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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8

2005/08/18 23:56 / My Life/Diary
일감이 대박으로 터졌다. 일 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사무실에 갔더니 모두 분주 분주.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많이 줄 줄은 몰랐는데… 밤을 새고도 8시간은 더 해야할 양. 그래도 뭔가 주어진 일이 있다는 게 없는 것 보다야 낫다. 어처구니 없게도, 시간에 쫓기면 살아 있음을 느낀다.



일감을 받아 집으로 오는 버스 정류장에서 무작위로 나는 잠자리떼를 봤다. 여름 내내 봐왔는데, 이들이 마지막 잠자리떼 일지도 모른다. 도무지 앉을 생각은 않고 수풀 위를 쏘다니는 탓에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여름이 지나면 이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마치 작당이라도 한 듯 전부.



요즘은 글쓰기도, 생활도 너무 작위적이다. 정말 재수없다. 그래도 어쩌랴.



생활신조를 '얌전히 살자'로 당분간 변경.
2005/08/18 23:56 2005/08/18 23:56

2005.08.17

2005/08/17 23:55 / My Life/Diary
현실을 직시하라, 그리고 웃어라.

울기는 쉽지, 그러나 웃기는 어려운 것.
2005/08/17 23:55 2005/08/17 23:55

2005.08.13

2005/08/13 23:55 / My Life/Diary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



만고의 진리.









'사람은 자기 자신에 관하여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순전한 이기주의로 보더라도 안 된다. 왜냐하면 마음을 털어 버리고 나면 우리는 보다 가난하고 보다 고독하게 있게 되는 까닭이다. 사람은 속을 털면 털수록 그 사람과 가까워진다고 믿는 것은 환상이다.' - 루이제 린저, 생의 한 가운데
2005/08/13 23:55 2005/08/13 23:55

2005.08.10

2005/08/10 23:54 / My Life/Diary
머리의 회상(回想) 기능이 멈춰지길 바란다. 돌이키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 돋아 올라.



과거 러시아에 살던 어떤 천재는 한 번 들은 것은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이 있을 때 종이와 펜을 준비해 그 기억의 내용을 하나하나 적어 내려갔는데, 그렇게 하고 나면 말끔히 사라졌다고 한다. -- 외우기 위해 열심히 써서 빽빽이를 만들던 나에게 이런 방법은 완전한 역효과를 낼 게 분명해.



살아지고 있음에 감사와 절망을 같이 느껴야 하는 인생은 참 덧 없다. 누구든 나에게 열정의 불을 던져주오.
2005/08/10 23:54 2005/08/10 23:54

2005.08.10

2005/08/10 23:54 / My Life/Diary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나약해져 간다. 몇 십년의 인생을 다 살아버린 것 같다.



아침마다 들리던 매미 울음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우리는 매미의 길고도 짧은 생(生)에 책임을 져야 한다.
2005/08/10 23:54 2005/08/10 23:54

2005.08.09

2005/08/09 23:52 / My Life/Diary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을 맞아 20시간은 잔 것 같다.



자고 일어났는데 비가 와서



개새끼들이랑 또 널부러져 자다가



깨서 밥을 먹고



잡일 좀 하다가



오후 햇살에 대자로 뻗어 드르렁 코를 골며 쳐 자는



개새끼들을 보고



나른해져서



또 같이 잤다



흠…



오늘은 일감을 받으러 가야 하는 날.



일하기도 싫고…
2005/08/09 23:52 2005/08/09 23:52

2005.08.04

2005/08/04 23:43 / My Life/Diary
머리가 이상한지, 읽을 때는 쓰지 못한다. 수 없이 떠오르던 문장들이 하루종일 읽어 들이고 나면 모두 어디로 갔는지, 아무리 기다려도 떠오르지 않는다.







오늘은 읽다 만 '스마트 초이스(폴 하몬드 외)', '내 생애 단 한번(장영희)'을 모두 읽었다. 스마트 초이스는 여러번 읽어야 한다. 내 생애 단 한번은 생각보다 재미 없었다. '내가 가는 시의 나라(알랑 주프루와)'를 3장까지 읽었다. 대학에서 배우는 시론이 과연 시의 이해와 시작에 도움을 줄까 하는 의구심이 더욱 짙어졌다. 선물 받은 '반짝 반짝 빛나는(에쿠니 가오리)'을 읽을까 말까 표지를 열었다 닫았다 하다가 두 줄 읽고는 덮었다. 반짝 반짝… 이런 단어는 내가 좋아하지 않아!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실비아 플라스)'를 243쪽까지, '피아노 이야기(러셀 셔먼)'를 3장까지 읽었다. 실비아 플라스를 읽으면 50년전의 그녀와 함께 우울해진다. 피아노 이야기는 정말 훌륭한 아포리즘(aphorism)이다. 참, '정치9단(히로카네 켄시)'를 5권까지 읽었다. 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좀 떨어진다는 느낌에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아직 읽어야 할 것은 많다. 못된 습관과 게으름이 가장 큰 적. 8월 한 달은 결코 길지 않다. 어느 길이건 들어서서 고개 숙이고 사력을 다해 내달려야 한다.







내일은 장을 봐야 한다. 집안에 먹을거리가 동났다. 딱히 뭘 먹어야 할 지도 모르지만….







동생이 복귀한다.







나도 자야 한다. 박찬호가 8시에, 김병현이 11시에 등판하고, 15시까지 사무실로 일감을 받으러 가야한다. 일감이 확 줄었다. 17시 정도에 잠에 들어서… 아니, 또 저녁에는 한국 vs 북한의 축구 경기가 있다. 그래도 17시에는 잠에 들어 22시에는 일어나야 한다. 10시간 가량 작업 하고, 잠에 들고… 16시쯤 일어나 토, 일 경마를 위해 출마표를 뽑아 분석을 좀 하고… 잠깐, 장 봐올 시간을 빼먹었다!







자야 한다.







2005.08.04. 02:25







열심히 쓰다 올렸더니 서비스 점검 기간이라며 올라가지 않는다. 젠장할! 저장했다가 다시 옮긴다.







젠장… 박찬호 7실점 5자책…
2005/08/04 23:43 2005/08/04 23:43



태풍이 몰려온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2005/08/01 23:40 2005/08/01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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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01

2005/08/01 23:40 / My Life/Diary
여기에 적어 놓은 얼마되지 않는 옛일기를 지우다가 문득, 이 작은 삶 속에서도 지워야 할 부끄러움이 있음을 알았다.
2005/08/01 23:40 2005/08/01 23:40

2005.07.29

2005/07/29 23:39 / My Life/Diary
미친다는 건 현실 도피의 한 방편이다. 자기 속으로 한 없이 잠겨드는 일. 이는 방편이기 때문에 다시 현실로 돌아올 수 있다는 -- '제정신'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 큰 문제점을 갖고 있다. 미친 사람들이 가진 유일한 걱정은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가끔 미치고 싶다가도, 미쳤다가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가서 내가 벌려논 일들을 보고 자괴할 생각을 하면 감히 미치질 못하겠다. 아무 생각 없이 생활하다보면, 문득 치매 걸린 사람처럼 정신이 번쩍 들어 방금 전까지 내가 한 짓을 떠올리고는 이러다 정말 미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내 유일한 걱정은 고장난 경고등 같은 내 제정신이 언젠가 멈춰버리진 않을까 하는 것 뿐이다. 만약 멈춘다면, 영원히 멈춰졌으면 좋겠다.
2005/07/29 23:39 2005/07/29 23:39

2005.07.29

2005/07/29 23:39 / My Life/Diary
내가 아닌 말과 행동, 의도된 거짓부리로 상처를 주고 살아왔다. 가식을 벗고 깨끗하게 살자. 때로는 바보처럼 순진하게. 슬플 땐 울고, 추울 땐 떨면서.

다만, 희망사항일 뿐.

어쩌지… 자꾸만 약해져 가는 난.
2005/07/29 23:39 2005/07/29 23:39

2005.07.28

2005/07/28 23:39 / My Life/Diary
목 마른 사슴이 시냇물을 찾듯이… 풋풋풋.

여보, 보일러댁에 아버님 놓아드려야겠어요… 핫핫핫.

라디오에선, 급류에 쓸려갔던 8세의 김○○군이 강 하류에서 물에 퉁퉁 불은채로 -- 그러므로 당연히 숨을 쉬지 않는다. -- 그의 부모에게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자정 뉴스 앵커의 멘트로… 흑흑흑.
2005/07/28 23:39 2005/07/28 23:39

2005.07.27

2005/07/27 23:38 / My Life/Diary
동생이 휴가 나왔다. 짝대기 두 개를 달고. 비디오를 보고 싶어하기에 고장난 비디오를 고쳐줬다. 부품 몇 개 빼고 나사 풀렀더니 잘 된다. 없어도 되는 부품들이 왜 들어가 있었던걸까. 우리나라 기업들의 효율성이 개판이란 건 이런데서 드러난다.

히로카네 겐시의 새로운 작품이 나왔다. '사원 시마', '시마 이사' 언제나온거지? 사원 시마는 3권까지 읽고, 시마 이사는 1권 밖에 찾지 못해 그것만 읽었다. 시마 부장과 시마 과장 다 합해서 한 30권 되는데 정말 지루한지 모르고 읽었던 듯 하다. 다른 작품인 황혼유성군도 참 재미있었어. 정치9단을 다운 받아 놨는데 언제 읽을지 모르겠다. 20권이나 되는데…

독립하여 서재를 갖추게 되면, 히로가네 겐시 콜렉션 책장과 우라사와 나오키 (20c소년, 몬스터, 마스터 키튼) 콜렉션, 후쿠모토 노부유키 (은과금, 도박묵시록 카이지, 최강전설 쿠로사와, 무뢰전 가이) 콜렉션, 뭇슈 도시유키 (닥터 노구찌) …등을 갖춰놓고 싶다. 하긴 돈과 시간만 있으면 뭐 만화책 뿐이랴.

소원해진 H에게 몇 줄의 사과 멘트와 함께 세 권의 책을 선물 받았다. 부담되어 나도 책을 보냈다. 쌓아놓은 책이 60권에 육박하고 있다.

남은 방학 기간 좀 쉬는가 싶더니 새로운 일감이 들어왔다. 아쉬움 가득히 환영(歡迎)이다. 내일 사무실에 가서 받아 오면 주말까지 20만원치는 될 듯하다. 8월 한달 간도 쉬엄쉬엄 80만원어치 정도의 일거리가 들어와줬으면 싶다. 그렇다면 등록금을 내고 학기간 쓸 생활비도 충분히 남길 수 있고, 컴퓨터 업그레이드 (6년만의! -- 여태 컴퓨터로 돈 벌어 쳐먹은 것 맞나?) 도 전향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어제 비가 내리쳐서 그런지, 아니면 오늘 아침에 비가 올 양인지 바람이 차다.
2005/07/27 23:38 2005/07/27 23:38

2005.07.26

2005/07/26 23:38 / My Life/Diary
덥다. 시간도 덥다. 노라 존스를 듣는다. 노라 존스도 덥다. 선풍기도 더운 바람, 덥다. 새벽이 덥다. 매미가 운다. 덥기 때문이다. 가슴 속이 타들어 간다. 비둘기 날개짓이 들린다.



2002년, 2003년, 2004년, 나는 무얼 했던 걸까. 아무런 존재 이유 없이 살아온 세월이다. 마치 없었던 것 같은 시간들. 내가 과연 숨 쉬고 살아있었을까? 할 정도의 세월. 대체 무얼했을까.

1999년 고등학교 생활을 마치면서 특차로 약 1~2개월 빨리 합격, 본격적인 아르바이트 시작. (첫번째) 2000년 난 대학에 입학 했고, 유쾌하지는 못했지만 후회 없는 1학년을 보냈다. (두번째) 곧 신검을 받고 공익요원으로 배정되어 2001년 영장이 나옴과 동시에 휴학. 짧지만 강렬했던 4주간, 한 겨울의 훈련소 (세번째) 를 마치고 2001년 02월 관악구청에 배속, 공무원, 그리고 일단의 공익 선배들과 지냈다. 처음에는 준 공무원 수준의 내근 근무 (네번째) 를, 8개월 정도는 노점상 단속의 외근 근무 (다섯번째) 를 했다. 그 와중에 각혈로 약 보름간 병원 신세. (여섯번째) 말년에 현재는 파산한 삼보 컴퓨터 콜센터에서 파트-타임 근무 (일곱번째), 동절기 단축근무가 끝나 그만두고 잠시간 SK텔레콤의 요금 고지서 뽑는 아르바이트 (여덟번째) 를 했으나 분란과 피로로 그만두었다. 예술의 전당에서 9개월간 분수 조작 아르바이트. (아홉번째) 복학의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무산되고 (열번째), 지방의 한 인터넷 관련 회사에 취직 (열한번째), 1년 근속하면 퇴직금이 나온다는 이유에서 들어갔으나 곧 그만두었고. 곧바로 스포츠 중계 회사에서 단기 아르바이트 (열두번째), 좋은 사람들을 만났으나 이미 그때 난 완전히 닫힌 후였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근처의 국립중앙도서관에 매일같이 출근 (열세번째), 그러나 당시 읽었던 책들은 몇 권을 제외하고는 기억에 없다. 아르바이트를 끝낸 후 기업정보 회사에 계약직으로 입사. (열네번째) 여러가지 단순 전산 작업 업무를 6개월간 했다. 그리고 고대하던 복학… (열다섯번째) 복학하고 얼마 안 되어 열두번째 근무지에서 직원으로 들어올 생각이 없냐는 연락. 내가 학교로 돌아갈 것 처럼 보이지는 않았단다. 그러나 나는 학교를 다니고 싶었다. 특별한 이유없이, 오래 기다렸다는, 한 번 타의에 의해 좌절되었다는 그 이유만으로… 학교는 건물이 몇 개 들어서 있을 뿐 변한 게 없었지만, 내가 기대하던 2000년도 당시의 그 분위기… 그 때의 사람들… 그 때의 내 모습… 은 어디에도 없었다. 반은 자의로 반은 타의로, MT와 답사 여행을 다녀왔지만 모두 허망했다. -- 나 자신이 새로운 緣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 결국 어영부영 방학. 전산 작업 업무를 학기 말 부터 다시 받아 재택근무를 하다 저번주에 마감. 요즘은 쌓아논 책들을 읽고 있다. 아니… 비로소 어제야 읽기 시작했다.

반추하면 가슴 뜨끔한 기억이 훨씬 많은 지난 5년의 세월. (사람은 좋은 기억보다 아픈 기억이 더 깊고 오래 남는다고 한다. 그래서 행복했던 갓난 아이 시절은 전연 기억에 없다고…)

언제부터 난 내 삶과 의식을 놓아버린 채 살고 있는 걸까.

혹시 더 오래 전 부터 일까…




"어디 있는 누구든, 세상에 행복한 사람이란 게 있기나 한 건가? 아니, 꿈속에서, 혹은 손수 만들거나 다른 이가 만들어 준 인공 조형물 속에 살고 있지 않다면, 세상에 행복한 사람은 없다. … 도대체 어쩌다 어떻게 네가 성장해 스물한 살 생일에 이르게 되었는지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 나는 사랑받고 싶기에 누군가 사랑하고 싶다. 토끼처럼 두려워, 불빛이 너무 무서워서 자동차 바퀴 밑으로 몸을 던지고 싶은 심정이다. 바퀴들의 맹목적이고 어두운 죽음 밑에 깔려 있으면 나는 안전하다. 아주 피곤하고, 아주 혼란스러운 느낌이다. 오늘 밤에는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 쓰러질 때까지 걷다가 집에 돌아가는 불가피한 궤도를 완성하지 못한다면 좋겠다." -- 1953년 5월 14일, 실비아 플라스(Sylvia Plath)
2005/07/26 23:38 2005/07/26 23:38

2005.07.23

2005/07/23 23:38 / My Life/Diary
K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옛 친구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결혼식과 장례식은 못 본 친구들을 만나는 자리가 되곤 한다.

친구들의 얘길 들으면서 내가 서있는 자리를 생각하게 됐다. 멀게는 국민학교 때 부터 알던 이들인데 서로가 모두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걸 보니 참 재미있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문득 나 자신이 우스워졌다. 나는 아직도 헤메이고 있는데… 머리 속이 복잡하다. 2005년 7월은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지는 걸까.

나는 내 인생 뿐만 아니라 나와 관계하는 몇 사람의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 아니, 책임이라는 큰 부담이 아니더래도 관습적 위치에서 그 위치에 맞는 역할을 해야한다. 세상은 홀로 살 수가 없는 것 (있지만 시도 자체가 두려운 것), 아쿠타가와의 말처럼 '부모 자식된 관계에서 비극은 시작되'었다.

진정한 비극이다.



아르바이트가 끝났다.

쌓아둔 책을 읽고…

글쎄… 또 뭘 해야하지…
2005/07/23 23:38 2005/07/23 23:38

2005.07.21

2005/07/21 23:38 / My Life/Diary
기분이 매우 안 좋다. 좀 어지러운 것 같기도 하고, 머리 속에서 터져버린 뇌수가 둥둥 떠다니고 있는 느낌. 온 몸에서 땀이 파리 유충처럼 스멀스멀 배어 나온다.

사람은 자기 기분대로, 자기 생각대로 상대방을 대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질 줄은 알아야 한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으면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나 스스로는 어느 선은 지켜왔다고 생각했는데, 가끔 내게 막말하는 이들이 있는 걸 보면 그렇지만도 않았던 듯 하다. 말은 하는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듣는 사람의 문제니까. 가까운 사람일 수록, 가까워질 수록 더욱 조심스러워야 한다. 오늘의 선택에 후회가 없길 바란다. 아니, 후회가 있어도 어쩔 수 없다.


기댈 곳이 필요해.


vomit.



" 인생은 살기 위해 존재하지 준비하기 위해 존재하지는 않는다. " -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그냥 이 말이 쓰고 싶어졌다.
2005/07/21 23:38 2005/07/21 23:38

2005.07.20

2005/07/20 23:37 / My Life/Diary
난 더 이상 사소한 말과 실수, 악의 없는 말에 동요되기 싫다.

인간관계란 참 힘들다. 진심으로 대하기엔 사람들 사이엔 너무나도 많은 가식이 있다. 물론 나 자신에게도 많은 문제가 있다. 때론 상처주는 말도 했겠고 때론 의도치 않았지만 상처를 주는 행동을 했을거다. 또는 완전히 의도적으로 그럴때도 있지. 그래서 공자가 그렇게 예를 중요시 했던건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남에게 상처주지 않는 가장 최선의 길은 서로 간에 예의를 지키는 일. 그게 바로 仁 이니까.
2005/07/20 23:37 2005/07/20 23:37

2005.07.18

2005/07/18 23:37 / My Life/Diary
무언가 잃어가고 있는 느낌이야. 찢어진 상처가 아물지 않는데 아무런 아픔도 없는 것 같아. 자꾸 신경쓰여. 어서 빨리 딱지라도 앉았으면 좋겠어. 다시 뜯어낼 수 있도록… 조용히 쌓이는 시간이 너무나 부담스러워.
2005/07/18 23:37 2005/07/18 23:37

세상의 모든 단어가 다 그렇듯이 실제로 그것이 지시하는 바를 정확히 뜻하고 있는 단어는 없을겁니다. 투자에 있어서는 가치라는 단어가 가장 중요한 것이지만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정의하기란 상당히 모호합니다. 세세히 따지고 들어가면 투자란 단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투자와 투기는 혼동되고, 가치의 정의는 모호해져서 급기야 '수급가치' 라는 말이 쓰일 정도입니다. 어쩌면 화장실 변기 뒤에서도 어떤 가치를 찾을지 모릅니다.

투자론의 역사를 간략히 훑어보면, 발전해 온 투자 방식이 회사의 가치를 높게 산정하기 위한 일련의 작업이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액면가를 근거로 투자 가치를 측정하다가 더 이상 액면가가 의미를 갖지 못하자 배당에 근거해 투자 가치를 측정하기 시작했고, 후에는 회사의 유형자산을 근거로 주가의 적정성을 따졌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높은 주가를 설명하기가 힘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요즘에는 미래의 현금흐름을 '임의'로 측정하여 그것을 할인하거나 현재의 현금흐름에 '임의'의 배수를 적용합니다. 문제는 그 이후인데, 이유는 가치 판단의 근거가 실로 광범위하게 인정되었기 때문입니다. 가치란 것이 판단의 근거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크게 바뀔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판단의 근거는 투자자가 사람인 이상 갑작스럽고 변덕스럽습니다. 주가의 오르락 내리락 하는 그래프는 투자자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 제약 업체들의 주가 급등은 가치 평가의 판단 근거가 얼마나 갑작스레 바뀔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가치는 가격보다 높아야 하고 그 차이가 클 수록 기업이 성장하고 투자는 성공적이 됩니다. 그러나 가치 판단의 근거로 비교적 측정하기 손쉽고 합리적인 유형(有形)의 것에 측정하기 어려운 무형(無形)의 것을 더할 수록 미래가치와 주가는 더더욱 높아지고 그 근거의 타당성은 더더욱 낮아집니다. 하지만 일단 주가가 오르면 그것이 합리적인지 아닌지는 고려되지 않고 판단이 옳기에 주가가 올랐다는 식의 비합리적인 논리로 귀결되고 맙니다. 그리고 이 일은 가격이 먼저 상승한 후에 평가 방법이 뒤따르고 그 평가 방법을 근거로 다시 가치가 높게 평가되어 가격이 상승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듭니다. 이쯤 되면 챠트 거래와 가치 투자가 별반 차이점을 가지지 못하는 순간까지 옵니다.

이는 산업 자체가 평가하기 어렵고 복잡한 형태로 변화한 것이 한 가지 큰 이유입니다. 바꿔 말하면 가치 판단의 근거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길이 상당히 어려워졌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대한 해법은 워렌 버펫이 제시한 바와 같이 간단합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지양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만 취해서 그 범위에서 투자 기회를 엿보면 됩니다. 정작 쉬이 이해할 수 있는 기업은 몇 개 되지 않고 매입의 기회는 더 적은데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이해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기회는 어디에나 널려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다른 온갖 곁다리 단서를 들고 나오지만 정작 근거를 제대로 밝히는 이는 거의 없습니다. 대략 '이 회사는 기술력이 좋다', 'CEO는 말할 것도 없고 구성원들의 인력이 끝내준다', '난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것은 엄청난 가능성을 안고 있다' 이상의 말을 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습니다. (어짜피 읽는 사람이 이해 못할 테니 써봐야 소용없다. 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럼 왜 사람들에게 그들이 제대로 알 지도, 알 수도 없는 기업을 사라고 추천하는겁니까?)

투자자들은 소위 '첨단, 과학 기업'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을 신중히 검토해봐야 합니다. 과거 삼성SDI가 큰 폭으로 상승할 때 이 기업의 기술력과 인력을 높게 평가하여 주가를 정당화하는 모습은 주가가 하락하자 사라졌습니다. 다시 주가가 오르니 또 이전과 비슷한 내용의 보고서들이 나올 겁니다. 요즘 하이닉스가 신고가를 경신하자 뒤이어 따라 나오는 각 증권사의 새로운 목표주가를 볼 때 마다 앞서 설명한 악순환의 고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위 두 기업의 가치 평가가 (상당히 측정하기 어려운) 진정한 기술력과 인력에 근거함이 아니라 주가의 향방에 근거하기 때문입니다. 생명과학주들의 폭등을 보면서도 역시 과연 기술력과 상업성을 인정받은 업체가 몇 곳이나 될 지 궁금해집니다. 주(主)가 되어야 할 그것들이 주가를 설명하기 위한 '보조 지표'로 쓰이고 있을 뿐입니다.

한 쪽에서는 여전히 인텔과 구글이 신고가를 경신하며 올라가고 애널리스트들은 새로운 가치평가모델을 직조, 환상적인 미래가치를 근거로 그 가격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반면 워렌 버펫은 지난 수 년간 살 주식이 없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가 살 주식이 없다고 하는 것은 그가 정의하는 미래가치는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것을 뜻하고, 이는 그가 이미 천명했듯 벤자민 그레이엄의 85%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이상으로 봅니다만)

벤자민 그레이엄은 주가가 상승할 땐 언제나 저평가 받는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그의 투자방법을 폄훼하는 근거 중 하나는 -- 메리 버펫의 '주식투자 이렇게 하라' -- 기간이 지나면 수익률이 줄어든다는 것인데 이는 다른 모든 투자 방법론 역시 동일하게 적용되는 문제입니다. 연간 10%로 성장할 걸로 예상하고 미래가치를 할인한 기업이 그렇게 성장 안 하면 수익률은 똑같이 줄어듭니다. 더욱이 이는 예상이기에 더 큰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그레이엄은 아주 친절하게도 파악하기 쉽고 실질적인 잣대를 제공해 준 죄밖에 없죠. '내재가치에 도달하지 않으면' 이라고 먼저 전제를 깔고 논리를 전개하는 이상 다른 투자 방법론에도 역시 '성장하지 않으면' 이라는 전제를 깔고 비교해야 하는데 그레이엄의 방법론에만 적용함으로써 왜곡시켰죠. 이는 그녀 자신의 투자론 (버펫은 자신의 투자론을 그녀처럼 세세하게 설명한 적이 전혀 없습니다.) 을 빛내기 위해 메리 버펫이 다소 악의적으로 설정해 논 것이라고 봅니다. 그냥 '그 기준에 맞는 주식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주가가 상승했다.' 라는 한 문장이면 되는데 말입니다. 자기가 위대해지는데 남을 비천하게 만드는 것 만큼 좋은 방법은 없죠. 또는 그레이엄이 아무 생각없이 유형가치만 보고 매입했다는 식의 이상한 글들이 난무합니다. 이들은 '현명한 투자자'를 읽어보고 그게 그레이엄의 전부인양 말합니다만 "이 책의 목적은 초보자가 알맞은 투자전략을 수립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침을 제공하는 것이다. 증권분석의 기술에 대해서는 비교적 적게 언급하고, 주로 투자원칙과 투자자의 자세에 관심을 둘 것이다. " 라는 서론을 건너뛰고 읽었다고 밖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저평가 된 주식만을 찾아나서던 그가 그 자신이 저평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면 좀 씁쓸하지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적어도 저는) 그의 유훈을 따라 그의 방법을 쫓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최근 필립 피셔의 저작물이 번역 소개 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많이 읽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알기로 그가 쓴 책은 총 4권인데 3권이 합본으로 미국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합본을 단권 세 개로 나눠서 국내에서 번역 출판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멋진 상술입니다!) 제가 몇 년 전에 처음 그의 책을 접했을 때 느꼈던 점은, 어떤 투자에 대한 놀라운 시각보다는 지독하게도 신중한 투자 자세와 그의 방식으로 투자하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업종에 종사하고, 자신의 일에 시간을 쏟아야 하는 소위 개미 투자자들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작업입니다. 필립 피셔의 책을 읽고, 그의 방식으로 투자하려 한다면 자신도 잘 모르는 기술 용어를 남발하거나 신문이나 주·월간지 몇 권 보고 회사의 핵심을 파악했다거니 CEO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하기에 앞서 그가 제시한 조사 방법을 찬찬히 훑어보고 자신의 조사와 비교해 그 장벽을 느껴보는 것이 일반 투자자에게 차라리 옳은 일일겁니다.

훌륭한 기업을 찾기에 앞서 나 자신이 훌륭한 기업을 찾는데 있어 실수할 만한 점은 없는지, 가치를 평가하는데 있어 내 능력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은 아닌지, 이 기업이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자신이 입을 손해를 줄일 다른 방책이 있는지를 모두 고려해도 투자의 성공을 100% 보장하기 힘든 게 투자입니다. 섣불리 미래가치를 따져 투자한다면 그건 투기와 다름 아닙니다. 저에겐 종종 '미래가치'와 '수급가치'가 동의어로 들릴 때가 있습니다.

이 글 전체의 논의와 투자론에 대한 시각은 이미 1940년대 벤자민 그레이엄이 '증권 분석(Security Analysis)'에서 통찰했던 바를 제 나름의 시각에서 정리한 것이고 이런 불합리함은 그 전은 물론이고 이후에도 60년간 반복되어 왔습니다.

글을 쓰는 현재 건너편 앞 집에서 어떤 청년이 창문을 활짝 열고 노래 연습을 하고 있는데 무슨 공연 준비라도 하는지 어제 새벽부터 아주 죽어라고 합니다. 사람 잠도 못자게 멱따는 소리가 너무 짜증나서 죽겠는데 말이죠. (새벽엔 아주 주둥이를 틀어버리고 싶었습니다.) 아마 저 청년은 자신이 노래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 생각은 빠르면 인내심이 고갈난 어느 주민의 신고를 받고 경찰차가 방문하는 날 깨지거나 늦으면 많은 인파가 몰려 있는 공연장에서 깨질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전자에 의해 깨지는 게 훨씬 낫겠죠? 지난 시간 제가 떠들어왔던 투자에 있어 제 자신에 대한 평가도 이와 같습니다.
2005/07/17 04:29 2005/07/17 04:29

2005.07.15

2005/07/15 23:37 / My Life/Diary
일하기 싫어 죽겄어 정말.
2005/07/15 23:37 2005/07/15 23:37

Cinema Paradiso

2005/07/15 23:35 / My Life/Diary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아주 옛날에 국왕이 연회를 열었는데 국내의 미인들은 모두 초대를 받았지. 그런데 국왕의 호위병사가 공주가 지나가는 걸 보았어. 미인 중 공주가 제일 예뻤고 병사는 사랑에 빠지고 말았지. 하지만 공주와 일개 병사의 신분 차이는 엄청났지.

어느날 드디어 병사는 공주에게 말을 걸었어. 공주 없는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이야. 공주는 병사의 말에 깊은 감동을 받았어.

공주는 병사에게 말했지.

「그대가 100일 밤낮을 내 발코니 밑에서 기다린다면 기꺼이 그대에게 시집을 가겠어요.」

병사는 쏜살같이 공주의 발코니 밑으로 달려갔어. 하루, 이틀, 10일 20일이 지났어. 공주는 창문으로 줄곧 봤는데 병사는 꼼짝도 안 했어.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눈이 오나 변함이 없었지. 새가 똥을 싸도 벌한테 쏘여도 움직이지 않았어.

그리고… 90일이 지나자 병사는 전신이 마비되고 탈진 상태에 이르렀어. 눈물만 흘릴 뿐이었지. 눈물을 억제할 힘도, 잠을 잘 힘도 없었던거야. 공주는 줄곧 지켜 보았어.

드디어 99일째 밤. 병사는 일어서서 의자를 들고 가버렸어 "


" ?!… 마지막 밤에요 ? "


" 그래. 마지막 밤에! 이유는 나도 모르니 묻지 말아. "

.
.
.


" 병사와 공주 얘기 하신 것 기억 나죠? … 왜 병사가 마지막 날 밤에 떠난지 알 것 같아요.

하룻밤만 참았으면 공주와 결혼 할 수도 있었겠지만 만일 공주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 고통은 말할 수 없었겠죠. 그는 아마 죽었을 겁니다.

그래서 99일째 밤에 공주가 자신을 기다렸다는 환상을 품고 떠난 겁니다. "


" 너도 그 병사처럼 떠나렴. 이곳은 몹쓸 곳이야… 여기에 사는 동안은 여기가 세상의 중심인 줄 알았지. 변하는건 아무 것도 없어.

그러나 2년 정도 떠나있으면. 변한 것을 느끼게 되고, 그다지 보고 싶은 사람도 없어지게 되지.

한 번 이곳을 뜨면 아주 오래 있다 와야 해. 그러다 귀향을 하면 친구들과 정든 땅을 느낄 수 있어. 지금의 넌 무리야 넌 나보다도 앞을 못 봐 "


" 누구의 대사죠? 게리 쿠퍼? 헨리 폰다? "


" 아니… 누구의 대사도 아냐… 내 대사야.

인생은 네가 본 영화하곤 틀려. 인생이 훨씬 힘들지.

로마로 떠나! 넌 아직 젊고 앞날이 창창해! 난 늙었어. 너하고도 말하고 싶지 않아. 네 소문을 듣고 싶어… "





이 글을 베껴 놓은 날짜를 보니 2001년 4월 29일, 시간이 참…

시네마 천국 보고 싶다. 말로 할 수 없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토토가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된 엘레나와 30년만에 차 안에서 만나는 장면.
2005/07/15 23:35 2005/07/15 23:35

2005.07.13

2005/07/13 23:35 / My Life/Diary
으하하하. 뮤직스트리트에 사연 소개와 신청곡이 나왔다. 어제 안 나와서 대략 실망했는데! 중학교 때 이후로 처음… 올렸는데 단박에 되는 걸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뭐랄까… 어쨌든 기분 좋은 밤이 되는구나!

아~씨! 녹음해놀껄… 너무 갑작시러웠다. 썅!
2005/07/13 23:35 2005/07/13 23:35

2005.07.13

2005/07/13 23:35 / My Life/Diary
애들과 늙은이가 싫다.

세상에는 패주고 싶은 애들이 있고 쓰레기 같은 늙은이가 있다. 쉼 없이 울어대는 아이의 고막을 찢을듯한 목청, '노인공경' 이라는 표어와 '노약자 지정석' 같은 것들은 종종 날 자극한다.

실제 자기와는 아무련 관련이 없음에도 사회적으로 규정된 위치를 스스로 받아들여 그 위치의 특권을 누리려는 생각을 대가리 속에 박고 있는 모든 이들이 싫다. 한꺼풀 벗겨내면 우리는 모두 동등한 선상에 서 있을 뿐이다. 먼저 태어나고 늦게 태어남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그게 뭐 대수랴? 세상에는 패주고 싶은 애들이 있고 쓰레기 같은 늙은이가 있다.

약자는 보호 받아야 하지만, 약자와 강자는 누가 구분하는가? 상대적 기준에 왜 어떤 일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짤라대는가? 결국은 모두 기존 기득권층(늙은이와 늙어서 약자가 된 이들)의 심사로 이뤄질 뿐이다. 세상에는 패주고 싶은 애들이 있고 쓰레기 같은 늙은이가 있다.
2005/07/13 23:35 2005/07/13 23:35

2005.07.11

2005/07/11 23:32 / My Life/Diary
처방전

보라매병원
2002년 4월 24일

유한짓정 300mg 1정
리포덱스정 450mg 1정
삼일염산피리독신정 50mg 1정
탐부톨정 400mg 1정
한일피라진아마이드정 500mg 3정

7정 * 30일 * 9개월 = 1890정


탐부톨정… 유한짓정… 이름이 멋있지?
황지우의 시 '늙은 아내'에 나오는 그 시어, '에탐부톨'과 '스트렙토마이신' 같이 발음이 참 감칠맛 나는. 그러나 실상은 아무런 맛도 없는.

토요일이던가 새벽에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는데 서울의 한 결핵촌 이야기가 나왔다. 어느 교회재단이 회원들에게 기부를 받아 결핵촌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돈과 음식을 나누어주는데 그 대상이 모든 환자가 아닌, 교회에 출석하는 이들만이었다. 신의 이름으로 위선을 떠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코에 호스를 꼽고 헐떡대며 밭은 기침을 내뱉고 온 몸에 힘이 없어 흐느적거리는 이들을 보고 있으니 울컥했다. 이제는 병도 아닌 결핵, 그저 병원갈 여유가 없어 병을 깊게 키워 이젠 죽을 날만을 바라보고 있는 이들.

각혈, 종이컵에 담겨지는 그 아픔 없는 절망. 약기운에 힘은 빠지고 소변과 대변이 핏빛으로 붉어져 나오는 야릇한 혐오감. 자신에 대한 무한한 무기력. 9개월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맹물과 함께 넘겨왔던 1900알의 항생제들. 삶이 한없이 무미해질 수 있음을 깨달은 어느 날. 끝없는 그 무기력의 후유증.

앞 침상 아저씨는 샛노란 항암제가 가득 든 링겔을 맞으며 밤새 구역질을 해댔고, 옆 침상 할아버지는 답답하다며 숨을 쉬러 복도로 나갔다가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포위 당한 나는 벽을 바라보고 누웠는데 이윽고 병실의 누군가가 나즈막히 중얼댔고, 내가 누운 자리의 전(前)주인은 이미 세상에 없다고 하는 소리가 잠결에 기도문처럼 들려왔다.
2005/07/11 23:32 2005/07/11 23:32

2005.07.10

2005/07/10 23:32 / My Life/Diary
금요일에 주말치 작업분 120건을 가져오고 지금껏 안 하고 있다. 뭐 그럴 줄 알았지만…. 금요일 저녁에 월급을 받았다. 지금 한 것까지 계산하면 2학기 등록금 완성. 좀 아깝다. 아무런 의식 없이 학교를 다니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매번 좌절하지만 막상 그 외에는 할 짓이 없음에 다시 한 번 좌절한다. 무언가를 배우고 익힌다는 느낌보다는 그저 시간을 벌고자 돈을 바치고 있다는 막막한 느낌. 왜 이리도 제한된 인생을 사는건지 -- 이런 맥락에서 나는 지독한 보수주의자다. -- 어찌 보면 남들하는대로 살아온 인생이다. 누군가 그랬듯이 남들 다 공부하니까 같이 공부했고, 남들 다 대학 간다고 하니 일단 나도 같이 따라 갔다. 달라지고자 했지만 그대로 인걸 보면 나 자신이 이런 방식에 아주 잘 적응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그러는 게 편하니까… 뭔가 의식이 있었다면 전문대나 직업학교를 가야했다. 환상과 착각에 빠져있었던듯 하다. 그러면서도 지금 현재 똑같은 짓을 하는 걸 보면… 말은 누가 못하랴.

사 놓고 안 읽은 책들을 쌓아논 걸 세어봤더니 대략 50권이 넘는다. 시간이 없어서 못 읽었다고 자위하지만 막상 시간이 생겨도 안 읽는다. 안 읽고 뭐하지?

항상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이 기분 나쁜.

참 제습제를 샀고, 전자모기향을 샀다.

경마는 이제 더 재미가 없다. 맞추기는 하는데 생각보다 못 맞춘다. 돈이 아깝고, 돈 보다 시간이 더 아깝다. 대체 뭘 해야 재밌지? 놀 때는 시간이 좀 안 갔으면 좋겠다…는 어처구니 없고 무책임하다.

일하기 싫어서 엄청 썼다. 나중에 보면 한심하겠지. 한심하지 않다면 그 때도 한심할테다.

오늘은 바람 많이 부는 흐린 날씨, 그래도 선풍기는 돌아간다. 일기 쓸때 '오늘은'이라고 시작하지 말래서 마지막에 쓴다. 우리나라의 병신같은 교육을 받고 자라 이렇게 병신같이 글을 쓴다.
2005/07/10 23:32 2005/07/10 23:32

2005.07.10

2005/07/10 23:31 / My Life/Diary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3.25%로 동결했다.

내수부진이 그 목적이라는데, 그러면서 부동산 값은 잡겠다고 난리다. 자기들도 뭔가 딜레마에 빠져있다는 걸 알고 있지 않을까? 이러다 집값을 못 잡으면 그게 더 걱정이다. 이렇게 전쟁판을 만들어 놓고 잡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실패하면 이제 앞으로 집값 잡기란 불가능해질지도 모른다.

거래소 1021.95
코스닥 518.66

석유(WTI) 60.70
두바이유 54.50

경제가 밑바닥인데 주가지수가 이 모양이라니! 적립식 펀드 자금 순유입이라느니 경기회복 기대감이니 코리아 디스카운트 회복이라는 등의 설명은 내가 보기에 글쎄다 싶다. 유가 역시 말도 안 되는 높은 가격이라고 본다. 40달러대 부터 말도 안 되는 가격이라고 생각했지만…

전날 마신 술이 많을 수록 다음날 숙취는 더욱 심하다. - 워렌 버펫.


얼마나 이런 불합리한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되는지 두고 봐야지. 누가 이기나 보자!
2005/07/10 23:31 2005/07/10 23:31

2005.07.09

2005/07/09 23:31 / My Life/Diary
방 청소를 했다. 책상을 좀 더 깨끗이. 2005학년도 1학기 수업 자료들을 모두 모아서 쌓아놓고, 하는 김에 흩어져 있던 2000학년도 1,2학기 수업 자료 역시 모아놨다. 청소기로 먼지를 담고 걸레질을 했다. 그리고 샤워. 눈이 뻑뻑하고 피곤하다. 노곤노곤.

밖에선 장맛비가 오고 있다. 모기향이 방 안으로. 비가 들지 않는 현관 구석에는 거미 가족이 둥지를 텄다. 비가 오면 모두 안으로 안으로…

존 레논을 들었고
유재하를 들었고
프레디 머큐리를 들었고
카펜터즈를 듣자
어느새 새벽이
2005/07/09 23:31 2005/07/09 23:31

2005.07.06

2005/07/06 23:31 / My Life/Diary
절제 의지가 약해짐을 느낀다.
2005/07/06 23:31 2005/07/06 23:31

2005.07.03

2005/07/03 23:30 / My Life/Diary
145건을 받아왔다. 음... 내일 오전 10시 마감인데 현재 47건 완료. 멀었다 멀었어.

점점 경마가 재미 없어진다. 계속 못 맞춰서 그런가?

유보된 삶을 살기는 싫다. 그러나 뒤돌아보면 항상 많은 것을 유보해 놓고 살았다. 병역을 마치기 전에는, 군대만 다녀오면 더 이상 장애물은 없을테니 그 때 까지는 참고 살자.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 어마어마하게 느껴졌던 '병역의 의무'를 마쳤음에도 별로 달라진 건 없다.

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에서 교사 로빈 윌리엄스가 했던 말. 당시에 감동 먹고 나도 현재를 살리라 마음 먹었는데 이행은 커녕 그 결심마저 며칠 못 갔다. 그만큼 현재를 즐긴다는 건 나에게(또한 많은 이들에게)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무엇을 해야 내가 즐겁고, 즐길 수 있을까.

유보한 것들을 해버리기엔 내가 거쳐야 할 내 내부의 필터들(대부분의 것들을 걸러내는 고성능의)이 너무나도 많다. 너무 몸을 사리고 있다. 상처 받더라도, 뒷날 후회 하더라도 유보된 인생을 한 번 터뜨려봐야 할 텐데…

항상 이런 식이다.
2005/07/03 23:30 2005/07/03 23:30

2005.06.29

2005/06/29 23:30 / My Life/Diary
배탈이 났다. 요즘 이틀에 세끼를 먹는 생활이 되어버렸는데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배탈꺼리를 먹은 기억이 없다. 점심 겸 저녁으로 토스트와 크라상을 먹고… 음… 그 전에는 뭘 먹었지?

오늘은 쉬운 일감만 들어왔다. 만세! 그러나 닥치치 않으면 하지 않는 고질병 덕분에 여직 6건이 남았다.

불가능은 없다. TV에서 박철순 전 OB베어스 투수의 다큐멘터리를 봤다. 수 없는 부상에도 40살 무렵까지 공을 던졌다. 그의 별명은 '불사조'. 나래이터 멘트가 굉장히 감동적이었는데 (눈물이 글썽일 정도로) 느낌만 남고 내용은 잘 생각이 나질 않는다. … 정말 기억이 나질 않는다. 시련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다… 뭐 그런 교과서적인 거였는데 이상하게 뭉클했다.

장마다. 지금도 내 뒤편에선 자글자글 비가 오고 있다. 온 동네 가정에서 창문을 모두 열고 아침 반찬으로 계란 후라이를 하면 이런 소리가 들릴지도 모르겠다.

요즘 쓸데없이 많이 쓰고 있다. 그 이유는 1) 장마라서 2) 시간이 남아 돌아서 3) 말할 일이 없으므로

참, 성적이 모두 나왔다. 성서의 이해 C+ (개썅), 미시경제학 B-, 현대시론 Bo, 회계원리 Bo.

성서의 이해… 제일 빡쎄게 했다. 치마 입고 모세 마누라역도 했는데 C+ 이라니. 내가 기독교를 싫어하는 이유는 이렇듯 다름 아니다. 교수가 밉다. 미시경제학… 정말 이해가 안 된다. 너무 너무 잘 줬다. 역시 나만 수업을 이해 못 한 게 아니었나보다. 현대시론… 평가의 기준은 무얼까? 역시 너무 잘 줬다. 회계원리… 할 말이 없다.
2005/06/29 23:30 2005/06/2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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