적인 가족이라고. 나는 그 모두를 가지고 있었다"
-시드니 셀던, 『또 다른 나』

2006/05/31 17:02 2006/05/31 17:02

2006.05.04

2006/05/04 20:22 / My Life/Diary
미쳐버릴까 두렵다.

많이 두렵다.

나를 자극하지 말아주게, 미친 교수여.

2006/05/04 20:22 2006/05/04 20:22

2006.04.27

2006/04/27 21:13 / My Life/Diary
만년필을 잊어버렸다.

무려 20만원 짜리인데, 2년도 못 쓴 듯...

바지 주머니에 넣어 놓았던 것을 버스 앞자리에 앉았다가 일어서는 사이에 떨군 것 같다.

이와 비슷한 일이 6년전에도 있었다.

핸드폰을. 참 바보같다. 나는 참...

잉크는 아직 한 병 반이나 남았는데...

몇 주전엔 누군가 동방에 가져다 놓았던 기타를 훔쳐갔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날이었다.

하루종일 피곤했고,

문장론 시간엔 정신을 잠깐 잠깐 잃었다.

희곡론 시간에 부조리극이 이해가 되질 않았고,

저녁으로 먹은 떡볶이는 영 맛이 없다.

일감이 남아있고,

내일은 한국문학사 시험이고,

시간은 없고,

나는 갈증,

피로.

몇 편의 시가

조각 조각 머리 속에서

이어지질 못한다

피곤하면 좀 더 적극적이고, 용감하고...
2006/04/27 21:13 2006/04/27 21:13

2006.04.19

2006/04/19 22:32 / My Life/Diary
오랜만에 혓바늘이 돋았다.

중, 고등학교 때는 돋았던 기억이 많은데, 몇 년간은 전혀 돋지 않았던 듯하다.

그만큼 쉽사리 살아왔다는 것.

10대 보다 못한 20대를 벌써 반 이상이나 살아왔단다.

욱신거리는 혓바늘.
2006/04/19 22:32 2006/04/19 22:32

2006.04.15

2006/04/15 23:13 / My Life/Diary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고 싶다.
내가 할 수 없는 모든 걸 하고 싶다.

두 번 살기 싫은 이 삶을,
평범하게 소비하지 않겠다.

나의 눈을 찌르고
당신의 눈을 파고 들겠다.

시간을 극복하고,
대자연의 순리에 저항하고,
영원히 신을 저주하며,
(그것 마저도 그가 안배해 놓은 것일지라도…)
나는 나를 살겠다.

삶을 믿지 않는 자는 죽음도 믿지 않나니.

스스로의 몰락, 혹은 부활.



종종 과거의 흔적을 접할 때면
무언가 잘못 했다는 생각이 든다.
잘못 살아왔다는 것이 아닌,
잘못 했다는 것. 또는, 잘못 해오고 있다는 것.
2006/04/15 23:13 2006/04/15 23:13

2006.03.29

2006/03/29 00:15 / My Life/Diary
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어떡하든 끝까지 살아야 하는 거라면, 이 사람들이 끝까지 살기 위한 모습도 미워할 수 없는 게 아닌가. 아아, 이 얼마나 버겁고 숨 넘어가는 대사업인가. - 다자이 오사무, 사양


이룩할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 돈키호테





다자이 오사무를 읽는 밤.
2006/03/29 00:15 2006/03/29 00:15

2006.03.24

2006/03/24 23:15 / My Life/Diary
조금은 즐겁고 조금은 쓸쓸한

생일이었다.
2006/03/24 23:15 2006/03/24 23:15

누구의 글이더라,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 혹은,

아무도 사랑할 수 없다.

운명은 믿지만

사랑은 믿지 않노니….

종신형.
2006/03/22 19:08 2006/03/22 19:08

2006.03.21

2006/03/21 04:22 / My Life/Diary
나에겐 분명 문제가 있다. 의식하지만 확연하지는 않다. 안다 해도 고치지 않을 것이다. 도대체 난 왜 나만의 인생을 살 수 없는 것일까!
2006/03/21 04:22 2006/03/21 04:22

2006.03.16

2006/03/16 00:16 / My Life/Diary
지난 3일간 몸살을 앓고 나니 온몸이 다시 허무로 가득찬 것을 느낀다. 척추를 지지하던 약간의 열정, 의지, 욕망이 아스피린과 함께 사라져 버린 듯. 나는 다시 굽은 채 오늘의 일기를 적는다.

대학 강의가 과연 나에게 유용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계속해서 제기된다.

오늘은 전산 착오로 학교에서 제적 통보서가 날라왔다. 두 번째 받아보는 등록금 미납 제적 통보서, 단순히 실수로 온 편지라기엔 내용이 갖는 의미가 너무나도 크다.

국문과 수업은 정말로 재미없다. 내가 교수를 평가할 입장은 아니 되지만, 적어도 나와는 맞지 않는 교수가 많다는 점. 학생을 바보로 아는 교수가 많다는 점. 정작 우리의 선배인 그들은 당시에 우리보다 더한 바보였음에도! 당당해지자. 모르면 모른다고.

방하착(放下着).

놓아버리질 못하겠다. 기억이 기억이 기억이 둥둥둥 떠다니면서 생각을 가로 막고 심장을 뛰게 한다. 아니다, 이건 아니다. 아니다, 이건 아니다.

학교를 그만 두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곰곰이 되짚어 보자. 몸살 기운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하루종일 피곤하고 정신이 없고 무표정하다. 웃는 낯이지만, 나는 사실 웃지 않는다. 단지 선택권이, 웃거나, 웃지 않거나 뿐이기 때문.

나는 내가 한 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는 인간이 될 지도 모른다. 책임을 전가하기엔 나는 이미 너무 많은 결정을 해버렸다. 가진 것 없이, 자존심도 다 헤어진 채. 변하고 변하다보면 다시 처음이라는.
2006/03/16 00:16 2006/03/16 00:16

2006.03.03

2006/03/03 17:23 / My Life/Diary
수업을 듣고

헌책방에서 전공 서적과, 잡다하게 2만 1천원어치 책을 샀다

어제부터 귀가 먹먹하다

무언가 공중에 붕 뜬 듯한 느낌이

조용하다

움직임이 없다

열정이 없다

아무 것에도

관심이 없다


2006/03/03 17:23 2006/03/03 17:23

회초리2

2006/02/27 18:28 / My Life/Diary
2006/02/27 18:28 2006/02/27 18:28

뭐가 다른가.

왜 다르게 나타나는가.

2006/02/15 23:49 2006/02/15 23:49

MONEY BALL

2006/02/14 23:44 / My Life/Diary
"Oh definitely," says Bogie, motioning to Paul's computer. "It's a new game. Years ago we didin't have these stats to look up. We had to go with what we saw."

"Years ago it only cost a hundred grand to sign them," says Erik.

The other older scouts are unmoved. "Look," says Erik, "Pitter and I are the ones that people are going to say, 'What the hell were you doing? How the hell could you take Brown in the first round?"

No one says anything.

"The hardest thing," says Billy, "is there is a certain pride, or lack of pride, required to do this right. You take a guy high no one else likes and it makes you uncomfortable. But I mean, really, who gives a fuck where you uncomfortable. But I mean, really, who gives a fuck where guys are taken? Remember Zito? Everyone said we were nuts to take Zito with the ninth pick of the draft. And we knew everyone was going to say that. One fucking month later it's clear we kicked everyone's ass. Nobody remembers that now. But understand, when we stop trying to figure out the perception of guys, we've done better."

"Jeremy Brown isn't Zito," says one of the scouts. But he is. A lot of people in the room have forgotten that the scouting department hadn't wanted to take Barry Zito because Zito threw an 88-mph fastball. They prefereed a flamethrower named Ben Sheets. "Billy made us take Zito," Bogie later confesses.



Michael Lewis, MONEY BALL, p.39

2006/02/14 23:44 2006/02/14 23:44

2006.02.09

2006/02/09 06:41 / My Life/Diary
찾는 이도, 찾을 이도 없다. 내심 바래왔던 것.

평화롭고 조용하게 살아진다.

항상 추억이 문제.

인간이 자기 방에서 조용히 있지 못하는데서 근심이 시작된다고, 아마 에머슨?

아무 소식도 전하고 싶지 않고,

아무 소식도 듣고 싶지 않다.

2006/02/09 06:41 2006/02/09 06:41

Any Given Sunday

2006/02/09 04:56 / My Life/Diary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

3분 후에 우리의 프로생활에서

가장 큰 전투가 벌어진다

모든 게 오늘 결판난다

우리가 온전한 팀으로

소생하든가

부숴지든가의 기로다

매 접전마다 1인치씩

밀리면 끝장난다

우린 지금 지옥에 와 있다

정말이다

여기에 머물러 있으면서

굴욕적으로 패배하던가

아니면 싸워서 광명을 얻어

지옥에서 올라올 수 있다

한 번에 1인치씩!

내가 해줄 수는 없다

난 너무 늙었다

이 젊은 얼굴들을 보고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중년의 시기에

최악의 선택을 했었다고

난… 돈을 다 날렸다

믿기지 않겠지만

날 사랑한 사람들도

쫓아내 버렸다

요즘은 거울 속의

내 얼굴이 보기도 싫다

나이를 먹게 되면

여러가지를 잃는다

그게 인생이야

하지만 잃기 시작하면서

그 사실을 알게돼

인생은 1인치의 게임이란 걸

알게 될 거야

풋볼도 그래

인생이건 풋볼에서건

오차 범위는 매우 작아서

반 걸음만 늦거나 빨라도

성공할 수 없고

반 초만 늦거나 빨라도

잡을 수 없다

모든 일에서 몇 인치가 문제야

경기 중에 생기는 기회마다

매분, 매초마다 그래

우리는 그 인치를 위해

싸워야 돼!

우리는 그 인치를 위해

우리 몸을 부수기도 하고

남의 몸을 부수기도 한다

그 인치를 위해

주먹을 움켜 쥐어라!

그 인치들을 합치면

승패가 바뀐다는 것을

우리는 알기 때문이다!

생사가 뒤바뀔 것이다!

어떤 싸움에서건

죽을 각오가 돼 있는 사람만이

그 인치를 얻는다

내가 인생을 더 살려고

하는 것은

아직 그 인치를 위해 싸우고

죽을 각오가 돼 있기 때문이다

그게 인생이기 때문이다!

여러분 앞에 놓인 6인치를

내가 억지로 시킬 순 없다!

옆에 있는 동료를 봐라

그의 눈을 들여다 봐

여러분과 같이 그 인치를

위해 갈 각오가 보일 거다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각오가 보일 것이다

여러분은 서로를 위해

희생할 거란 걸 알기 때문이다

그게 팀이란 거야

지금 우리가 팀으로서

희생하지 못한다면

일개 개인으로서 죽어야 돼

그게 풋볼이다

그게 전부다

자, 어떻게 할건가!




Al Pacino in Any Given Sunday
2006/02/09 04:56 2006/02/09 04:56
TAGS

追憶

2006/02/04 05:24 / My Life/Diary
추억(追憶) -- 생각을 따르다

지나간 삶은

사라지지 않는다

잊을 망(忘) -- 망할 망(亡) 아래 마음 심(心)

잊는다는 것은

마음을, 멍든 가슴 아래 짓눌러 놓는 것

잊혀짐은 깊숙이 눌려 있을 뿐

사라지지 않는다

사모할 연(戀) -- 실 사(絲) 사이에 말씀 언(言), 그 아래 마음 심(心)

사랑의 감정은 실타래처럼 복잡하지만

일단 풀리고 나면

사라진다

묶여있던 말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눌려있던 마음

튀어나가 버린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다

사랑이란 언제나

추억(追憶) -- 생각을 따르다

날 바라보는 사진

너를 보고

생각을 따른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다

단지 취했을 뿐

05시 24분의 바람이 골목을 휘도는데

추억할 사랑은 사라지고

" 나는 벌거벗은 여인의 사진을 보며 "

김광석의 10주년을 기념합니다.

2006/02/04 05:24 2006/02/04 05:24

나는 왜 남의 인생에 즐거워 할까, 남의 인생에 관심을 갖고, 남의 희노애락에 몰두하고… 정작 나는 내 자신에 관해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으며 나 자신의 행동에 신경쓰지 않는다. 티비를 보다 출연자들의 행동 하나 하나에 조건적 반사를 보이는 나 자신이 기이하게 느껴진다. 슬픈 영화를 보며 눈물 흘리는 자신을 보고 -- 언제부터인가 나 스스로는 울어본 적이 없다 -- 고 누가 그랬던가? 어쨌든 나는 오늘도 티비를 본다.


태터를 업그레이드 했는데, 불안정하고 무거우며 번거롭다. 신기술이란 언제나.
2006/01/27 22:27 2006/01/27 22:27

평균적 인간은 몹쓸 인간


기억생리학의 관점에서 기억력에 대해 생각해 보자. 뇌는 실수를 반복하면서 기억을 형성해 간다. 따라서 시행착오를 하면 할수록 기억은 강화된다. 반면 기억에는 반드시 어딘가 애매한 부분이 남아 있다. 따라서 아무리 그 이치를 정확하게 연구하려고 해도 잘못된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실수는 어쩔 수 없는 일이며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겁낼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하고 나서 '후회'하지 않고 '반성'하는 일이다. 실수를 거울로 삼아 그것을 고쳐나가는 일은 애매한 기억을 하는 인간 두뇌의 훌륭한 점이다. 또한 학습 순서를 제대로 밟으면 보다 빨리 기억한다. 쥐의 오퍼런트 조건반사에서는 먹이와 손잡이 그리고 벨소리라는 세가지 요인을 단번에 기억하기보다는 이 세 가지 관계를 분리시켜 기억하게 한 것이 더욱 빨리 학습되었다. 언뜻 보기에는 멀리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제대로 학습 순서를 밟아야 실수도 적다. 이와 마찬가지로 갑자기 고난도의 문제를 풀기보다는 기초를 익히고 나서 조금씩 난이도를 높여 가는 것이 빨리 학습된다.

학교 공부는 교과서를 따라 기초부터 응용 순서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렇게 '순서'에 신경 쓸 필요는 없지만 뭔가를 독학으로 배우려는 사람은 학습 순서를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어떤 공부를 할 때는 먼저 큰 틀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지 말고 대략적인 큰 틀을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다. 세세한 부분은 그 후에 조금씩 공부해 가면 된다.

쥐의 경우 오퍼런트 과제의 초기단계에서는 '도' 음과 '솔' 음을 구별하지 못한다. 원래 기억이란 대충대충 입력되기 때문에 서로 비슷한 것을 잘 구별되지 않는다. 오히려 처음에는 비슷한 사물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우선 비슷한 것의 범주를 파악하는 일이 학습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세세한 부분의 구별은 그 다음 단계이다. 일단 '도'와 '솔'을 구별하면 훈련을 통해 '도'와 '도#'의 구별도 할 수 있다. 곧바로 '도'와 '도#'을 구별하게 하려는 것은 무리다. 따라서 처음에는 전체적으로 구별하고 나중에 세세한 부분을 구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서양화에 흥미가 없는 사람에게는 모든 그림이 똑같이 보인다. 하지만 조금 흥미를 가지고 그림을 보면 르네상스 그림인지 인상파 그림인지를 구별할 수 있다. 그리고 좀더 공부하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라파엘로 그리고 미켈란젤로까지 구별할 수 있게 된다. 클래식 음악도 맟나가지다. 흥미가 없으면 어떤 곡을 들어도 똑같이 들린다. 하지만 자꾸 들으면 어느 시대 음악인지도 구별할 수 있다. 어쨌든 비슷하게 생긴 것은 똑같이 기억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잘 구별할 수가 없다. 이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순서만 제대로 밟으면 누구라도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할 수가 있다.

'도'와 '도#'의 구별이 가능해지면 '솔'과 '솔#'의 구별도 쉬워진다. 다시 말하면, 세세한 것을 구별할 수 있게 되면 다른 세세한 부분까지도 구별이 가능해진다. 즉, 어떤 것을 이해하는 방법을 알면 다른 것을 이해하는 방법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야구를 잘하는 사람은 소프트볼도 금방 익힐 수 있고 영어에 능통한 사람은 불어도 쉽게 배울 수 있다. 또한 어떤 수학문제의 풀이를 알면 비슷한 패턴의 문제에 이것을 응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뇌가 기억할 때 기억 대상이 되는 '사실 또는 사물'을 기억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실 또는 사물을 '이해하는 방법'도 동시에 기억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효과적인 기억을 위해서는 '법칙성'을 이해해야 한다. 한가지 사실을 기억하면 자연히 다른 사실의 법칙성을 발견해내는 능력도 생긴다. 다시 말하면, 기억에는 상승효과가 있다. 따라서 많은 것을 기억하고 많이 사용한 뇌일수록 더욱 많이 사용할 수 있는 뇌가 된다. 사용하면 할수록 고장이 잘 나는 컴퓨터와는 달리 뇌는 사용량이 많을수록 성능이 향상되는 신비한 기억장치이다.

공부를 예로 들어 말하자면 어떤 과목의 일정 부분을 충분히 이해하고 나면 다른 부분도 이해하기 쉬워진다. 그리고 어떤 과목을 통달하면 다른 과목의 공부도 쉬워진다. 한 과목도 통달하지 못한 사람이 볼 때 모든 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얻는 우등생은 초인적인 천재로 보이지만 그것은 태어날 때부터 머리가 좋다기보다 여러 과목의 학습 능력이 상승효과를 가져온 결괴앋. 따라서 한 가지 과목을 통달하고 열등의식만 극복할 수 있다면 비교적 쉽게 다른 과목의 성적도 올릴 수 있다. 여러 과목을 골고루 공부해서 평균적인 점수를 얻으려 하기 보다는 한 가지 과목을 집중해서 공부하는 편이 장기적인 면에서 볼 때 효율적이다. 우선은 한 가지라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천재의 비밀


'이해 방법'을 아는 것의 효과에 대해 좀더 깊이 생각해 보자. 이것은 '방법'을 기억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차기억'이라 할 수 있다. 절차기억은 기억계층으로 말하자면 최하층에 속하는 원시적인 기억이다. 원시적인 기억이란 가장 잘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다. 예를 들면 자전거를 타는 방법이나 트럼프 게임의 규칙 등은 오랜 시간 하지 않아도 필요할 때 자연히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잘못된 방법으로 일단 기억되면 수정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이러한 절차기억을 잘 이용한다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절차기억은 '잠재기억'이기 때문에 무의식중에 기억되고 떠오른다. 실제로 사실 또는 사물을 기억하는 것은 의식적으로 이루어지지만 사실 또는 사물을 '이해하는 방법'은 무의식중에 기억 된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절차기억은 마음대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절차기억은 본인이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예를 들면 장기나 바둑을 잘하는 사람은 게임이 끝난 뒤에도 그 게임을 완전히 재현할 수 있다. 아마추어들이 볼 때 그들은 천재적인 기억력의 소유자처럼 보일 것이다. 실제로 '일화기억(경험으로 얻은 기억)'만으로 게임 진행을 완전히 기억하려면 초인적인 기억력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일화기억'뿐만 아니라 '절차기억'도 동시에 사용하여 진행 과정을 기억하고 있다. '자신이 무엇을 생각해서 어떻게 놓았는가'와 같은 일화기억과 '상황으로 봐서 나타날 패턴'을 기억하는 것이다. 즉, 그들은 절차기억을 통해 무의식중에 '법칙성'을 발견하고 있다.

실제로 게임 중에 예상치 못했던 패턴(예를 들면 초보자가 생각 없이 둔 경우)이 나오면 아무리 고수라도 전체를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얻었던 절차기억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전문가의 놀라운 기억력도 초보자와 같은 수준이 된다. 이처럼 '천재적'인 능력을 '절차기억'을 통해 발휘된다. 절차기억이 천재를 만드는 셈이다.

예를 들어 A라는 내용을 기억했다고 가정해보자. A라는 것을 이해하는 방법조차 알지 못해도 A는 절차기억을 통해 뇌에 보존 된다. 따라서 다음에 B라는 것을 기억하려 할 때 A의 절차기억이 무의식적으로 B의 이해를 도와서 간단히 B를 기억할 수 있게 된다. 물론 B의 절차기억 또한 자동적으로 기억된다. 이때 뇌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그뿐만이 아니다. 새로이 기억된 B의 절차기억이 이미 기억되어 있는 A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즉, A와 B를 기억하면 'A', 'B', 'A에서 본 B', 'B에서 본 A'와 같이 '기억의 연합'이 일어나서 기억한 내용에 대한 네 가지 효과가 나타난다. 이처럼 기억력의 상승작용은 일반적으로 '누적효과'가 있다. 따라서 학급효과는 기하급수적인 곡선을 그리며 상승한다.

예를 들면 지금 여러분의 성적이 1의 위치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목표성적을 1000으로 정한다. 공부해서 등수가 오르면 성적은 2가 된다. 더욱 더 열심히 공부를 해서 한 단계 더 상승하면 성적은 4가 된다. 이렇게 계속 노력하면 성적은 8, 16, 3, 64와 같이 조금씩 누적효과를 나타낸다.

그러나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아직 성적은 64에 머물러 있고, 처음 성적보다 그다지 많이 향상된 것 같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시점에서 '이렇게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 내 성적은 도대체 왜 오르지 않는 거야!', '나는 정말로 재능이 없는 건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1000이라는 성적을 얻은 사람을 보면 '저런 사람을 보고 천재라고 하는구나!', '완전히 다른 세상 사람이구나!'라며 부러워한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무능력함에 낙담하여 공부를 포기해 버린다. 일단 성적 1000을 넘은 사람을 천재라고 부르기로 하자.

하지만 좀더 참고 더욱 열심히 공부를 한 사람은 그후 128, 256, 512라는 식으로 성적이 향상된다. 그리고 이제까지의 노력이 드디어 그 진가를 발휘한다. 이것이 공부와 성적과의 관계이다. 여기서 조금만 더 노력하면 마침내 1024라는 성적에 도달하게 된다. 공부를 계속하다 보면 갑자기 눈앞에 큰 바다가 펼쳐지는 것처럼 시야가 넓어져 모든 것을 잘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일종의 깨달음과 비슷한 현상인데, 이러한 현상은 공부의 누적효과에 의한 것이다.

여기까지 이르면 약간의 노력만으로도 성적을 2048로 향상시킬 수 있다. 이것이 상승효과의 실체이다. 2048에 도달한 사람은 64까지만 도달한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엄청난 천재처럼 느껴질 것이다. 공부효과에 관한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천재와 보통사람이 능력 차이는 확실히 크지만 천재들간의 능력 차이는 더욱 크다는 사실이다. 성적이 1024인 사람과 2048인 사람은 둘 다 천재지만 이 두 사람간의 차이는 1024나 되므로 성적만 가지고 볼 때 엄청난 차이가 있다. 물론 1024라는 차이는 성적이 64인 보통사람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큰 차이다.

예를 들면 아마추어 야구 집단에 프로야구 선수가 섞여 있으면 누가 보더라도 천재적인 선수처럼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프로야구계는 '천재'들만 모여 있는 집단이 아니다. 그 집단 속에서도 마찬가지로 능력의 차이가 있다. 박찬호나 선동렬 같은 일류 선수와 평범한 프로야구 선수와의 능력 차이는 초보자가 보아도 확연히 알 수 있다. 그 능력의 차이는 초보자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것이다. 이처럼 수준이 높아질수록 개인의 능력차도 커진다. 이는 야구뿐만 아니라 테니스, 장기, 피아노, 공부 등에도 적용된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노력'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절대 포기해서는 안 딘다. 물론 주변 천재들을 보고 주눅들 필요도 없다. 그들과 자신의 능력을 단순하게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왜냐하면 노력과 성과는 비례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거듭제곱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차이가 있지만 계속 노력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그들을 사정거리 내에 둘 수 있을 것이다. 뇌도 이러한 성장패턴을 보인다.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두뇌 능력이 향상되는 것이다. 때때로 공부가 싫어졌을 때 이러한 사실을 떠올려 보자. 언젠가 반드시 효과가 나타날 테니 좀더 분발하기 바란다.

'천재'란 노력이 부족한 보통사람들의 망상에 의해 만들어진 말이다. 이러한 말에 기분 좋아하며 게을러져서는 안 된다. 천재 에디슨이 '99퍼센트의 노력과 1퍼센트의 영감'이라고 말한 것처럼 '천재'란 신에 의해 부여되는 재능이 아니라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이다.



『뇌 기억력을 키우다』, 이케가와 류우지(동경대 약학박사)
2006/01/24 15:29 2006/01/24 15:29

2005.01.23

2006/01/23 22:49 / My Life/Diary
이빨 아프다. 이빨 아프다. 이빨 아프다. 콜라 마시지 말아야지. 어금니가 녹아버렸다! 그런데 생협에서는 스프라이트와 콜라 밖엔 팔지 않는다. 모두 한국코카콜라에서 나오는 것이지. 어떤 로비가 있었던 것일까. 때문에 나의 이빨은 아프다. 아프다는 말은 정말 아프다.
2006/01/23 22:49 2006/01/23 22:49

2006.01.22

2006/01/22 23:23 / My Life/Diary
가끔 감정 조절이 안 될 때가 있다. 나에게 나 자신은 대단히 머리 아픈 존재인데, 내 몹쓸 병 가운데 하나는, 내 그릇이다. 나는 그리 호탕하지 못하고 뒤끝이 많은 사람인지라 모든 대상마다 그 이름이 붙은 감정의 그릇을 하나씩 갖고 있다. '세상에 대한 감정의 그릇', 'xxx에 대한 감정의 그릇', 'ooo에 대한 감정의 그릇' 등 등…. 이 그릇은 몹쓸 것인데, 순전히 내 비위에 거슬릴 때마다 조금씩 그릇이 찬다. 내 잘못이 있다해도, 상대방의 의도가 어쨌건, 완전히 감정적으로 말이다. 그리고 결코 줄어들거나 덜어지지 않는다.

문제는, 이 그릇이 꽉 차서 넘치기 전에는 아무런 외부 변화가 없는데 일단 넘치기 시작하면 극단으로 치닫는다는 점이다. 그릇이 꽉 차면 한 방울이라도 더해질 경우 계속 넘치는 것처럼, 감정의 그릇은 줄어들거나 덜어지지 않으므로….

감정이 극단으로 치닫으면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아주 간단히 관계를 단절시킨다. 그러고 나면 (아주) 나중에는 후회하고 말지만 그 순간 만큼은 주체가 안 된다. 관계가 단절되고 나면 그때서야 감정의 그릇은 줄기 시작한다. (아주) 천천히….

그래서 결국 줄어든 그곳에는 어느 정도의 恨이 남아 가슴을 꽉 죄어오는 것이다. 내가 왜 그랬을까? 자책해보지만, 다시 그 상황이 된다면 그러지 않을 수 있는가… 하는데선 자신이 없다. 이성적 인간은 안 되나 보다.

이 점이 나와 관계하는 상대방에게 상처를 준다는 점을 절실히 느끼게 되고, 그래서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걸 주저한다. 외로움은 이렇게 구축된다. 결코 상대방을 생각해서가 아니다. 순전히 '나'를 위해서 일 뿐이다. '나'에게 거슬리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는 궁극의 이기주의… 더러운 나르시스트쯤 되나 보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정말 쓰레기 같은 가사다.

깊은 관계를 맺지 말고 순수한 타인으로만 만나야 한다. 그럴 때 나는 아주 친절하며 아주 신사적이고 아주 헌신적이므로.
2006/01/22 23:23 2006/01/22 23:23

2006.01.19

2006/01/20 00:25 / My Life/Diary
석차가 나왔다. 33명 중에 10등. 매우 만족스럽소. 문제는 다음 학기에 이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런지가…. (매우 불가능하다)


음악을 듣고 거리를 걸으면 보이는 모든 것들이 영화 속 한 장면 같다. 배경음악과 함께 마치 조직된 듯 펼쳐지는 세상. 오늘도 90도로 굽은 허리를 갖고 리어카를 끄는 할머니를 보았는데, 그 때 흐르는 음악은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새' 였다. 가사 내용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그저 음악과 그 장면이 어떤 묘한 서글픔을 만들어 내고 있는 마침 유턴하는 5530번 버스가 할머니의 리어카에 막혀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장면에서 무얼 느껴야 할 지 모를 순간, '당신의 쉴 곳 없네…'


그 5530번 버스 앞자리에 앉아 집으로 오는 내내 생뚱맞게도, 지금껏 만나온 사람과 떠나온 사람, 떠나보낸 사람, 떠난 사람들을 생각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에 수 많은 이들을 만나고 헤어졌건만 정작 기억 속에 남아있는 이는 손가락에 꼽을만 하고…. 2006년 오늘까지 교제하는 이들도 언젠가는. 그러나, 사람들 속에서나 사람들 밖에서나, 나로 몰두해 외로워지는 건 매한가지였다.


오른쪽 허리가 내내 쑤셔온다. 오래된 것이지만, 과연 어디가 잘못된 것일까?



좀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맹렬히 공부해야 하고, 지치지 않아야 한다. 두 끼 이상 먹지 말자. 그러나, 쑤신다.


운동 생리학 책을 한 권 읽었고, 구입 신청했던 한국 근대 작가 12인 초상과, 도코오 도시오의 자서전을 읽었다.
2006/01/20 00:25 2006/01/20 00:25

« Previous : 1 :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 26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