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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01

2005/08/01 23:40 / My Life/Diary
여기에 적어 놓은 얼마되지 않는 옛일기를 지우다가 문득, 이 작은 삶 속에서도 지워야 할 부끄러움이 있음을 알았다.
2005/08/01 23:40 2005/08/01 23:40

2005.07.29

2005/07/29 23:39 / My Life/Diary
미친다는 건 현실 도피의 한 방편이다. 자기 속으로 한 없이 잠겨드는 일. 이는 방편이기 때문에 다시 현실로 돌아올 수 있다는 -- '제정신'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 큰 문제점을 갖고 있다. 미친 사람들이 가진 유일한 걱정은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가끔 미치고 싶다가도, 미쳤다가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가서 내가 벌려논 일들을 보고 자괴할 생각을 하면 감히 미치질 못하겠다. 아무 생각 없이 생활하다보면, 문득 치매 걸린 사람처럼 정신이 번쩍 들어 방금 전까지 내가 한 짓을 떠올리고는 이러다 정말 미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내 유일한 걱정은 고장난 경고등 같은 내 제정신이 언젠가 멈춰버리진 않을까 하는 것 뿐이다. 만약 멈춘다면, 영원히 멈춰졌으면 좋겠다.
2005/07/29 23:39 2005/07/29 23:39

2005.07.29

2005/07/29 23:39 / My Life/Diary
내가 아닌 말과 행동, 의도된 거짓부리로 상처를 주고 살아왔다. 가식을 벗고 깨끗하게 살자. 때로는 바보처럼 순진하게. 슬플 땐 울고, 추울 땐 떨면서.

다만, 희망사항일 뿐.

어쩌지… 자꾸만 약해져 가는 난.
2005/07/29 23:39 2005/07/29 23:39

2005.07.28

2005/07/28 23:39 / My Life/Diary
목 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듯이… 풋풋풋.

여보, 보일러댁에 아버님 놓아드려야겠어요… 핫핫핫.

라디오에선, 급류에 쓸려갔던 8세의 김○○군이 강 하류에서 물에 퉁퉁 불은채로 -- 그러므로 당연히 숨을 쉬지 않는다. -- 그의 부모에게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자정 뉴스 앵커의 멘트로… 흑흑흑.
2005/07/28 23:39 2005/07/28 23:39

2005.07.27

2005/07/27 23:38 / My Life/Diary
동생이 휴가 나왔다. 짝대기 두 개를 달고. 비디오를 보고 싶어하기에 고장난 비디오를 고쳐줬다. 부품 몇 개 빼고 나사 풀렀더니 잘 된다. 없어도 되는 부품들이 왜 들어가 있었던걸까. 우리나라 기업들의 효율성이 개판이란 건 이런데서 드러난다.

히로카네 겐시의 새로운 작품이 나왔다. '사원 시마', '시마 이사' 언제나온거지? 사원 시마는 3권까지 읽고, 시마 이사는 1권 밖에 찾지 못해 그것만 읽었다. 시마 부장과 시마 과장 다 합해서 한 30권 되는데 정말 지루한지 모르고 읽었던 듯 하다. 다른 작품인 황혼유성군도 참 재미있었어. 정치9단을 다운 받아 놨는데 언제 읽을지 모르겠다. 20권이나 되는데…

독립하여 서재를 갖추게 되면, 히로가네 겐시 콜렉션 책장과 우라사와 나오키 (20c소년, 몬스터, 마스터 키튼) 콜렉션, 후쿠모토 노부유키 (은과금, 도박묵시록 카이지, 최강전설 쿠로사와, 무뢰전 가이) 콜렉션, 뭇슈 도시유키 (닥터 노구찌) …등을 갖춰놓고 싶다. 하긴 돈과 시간만 있으면 뭐 만화책 뿐이랴.

소원해진 H에게 몇 줄의 사과 멘트와 함께 세 권의 책을 선물 받았다. 부담되어 나도 책을 보냈다. 쌓아놓은 책이 60권에 육박하고 있다.

남은 방학 기간 좀 쉬는가 싶더니 새로운 일감이 들어왔다. 아쉬움 가득히 환영(歡迎)이다. 내일 사무실에 가서 받아 오면 주말까지 20만원치는 될 듯하다. 8월 한달 간도 쉬엄쉬엄 80만원어치 정도의 일거리가 들어와줬으면 싶다. 그렇다면 등록금을 내고 학기간 쓸 생활비도 충분히 남길 수 있고, 컴퓨터 업그레이드 (6년만의! -- 여태 컴퓨터로 돈 벌어 쳐먹은 것 맞나?) 도 전향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어제 비가 내리쳐서 그런지, 아니면 오늘 아침에 비가 올 양인지 바람이 차다.
2005/07/27 23:38 2005/07/27 23:38

2005.07.26

2005/07/26 23:38 / My Life/Diary
덥다. 시간도 덥다. 노라 존스를 듣는다. 노라 존스도 덥다. 선풍기도 더운 바람, 덥다. 새벽이 덥다. 매미가 운다. 덥기 때문이다. 가슴 속이 타들어 간다. 비둘기 날개짓이 들린다.



2002년, 2003년, 2004년, 나는 무얼 했던 걸까. 아무런 존재 이유 없이 살아온 세월이다. 마치 없었던 것 같은 시간들. 내가 과연 숨 쉬고 살아있었을까? 할 정도의 세월. 대체 무얼했을까.

1999년 고등학교 생활을 마치면서 특차로 약 1~2개월 빨리 합격, 본격적인 아르바이트 시작. (첫번째) 2000년 난 대학에 입학 했고, 유쾌하지는 못했지만 후회 없는 1학년을 보냈다. (두번째) 곧 신검을 받고 공익요원으로 배정되어 2001년 영장이 나옴과 동시에 휴학. 짧지만 강렬했던 4주간, 한 겨울의 훈련소 (세번째) 를 마치고 2001년 02월 관악구청에 배속, 공무원, 그리고 일단의 공익 선배들과 지냈다. 처음에는 준 공무원 수준의 내근 근무 (네번째) 를, 8개월 정도는 노점상 단속의 외근 근무 (다섯번째) 를 했다. 그 와중에 각혈로 약 보름간 병원 신세. (여섯번째) 말년에 현재는 파산한 삼보 컴퓨터 콜센터에서 파트-타임 근무 (일곱번째), 동절기 단축근무가 끝나 그만두고 잠시간 SK텔레콤의 요금 고지서 뽑는 아르바이트 (여덟번째) 를 했으나 분란과 피로로 그만두었다. 예술의 전당에서 9개월간 분수 조작 아르바이트. (아홉번째) 복학의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무산되고 (열번째), 지방의 한 인터넷 관련 회사에 취직 (열한번째), 1년 근속하면 퇴직금이 나온다는 이유에서 들어갔으나 곧 그만두었고. 곧바로 스포츠 중계 회사에서 단기 아르바이트 (열두번째), 좋은 사람들을 만났으나 이미 그때 난 완전히 닫힌 후였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근처의 국립중앙도서관에 매일같이 출근 (열세번째), 그러나 당시 읽었던 책들은 몇 권을 제외하고는 기억에 없다. 아르바이트를 끝낸 후 기업정보 회사에 계약직으로 입사. (열네번째) 여러가지 단순 전산 작업 업무를 6개월간 했다. 그리고 고대하던 복학… (열다섯번째) 복학하고 얼마 안 되어 열두번째 근무지에서 직원으로 들어올 생각이 없냐는 연락. 내가 학교로 돌아갈 것 처럼 보이지는 않았단다. 그러나 나는 학교를 다니고 싶었다. 특별한 이유없이, 오래 기다렸다는, 한 번 타의에 의해 좌절되었다는 그 이유만으로… 학교는 건물이 몇 개 들어서 있을 뿐 변한 게 없었지만, 내가 기대하던 2000년도 당시의 그 분위기… 그 때의 사람들… 그 때의 내 모습… 은 어디에도 없었다. 반은 자의로 반은 타의로, MT와 답사 여행을 다녀왔지만 모두 허망했다. -- 나 자신이 새로운 緣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 결국 어영부영 방학. 전산 작업 업무를 학기 말 부터 다시 받아 재택근무를 하다 저번주에 마감. 요즘은 쌓아논 책들을 읽고 있다. 아니… 비로소 어제야 읽기 시작했다.

반추하면 가슴 뜨끔한 기억이 훨씬 많은 지난 5년의 세월. (사람은 좋은 기억보다 아픈 기억이 더 깊고 오래 남는다고 한다. 그래서 행복했던 갓난 아이 시절은 전연 기억에 없다고…)

언제부터 난 내 삶과 의식을 놓아버린 채 살고 있는 걸까.

혹시 더 오래 전 부터 일까…




"어디 있는 누구든, 세상에 행복한 사람이란 게 있기나 한 건가? 아니, 꿈속에서, 혹은 손수 만들거나 다른 이가 만들어 준 인공 조형물 속에 살고 있지 않다면, 세상에 행복한 사람은 없다. … 도대체 어쩌다 어떻게 네가 성장해 스물한 살 생일에 이르게 되었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 나는 사랑받고 싶기에 누군가 사랑하고 싶다. 토끼처럼 두려워, 불빛이 너무 무서워서 자동차 바퀴 밑으로 몸을 던지고 싶은 심정이다. 바퀴들의 맹목적이고 어두운 죽음 밑에 깔려 있으면 나는 안전하다. 아주 피곤하고, 아주 혼란스러운 느낌이다. 오늘 밤에는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 쓰러질 때까지 걷다가 집에 돌아가는 불가피한 궤도를 완성하지 못한다면 좋겠다." -- 1953년 5월 14일, 실비아 플라스(Sylvia Plath)
2005/07/26 23:38 2005/07/26 23:38

2005.07.23

2005/07/23 23:38 / My Life/Diary
K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옛 친구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결혼식과 장례식은 못 본 친구들을 만나는 자리가 되곤 한다.

친구들의 얘길 들으면서 내가 서있는 자리를 생각하게 됐다. 멀게는 국민학교 때 부터 알던 이들인데 서로가 모두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걸 보니 참 재미있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문득 나 자신이 우스워졌다. 나는 아직도 헤메이고 있는데… 머리 속이 복잡하다. 2005년 7월은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지는 걸까.

나는 내 인생 뿐만 아니라 나와 관계하는 몇 사람의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 아니, 책임이라는 큰 부담이 아니더래도 관습적 위치에서 그 위치에 맞는 역할을 해야한다. 세상은 홀로 살 수가 없는 것 (있지만 시도 자체가 두려운 것), 아쿠타가와의 말처럼 '부모 자식된 관계에서 비극은 시작되'었다.

진정한 비극이다.



아르바이트가 끝났다.

쌓아둔 책을 읽고…

글쎄… 또 뭘 해야하지…
2005/07/23 23:38 2005/07/23 23:38

2005.07.21

2005/07/21 23:38 / My Life/Diary
기분이 매우 안 좋다. 좀 어지러운 것 같기도 하고, 머리 속에서 터져버린 뇌수가 둥둥 떠다니고 있는 느낌. 온 몸에서 땀이 파리 유충처럼 스멀스멀 배어 나온다.

사람은 자기 기분대로, 자기 생각대로 상대방을 대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질 줄은 알아야 한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으면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나 스스로는 어느 선은 지켜왔다고 생각했는데, 가끔 내게 막말하는 이들이 있는 걸 보면 그렇지만도 않았던 듯 하다. 말은 하는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듣는 사람의 문제니까. 가까운 사람일 수록, 가까워질 수록 더욱 조심스러워야 한다. 오늘의 선택에 후회가 없길 바란다. 아니, 후회가 있어도 어쩔 수 없다.


기댈 곳이 필요해.


vomit.



" 인생은 살기 위해 존재하지 준비하기 위해 존재하지는 않는다. " -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그냥 이 말이 쓰고 싶어졌다.
2005/07/21 23:38 2005/07/21 23:38

2005.07.20

2005/07/20 23:37 / My Life/Diary
난 더 이상 사소한 말과 실수, 악의 없는 말에 동요되기 싫다.

인간관계란 참 힘들다. 진심으로 대하기엔 사람들 사이엔 너무나도 많은 가식이 있다. 물론 나 자신에게도 많은 문제가 있다. 때론 상처주는 말도 했겠고 때론 의도치 않았지만 상처를 주는 행동을 했을거다. 또는 완전히 의도적으로 그럴때도 있지. 그래서 공자가 그렇게 예를 중요시 했던건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남에게 상처주지 않는 가장 최선의 길은 서로 간에 예의를 지키는 일. 그게 바로 仁 이니까.
2005/07/20 23:37 2005/07/20 23:37

2005.07.18

2005/07/18 23:37 / My Life/Diary
무언가 잃어가고 있는 느낌이야. 찢어진 상처가 아물지 않는데 아무런 아픔도 없는 것 같아. 자꾸 신경쓰여. 어서 빨리 딱지라도 앉았으면 좋겠어. 다시 뜯어낼 수 있도록… 조용히 쌓이는 시간이 너무나 부담스러워.
2005/07/18 23:37 2005/07/18 23:37

2005.07.15

2005/07/15 23:37 / My Life/Diary
일하기 싫어 죽겄어 정말.
2005/07/15 23:37 2005/07/15 23:37

Cinema Paradiso

2005/07/15 23:35 / My Life/Diary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아주 옛날에 국왕이 연회를 열었는데 국내의 미인들은 모두 초대를 받았지. 그런데 국왕의 호위병사가 공주가 지나가는 걸 보았어. 미인 중 공주가 제일 예뻤고 병사는 사랑에 빠지고 말았지. 하지만 공주와 일개 병사의 신분 차이는 엄청났지.

어느날 드디어 병사는 공주에게 말을 걸었어. 공주 없는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이야. 공주는 병사의 말에 깊은 감동을 받았어.

공주는 병사에게 말했지.

「그대가 100일 밤낮을 내 발코니 밑에서 기다린다면 기꺼이 그대에게 시집을 가겠어요.」

병사는 쏜살같이 공주의 발코니 밑으로 달려갔어. 하루, 이틀, 10일 20일이 지났어. 공주는 창문으로 줄곧 봤는데 병사는 꼼짝도 안 했어.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눈이 오나 변함이 없었지. 새가 똥을 싸도 벌한테 쏘여도 움직이지 않았어.

그리고… 90일이 지나자 병사는 전신이 마비되고 탈진 상태에 이르렀어. 눈물만 흘릴 뿐이었지. 눈물을 억제할 힘도, 잠을 잘 힘도 없었던거야. 공주는 줄곧 지켜 보았어.

드디어 99일째 밤. 병사는 일어서서 의자를 들고 가버렸어 "


" ?!… 마지막 밤에요 ? "


" 그래. 마지막 밤에! 이유는 나도 모르니 묻지 말아. "

.
.
.


" 병사와 공주 얘기 하신 것 기억 나죠? … 왜 병사가 마지막 날 밤에 떠난지 알 것 같아요.

하룻밤만 참았으면 공주와 결혼 할 수도 있었겠지만 만일 공주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 고통은 말할 수 없었겠죠. 그는 아마 죽었을 겁니다.

그래서 99일째 밤에 공주가 자신을 기다렸다는 환상을 품고 떠난 겁니다. "


" 너도 그 병사처럼 떠나렴. 이곳은 몹쓸 곳이야… 여기에 사는 동안은 여기가 세상의 중심인 줄 알았지. 변하는건 아무 것도 없어.

그러나 2년 정도 떠나있으면. 변한 것을 느끼게 되고, 그다지 보고 싶은 사람도 없어지게 되지.

한 번 이곳을 뜨면 아주 오래 있다 와야 해. 그러다 귀향을 하면 친구들과 정든 땅을 느낄 수 있어. 지금의 넌 무리야 넌 나보다도 앞을 못 봐 "


" 누구의 대사죠? 게리 쿠퍼? 헨리 폰다? "


" 아니… 누구의 대사도 아냐… 내 대사야.

인생은 네가 본 영화하곤 틀려. 인생이 훨씬 힘들지.

로마로 떠나! 넌 아직 젊고 앞날이 창창해! 난 늙었어. 너하고도 말하고 싶지 않아. 네 소문을 듣고 싶어… "





이 글을 베껴 놓은 날짜를 보니 2001년 4월 29일, 시간이 참…

시네마 천국 보고 싶다. 말로 할 수 없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토토가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된 엘레나와 30년만에 차 안에서 만나는 장면.
2005/07/15 23:35 2005/07/15 23:35

2005.07.13

2005/07/13 23:35 / My Life/Diary
으하하하. 뮤직스트리트에 사연 소개와 신청곡이 나왔다. 어제 안 나와서 대략 실망했는데! 중학교 때 이후로 처음… 올렸는데 단박에 되는 걸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뭐랄까… 어쨌든 기분 좋은 밤이 되는구나!

아~씨! 녹음해놀껄… 너무 갑작시러웠다. 썅!
2005/07/13 23:35 2005/07/13 23:35

2005.07.13

2005/07/13 23:35 / My Life/Diary
애들과 늙은이가 싫다.

세상에는 패주고 싶은 애들이 있고 쓰레기 같은 늙은이가 있다. 쉼 없이 울어대는 아이의 고막을 찢을듯한 목청, '노인공경' 이라는 표어와 '노약자 지정석' 같은 것들은 종종 날 자극한다.

실제 자기와는 아무련 관련이 없음에도 사회적으로 규정된 위치를 스스로 받아들여 그 위치의 특권을 누리려는 생각을 대가리 속에 박고 있는 모든 이들이 싫다. 한꺼풀 벗겨내면 우리는 모두 동등한 선상에 서 있을 뿐이다. 먼저 태어나고 늦게 태어남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그게 뭐 대수랴? 세상에는 패주고 싶은 애들이 있고 쓰레기 같은 늙은이가 있다.

약자는 보호 받아야 하지만, 약자와 강자는 누가 구분하는가? 상대적 기준에 왜 어떤 일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짤라대는가? 결국은 모두 기존 기득권층(늙은이와 늙어서 약자가 된 이들)의 심사로 이뤄질 뿐이다. 세상에는 패주고 싶은 애들이 있고 쓰레기 같은 늙은이가 있다.
2005/07/13 23:35 2005/07/13 23:35

2005.07.11

2005/07/11 23:32 / My Life/Diary
처방전

보라매병원
2002년 4월 24일

유한짓정 300mg 1정
리포덱스정 450mg 1정
삼일염산피리독신정 50mg 1정
탐부톨정 400mg 1정
한일피라진아마이드정 500mg 3정

7정 * 30일 * 9개월 = 1890정


탐부톨정… 유한짓정… 이름이 멋있지?
황지우의 시 '늙은 아내'에 나오는 그 시어, '에탐부톨'과 '스트렙토마이신' 같이 발음이 참 감칠맛 나는. 그러나 실상은 아무런 맛도 없는.

토요일이던가 새벽에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는데 서울의 한 결핵촌 이야기가 나왔다. 어느 교회재단이 회원들에게 기부를 받아 결핵촌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돈과 음식을 나누어주는데 그 대상이 모든 환자가 아닌, 교회에 출석하는 이들만이었다. 신의 이름으로 위선을 떠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코에 호스를 꼽고 헐떡대며 밭은 기침을 내뱉고 온 몸에 힘이 없어 흐느적거리는 이들을 보고 있으니 울컥했다. 이제는 병도 아닌 결핵, 그저 병원갈 여유가 없어 병을 깊게 키워 이젠 죽을 날만을 바라보고 있는 이들.

각혈, 종이컵에 담겨지는 그 아픔 없는 절망. 약기운에 힘은 빠지고 소변과 대변이 핏빛으로 붉어져 나오는 야릇한 혐오감. 자신에 대한 무한한 무기력. 9개월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맹물과 함께 넘겨왔던 1900알의 항생제들. 삶이 한없이 무미해질 수 있음을 깨달은 어느 날. 끝없는 그 무기력의 후유증.

앞 침상 아저씨는 샛노란 항암제가 가득 든 링겔을 맞으며 밤새 구역질을 해댔고, 옆 침상 할아버지는 답답하다며 숨을 쉬러 복도로 나갔다가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포위 당한 나는 벽을 바라보고 누웠는데 이윽고 병실의 누군가가 나즈막히 중얼댔고, 내가 누운 자리의 전(前)주인은 이미 세상에 없다고 하는 소리가 잠결에 기도문처럼 들려왔다.
2005/07/11 23:32 2005/07/11 23:32

2005.07.10

2005/07/10 23:32 / My Life/Diary
금요일에 주말치 작업분 120건을 가져오고 지금껏 안 하고 있다. 뭐 그럴 줄 알았지만…. 금요일 저녁에 월급을 받았다. 지금 한 것까지 계산하면 2학기 등록금 완성. 좀 아깝다. 아무런 의식 없이 학교를 다니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매번 좌절하지만 막상 그 외에는 할 짓이 없음에 다시 한 번 좌절한다. 무언가를 배우고 익힌다는 느낌보다는 그저 시간을 벌고자 돈을 바치고 있다는 막막한 느낌. 왜 이리도 제한된 인생을 사는건지 -- 이런 맥락에서 나는 지독한 보수주의자다. -- 어찌 보면 남들하는대로 살아온 인생이다. 누군가 그랬듯이 남들 다 공부하니까 같이 공부했고, 남들 다 대학 간다고 하니 일단 나도 같이 따라 갔다. 달라지고자 했지만 그대로 인걸 보면 나 자신이 이런 방식에 아주 잘 적응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그러는 게 편하니까… 뭔가 의식이 있었다면 전문대나 직업학교를 가야했다. 환상과 착각에 빠져있었던듯 하다. 그러면서도 지금 현재 똑같은 짓을 하는 걸 보면… 말은 누가 못하랴.

사 놓고 안 읽은 책들을 쌓아논 걸 세어봤더니 대략 50권이 넘는다. 시간이 없어서 못 읽었다고 자위하지만 막상 시간이 생겨도 안 읽는다. 안 읽고 뭐하지?

항상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이 기분 나쁜.

참 제습제를 샀고, 전자모기향을 샀다.

경마는 이제 더 재미가 없다. 맞추기는 하는데 생각보다 못 맞춘다. 돈이 아깝고, 돈 보다 시간이 더 아깝다. 대체 뭘 해야 재밌지? 놀 때는 시간이 좀 안 갔으면 좋겠다…는 어처구니 없고 무책임하다.

일하기 싫어서 엄청 썼다. 나중에 보면 한심하겠지. 한심하지 않다면 그 때도 한심할테다.

오늘은 바람 많이 부는 흐린 날씨, 그래도 선풍기는 돌아간다. 일기 쓸때 '오늘은'이라고 시작하지 말래서 마지막에 쓴다. 우리나라의 병신같은 교육을 받고 자라 이렇게 병신같이 글을 쓴다.
2005/07/10 23:32 2005/07/10 23:32

2005.07.10

2005/07/10 23:31 / My Life/Diary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3.25%로 동결했다.

내수부진이 그 목적이라는데, 그러면서 부동산 값은 잡겠다고 난리다. 자기들도 뭔가 딜레마에 빠져있다는 걸 알고 있지 않을까? 이러다 집값을 못 잡으면 그게 더 걱정이다. 이렇게 전쟁판을 만들어 놓고 잡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실패하면 이제 앞으로 집값 잡기란 불가능해질지도 모른다.

거래소 1021.95
코스닥 518.66

석유(WTI) 60.70
두바이유 54.50

경제가 밑바닥인데 주가지수가 이 모양이라니! 적립식 펀드 자금 순유입이라느니 경기회복 기대감이니 코리아 디스카운트 회복이라는 등의 설명은 내가 보기에 글쎄다 싶다. 유가 역시 말도 안 되는 높은 가격이라고 본다. 40달러대 부터 말도 안 되는 가격이라고 생각했지만…

전날 마신 술이 많을 수록 다음날 숙취는 더욱 심하다. - 워렌 버펫.


얼마나 이런 불합리한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되는지 두고 봐야지. 누가 이기나 보자!
2005/07/10 23:31 2005/07/10 23:31

2005.07.09

2005/07/09 23:31 / My Life/Diary
방 청소를 했다. 책상을 좀 더 깨끗이. 2005학년도 1학기 수업 자료들을 모두 모아서 쌓아놓고, 하는 김에 흩어져 있던 2000학년도 1,2학기 수업 자료 역시 모아놨다. 청소기로 먼지를 담고 걸레질을 했다. 그리고 샤워. 눈이 뻑뻑하고 피곤하다. 노곤노곤.

밖에선 장맛비가 오고 있다. 모기향이 방 안으로. 비가 들지 않는 현관 구석에는 거미 가족이 둥지를 텄다. 비가 오면 모두 안으로 안으로…

존 레논을 들었고
유재하를 들었고
프레디 머큐리를 들었고
카펜터즈를 듣자
어느새 새벽이
2005/07/09 23:31 2005/07/09 23:31

2005.07.06

2005/07/06 23:31 / My Life/Diary
절제 의지가 약해짐을 느낀다.
2005/07/06 23:31 2005/07/06 23:31

2005.07.03

2005/07/03 23:30 / My Life/Diary
145건을 받아왔다. 음... 내일 오전 10시 마감인데 현재 47건 완료. 멀었다 멀었어.

점점 경마가 재미 없어진다. 계속 못 맞춰서 그런가?

유보된 삶을 살기는 싫다. 그러나 뒤돌아보면 항상 많은 것을 유보해 놓고 살았다. 병역을 마치기 전에는, 군대만 다녀오면 더 이상 장애물은 없을테니 그 때 까지는 참고 살자.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 어마어마하게 느껴졌던 '병역의 의무'를 마쳤음에도 별로 달라진 건 없다.

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에서 교사 로빈 윌리엄스가 했던 말. 당시에 감동 먹고 나도 현재를 살리라 마음 먹었는데 이행은 커녕 그 결심마저 며칠 못 갔다. 그만큼 현재를 즐긴다는 건 나에게(또한 많은 이들에게)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무엇을 해야 내가 즐겁고, 즐길 수 있을까.

유보한 것들을 해버리기엔 내가 거쳐야 할 내 내부의 필터들(대부분의 것들을 걸러내는 고성능의)이 너무나도 많다. 너무 몸을 사리고 있다. 상처 받더라도, 뒷날 후회 하더라도 유보된 인생을 한 번 터뜨려봐야 할 텐데…

항상 이런 식이다.
2005/07/03 23:30 2005/07/03 23:30

2005.06.29

2005/06/29 23:30 / My Life/Diary
배탈이 났다. 요즘 이틀에 세끼를 먹는 생활이 되어버렸는데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배탈꺼리를 먹은 기억이 없다. 점심 겸 저녁으로 토스트와 크라상을 먹고… 음… 그 전에는 뭘 먹었지?

오늘은 쉬운 일감만 들어왔다. 만세! 그러나 닥치치 않으면 하지 않는 고질병 덕분에 여직 6건이 남았다.

불가능은 없다. TV에서 박철순 전 OB베어스 투수의 다큐멘터리를 봤다. 수 없는 부상에도 40살 무렵까지 공을 던졌다. 그의 별명은 '불사조'. 나래이터 멘트가 굉장히 감동적이었는데 (눈물이 글썽일 정도로) 느낌만 남고 내용은 잘 생각이 나질 않는다. … 정말 기억이 나질 않는다. 시련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다… 뭐 그런 교과서적인 거였는데 이상하게 뭉클했다.

장마다. 지금도 내 뒤편에선 자글자글 비가 오고 있다. 온 동네 가정에서 창문을 모두 열고 아침 반찬으로 계란 후라이를 하면 이런 소리가 들릴지도 모르겠다.

요즘 쓸데없이 많이 쓰고 있다. 그 이유는 1) 장마라서 2) 시간이 남아 돌아서 3) 말할 일이 없으므로

참, 성적이 모두 나왔다. 성서의 이해 C+ (개썅), 미시경제학 B-, 현대시론 Bo, 회계원리 Bo.

성서의 이해… 제일 빡쎄게 했다. 치마 입고 모세 마누라역도 했는데 C+ 이라니. 내가 기독교를 싫어하는 이유는 이렇듯 다름 아니다. 교수가 밉다. 미시경제학… 정말 이해가 안 된다. 너무 너무 잘 줬다. 역시 나만 수업을 이해 못 한 게 아니었나보다. 현대시론… 평가의 기준은 무얼까? 역시 너무 잘 줬다. 회계원리… 할 말이 없다.
2005/06/29 23:30 2005/06/29 23:30

2005.06.28

2005/06/28 23:30 / My Life/Diary
동물원의 '금지된 꿈' 을 들었다. 옛날 생각이, 화가 났다. 5년전에 처음 들었던 이 곡을 나는 입소하는 날 새벽까지 듣고 있었다. 공익요원으로 그저 4주간의 외지 생활이었지만 난 이를 시발점으로 모든 미련들과 이후 3년 이상의 단절을 할 작정이었다. 아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그 작정은 아쉬움이 되버렸고, 단절은 5년이나 계속되었다.

지난 주 토요일, 홈 커밍 데이에서 5년전 사람들을 만나면서 우리는 참 변한 게 없는데 벌써 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고 서로 놀랍다는 듯이 쳐다봤다. 사실 우리 모두가 함께한 시간은 1년이 채 되지 않는데 느끼는 친밀감의 깊이는 깊었다. (이를 거부한 이는 참석하지 않았다.)

내가 화가 나는 이유는 5년전이나 지금이나 다른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부모는 부모이길 완전히 포기했고 사랑했던 이들은 맞는 짝을 찾아 내 곁을 영원히 떠났으며 나는 여전히 어딘가 무너져 내린 채 살고 있다.





" 사랑했던 만큼 늘 외로웠던 그 날들, 다시 돌아갈 수는 없는데 "
- 금지된 꿈, 동물원
2005/06/28 23:30 2005/06/28 23:30

2005.06.26

2005/06/26 23:29 / My Life/Diary
문예비평론 성적이 나왔다. A-, 내가 이런 점수를 맞을 정도로 과제물 작성을 잘했나 싶어 (문예비평론은 중간, 기말 모두 레포트로 시험을 대체했으므로) 제출했던 레포트를 다시 읽어보았다. 엉망이었다. 내가 써놓고도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아무래도 전공과목이라 교수가 선심을 쓴 듯 하다. 과제물을 제 때 제출한 수강생은 모두 A- 이상이 아닐까? C+ 을 맞은 성담론의 이해 교수와 동일 교수라는 점에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주말을 맞아 120건을 받아왔는데, 62건 남았다. 약 19만원어치. 벌 때 벌자. 돈을 벌고 있을 때는 외로움을 잊는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마치 돈에 미친 수전노 영감 같다.)

어제는 경마장에 나들이 가서 근 6만원 돈을 날리고, 오늘은 인터넷으로 2만원 가량을 날렸다. 지난 달에 16만원 가량을 따고 이제 경마를 알 것 같다고 좋아했는데 역시 너무나 건방졌다. 이익 볼 때 자제하고 여가로 즐기자 여가로… 내 능력의 범위를 알아야 한다… 그래도 다녀오면 재미도 있고 스트레스도 풀린다. 다른 관중들의 함성 속에 나도 묻혀서… 남자에겐 자신의 모든 걸 걸고 한 방 승부를 노리는 그런 쓸데없는 로망이 있어서 문제다. 다음 달에는 야간 경마가 열린다고 한다. 카메라를 가져가서 달리는 말과 그 말 위에 바짝 엎드린 기수를 찍어볼까?

방학이잖은가!

아직도 두 달이나!
2005/06/26 23:29 2005/06/26 23:29

2005.06.25

2005/06/25 23:29 / My Life/Diary
이상한 꿈을 꾸었다. 매우 이상하고 기괴한 꿈을.

내 꿈 안에서, 나는 실제 내외하는 여인 K와 살고 있었는데 우리가 부부 사이인지 혹은 실제처럼 그저 아는 사이인지는 확실치 않다. 시간은 새벽 무렵이다. 갑자기 K는 나에게 와서 누군가 어떤 미친 놈이 집 밖에서 서성대며 자신을 노리고 있다고 말한다. 나는 집의 모든 문이 잠겨 있고 들어올 구멍은 없으므로 안심하라고 말하고는 방에 들어가 잠에 드는데 K는 일부러 현관문을 열더니 비명을 지르고는 다급히 내 이름을 부른다. 방문을 열고 나가니 사방은 깜깜하고 K의 비명 소리만 낭낭하다. 순간 내 오른쪽 어깻죽지에 무언가 매달리는데 술 냄새는 나지 않았으나 술에 취한 -- K가 말하던 -- 미친 놈일 것이라는 직감이 든다. 그를 떼어내려고 난 그의 복부와 안면을 오른 손으로 가격한다. 이상하게 내 오른쪽 어깻죽지에 매달렸던 그가, 맞을 때는 왼쪽 어깻죽지에 매달려 있었다. 그러나 내가 꾸는 여느 꿈에서 다 그렇듯 가격하는 내 팔에는 아무런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내 자신에 대해 극도의 무력감을 느끼는 순간 그가 쓰러진다. 나는 위를 보고 엎어진 그의 가슴팍에 올라앉아 양 손으로 그의 눈두덩을 수 없이 내리친다. 이제는 나의 양 팔에도 힘이 붙는 것이 느껴지는데 힘껏 내리친 내 오른 손이 갑자기 그의 왼쪽 눈 속으로 박혀버린다. 어떻게 나의 오른 손이 그의 왼쪽 눈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나는 기겁을 하고는 얼른 손을 빼보는데, 제자리에서 이탈한 눈동자가 눈두덩 속에서 허허롭게 떠서는 어딘가를 응시한다. 그 때까지 아무 표정없고 아무 의미없던 그의 얼굴에 변화가 살짝 나타난다. 나는 K에게 경찰에 연락하라고 하지만 K는 머뭇거린다. 그런데 이윽고 경찰이 도착하여 그를 잡아 간다.

순식간에 배경은 바뀌고, 말끔하게 차려 입고 눈도 제자리를 찾은 그를 나는 다시 만난다. 그는 웃으면서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나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해주고 나도 웃으면서 그 대답에 응해주고 고개를 끄덕인다. 지루하고 겉도는 이야기가 계속 된다. 지루한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는 그에게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이 풍겨온다. 나는 그만 참지 못하고 그에게 묻는다. K와 관계를 10번 가졌냐고. 그러자 그는 웃으면서 나는 K와 관계를 10번 가졌습니다. 라고 그가 입은 양복처럼 말끔하게 말한다. 정말 10번 가졌냐고 내가 재차 묻자 그는 다시금 확인해준다. 순간 나는 절망한다.

나는 어두운 방 안에서 깨어났는데 선풍기는 덜덜대며 돌아가고 있었고 누군가 TV의 채널을 부산스럽게 돌리고 있었는데 창 밖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몹시 목이 말라왔고 몹시 배가 고파왔으며 몹시 외로워졌다.
2005/06/25 23:29 2005/06/25 23:29

2005.06.24

2005/06/24 23:28 / My Life/Diary
이유 없이 우울한 날이 있다. 모두가 의미를 상실하는 날이 있다. 옛 생각에 깜짝 깜짝 놀라 머리를 흔들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아쉬워 하는 고통스런 날이 있다. 뜨거운 햇살을 맞고 축축하게 흠뻑 젖어 쓰러져야만 하는 그런 날이 있다.

나의 모든 말이 입 속에 갇혀 맴돌고 죽은 여가수의 노래가 한 없이 귓 속에서 뭉그러지는, 지금은 00시 03분.

그리고 변하지 않는 내일.
2005/06/24 23:28 2005/06/24 23:28

2005.06.24

2005/06/24 23:28 / My Life/Diary
사실 행복이란 별 것 아닌지도 모른다. 한 여름에도 골방에 틀어 박혀 약풍의 선풍기를 맞으며 좋아하는 가수의 목소리로 슬픈 음악을 듣고, 몇 가지 행복한 꿈을 꾸는 일인지도 모른다. 현재와 미래와 허황함이 다함께 공존하는 현실.
2005/06/24 23:28 2005/06/24 23:28

2005.06.23

2005/06/23 23:28 / My Life/Diary
방학이라 작업분을 70건으로 늘렸다. 대략 10만원 상당.

휴가 나온 친구 Y를 만나서 분식을 먹고 헌책방을 들렸다. 시집 몇 권과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이 세 편 담긴 오래된 책을 샀다. -- 국어문법론 성적으로 Bo를 맞았다. 성담론의 이해는 C+ 을 맞았다. (역시 난 순수하다)



나는 인생의 로드맵을 가진 이들을 존경한다.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장기적인 관점의 목표 설정과 그 목표를 향해 달리는 이들. 목표까지는 아니더래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인식하고 마음이 따르는 그대로의 길을 걷고자 하는 이들.

나이차가 꽤 나는 후배 D와의 대화에서 나는 뜨끔함을 느꼈다. 적어도 그는 3년간 자신이 만들어 갈 미래의, 그 청사진을 그려놨었으니까. 내가 가진 것이라곤 앞으로 3시간 40분뒤에 납기해야 할 작업분 밖에 없는데!

정신 없이 사는 놈은 이 세상에 내가 유일한 것은 아닐까?




I wanted only to try to live in accord with the promptings which came from my true self. Why was that so very difficult? - Herman Hesse, Demian
2005/06/23 23:28 2005/06/23 23:28

2005.06.22

2005/06/22 23:27 / My Life/Diary
닥치치 않으면 하지 않으려는 이 고질병. 한 번 보아리면 두 번 다시 보지 않으려는 이 고질병. 한 번 잃어버리면 다시는 갖지 않으려는 이 고질병. 한 번 잊으려 해도 잊지 못하면 영원히 잊지 못하는 이 고질병. 창세기의 하늘이 어둡고 가는 비가 내리고 퀘퀘한 콘크리트 냄새가 날 때면 언제나 돋아나는 이 고질병. 네가 내게 남긴 종말의 페스트.
2005/06/22 23:27 2005/06/22 23:27

2005.06.19

2005/06/19 23:27 / My Life/Diary
100건을 받아왔는데 납부시간 11시간 전, 70건 이상 남았다.

동생이 포상외박을 나왔다 들어갔다. 레드 망고에서 저지방 요구르트를 사줬다. (다음 부터는 과일 토핑만 하도록 해야겠다!)

화요일 '성담론의 이해' 시험을 끝으로 방학의 시작이다. 친구들과 한자특강을 들을까 생각도 해보지만 아르바이트를 더 열심히 하고 쌓아둔 책을 읽을 생각이 더 크다. 고민을 좀 더 해봐야겠다.

과거의 자료들을 모아둬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해본다.
2005/06/19 23:27 2005/06/19 23:27

2005.06.11

2005/06/11 23:26 / My Life/Diary
주말을 맞아 80건을 받아오고, 만년필을 샀다.

다음 주부터는 시험기간, 레포트와 시험이 6개가 걸려있다. 뭐 그 어떤 것도 의미있게 느껴지질 않는다.

비는 어제 그쳤고, 작업을 진행하면서 호앙 질베르토를 듣고 있다.





비가 와서 오늘 아주 제대로 돈지랄을 했어요. 몇 년전에 만년필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구멍이 만년필 나갈만치 쏙 나서 잃어버렸죠. 그래서 독수공방하다가 오늘 샀음. 훠얼얼얼씬 비싼 걸루다가. 생긴거는 저리 단순하게 생겼으나 한 달 생활비가 몽땅 들어갔어요. 지금 막 자랑하면서도 우울해지는건 바로 이 때문! 만년필 사들고 오는데 집 앞 버스 정류장 맞은편 빠리 바게뜨 아가씨가 너무 어여삐 보여서 (혼자 있었음) 비도 오는데 스윽 들어가 크라상을 사쳐먹을려다가 버뜩 오늘 돈지랄했음이 상기되는 탓에 그녀를 거기에 그대로 두고 집에 왔지요. (요전날 금전출납기를 조패며 빵값을 수수히 계산해주던 당신의 섬섬옥수는 잊지 못하고 있소.) 집에 와서 써보니 이거 생각보다 꽤 무겁네? 하는 순간… 그래 원래 나는 무거운 걸 좋아했지… 세뇌… 이거 생각보다 쫌 글씨가 안 나오는데? 하는 순간… 그래 원래 나는 글씨가 쫌 못 났지… 세뇌… 사기 전에는 나에게 만년필을 맞췄는데 일단 지른 순간부터 만년필에 나를 맞추고 있는, 아 만년필이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가 된 이 비가 죽죽 내리는 금요일이란! 어쨌든 기분은 우울좋다!
2005/06/11 23:26 2005/06/11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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