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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과 법칙은 엿이나 먹으라고 해라 (21 Giant Lies About Success and How to Make It Happen Now)》(2001, 시대의창) 를 읽다.

Dan S. Kennedy 지음
김지룡, 이상건 편역


「 필 박사의 저서를 샅샅이 읽고 실제로 그와 장시간 이야기한 경험을 토대로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는 결코 "방구석에 앉아 긍정적으로 사고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하늘에서 돈이 떨어진다" 고는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바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아무리 사물을 낙관적으로 생각해도 방금 맨 넥타이에 커피를 쏟는 일이 생길 수도 있고, 자동차 타이억 펑크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큰 계약 건수가 날아가는 경우도 있고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있고 실망하는 일도 있을 수 있다.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다고 인생의 모든 문제가 제거되지는 않는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p.30) 」

「 "사람의 소질" 운운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유전이냐, 환경이냐"의 논쟁도 마찬가지로 의미가 없다. 틀렸다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어느 쪽이든 상관없는 일이다. 어느 분야의 재능이 부족하더라도 노력으로 얼마든지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추구하는 분야의 재능을 타고났다면, 감사하게 생각하고 활용하면 그만이다. 어쨌든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무슨 일이든 멋지게 해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잘하는 분야가 있고 그것을 발견해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사업을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기는 남 밑에서 일할 성격이 못 된다는 이유로 사업을 벌이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그런 사람에게는 기업가라는 명칭보다 '취업 난민'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사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비전과 야심, 웬만한 일에는 동요하지 않는 정신력, 실패에도 기세가 꺾이지 않는 강한 마음가짐,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는 강심장이 필요하다. (p.41) 」


2004.09.11
2004/09/11 04:55 2004/09/11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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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꿈에 뒤진 적이 없다. (La passion creative)》(2001, 수수꽃다리) 를 읽다.

베르나르 아르노, 이브 메사로비치 지음
성귀수 옮김


「 기업이 개인의 소유로 운영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이유들이 있지요. 다만 확실한 건, 어떤 기업이든 주식시장에 상장하게 되면 발전에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러한 기업일 수록 시장에 대한 책임감도 커지고, 경영에 있어서도 저절로 최선을 다하게 되지요. 늘 시장을 만족시키기 위해 신경을 써야 하고, 결국 무수한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하게 되지요. 그들의 선택과 투자가 정당했다는 것을 항상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사기업의 경우, 주주에 대해서나 종업원에 대해서 결정 과정의 투명성은 훨씬 덜할 수 밖에 없지요. 종업원이이나 주주 모두에게 있어서 상장기업이 된다는 것은 투명성과 안전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과 같은 의미를 지닙니다. 정기적인 회계 보고나 설명회 등등을 통해 기업 발전을 위한 건강한 조정 기능이 수행될 수 있으니까요. 물론 나는 비상장기업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커뮤니케이션이나 투자의 정당화를 체계적으로 보장하는 수준이 상장기업만큼은 못할 수 있다는 말이지요. 종종, 특히 호화 산업 분야에서 어떤 사업들 경우엔 비상장기업으로 남는 게 이로울 때가 있다는 기사를 읽곤 합니다. 상장기업을 경우 회사 정관상 실행할 수 없는 일들을 추진할 수가 있다는 점 때문이지요. 하지만 나는 그런 건 별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사실은 기업의 투명성에 대한 거부감이 실제 이유이니까요. 또 한편으로 그 거부감은 내가 언급한 구속들, 특히 회계보고 및 기업 설명회 개최 의무 때문이라고 이해됩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도 회계보고를 이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복잡한 구조도 존재합니다. 상당 수의 주주와 경영자는 이와 같은 방식을 선호하지만, 기업 근로자에게는 결코 유쾌한 일이라고 할 수가 없지요. (p.85-86) 」

「 또 다른 예로, 모로코 가죽 제품의 품질로 이미 세계적 정평이 나 있는 루이 뷔통을 얘기해 보죠. 그 브랜드의 흔들림 없는 명성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요? 두말할 것도 없이 품질에 대한 요구 조건이 한결같이 유지되는 건 물론, 오히려 강화되었기 때문이죠. 루이 뷔통의 성공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품질을 지속적으로 시장에 선보여온 데 있으며, 다소 높은 가겨겡도 불구하고, 그만한 품질의 다른 브랜드와 비교할 때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루이 뷔통은 품질 자체도 최고일 뿐 아니라, 가격 경쟁 면에서도 단연 뛰어나다는 얘기죠. 왜 그런지 아십니까? 바로 모든 제품을 자체 공장에서 생산하기 떄문입니다. 대부분 프랑스 국내의 공장에서 말이죠. 우리는 수공업적인 생산에다 가격과 품질 면에서 최적의 규모를 산정하는 기업화된 노하우를 철저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LVMH는 매우 우수한 자질의 노동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프랑스의 몇 안 되는 그룹들 중 하나일 겁니다. (p.88) 」

「 우리 일에 있어서 마케팅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진정한 창조작업에 봉사해야 합니다. 절대로 그 반대가 되어서는 안 되는 거죠.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성공을 거둔다 해도 미미한 정도로 끝날 것입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마크 제이콥스라든가, 존 갈리아노, 알렉산더 맥퀸 같은 강렬한 개성을 갖춘 인재들에게 우리의 브랜드를 맡긴 겁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혁신자들이고, 유행의 발명가들이며, 창조하는 예술가들입니다. 그들이 하는 작업은 순수한 의미의 창조이지, 결코 창조적인 마케팅이 아닙니다. (p.99) 」

「 작금의 세계 경기가 유화적이다 보니 초심자들의 오류가 거의 다 용인되는 상황입니다만, 이러한 상황이 뒤바뀌는 날엔 모든 게 결판날 겁니다. 빈약한 기반 위에 섣부르게 일어서려고 했던 잔챙이 럭셔리 그룹들이 호된 꼴을 당하고, 결국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될 거란 말입니다. (p.108) 」

「 광고란 단지 좋은 물건을 더 많이 팔게 해줄 뿐입니다. 즉, 어떻게 보아도 비범한 상품이 궁극적인 성공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울 뿐이라는 말이죠. 최근에 출시된 디오르 향수 '자도르(J'adore, '사랑합니다'라는 뜻)' 의 성공이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그야말로 전세계적인 성공이었고, 역시 물건 자체도 훌륭하다는 게 이미 판명되었죠. 이름이라든가 용액, 병, 광고, 포장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흠잡을 데가 없었으니까요. 투자를 그만큼 했으니 결과는 당연히 나오는 것이죠. 하지만 그만한 품질이 아닌 상품에 대해 광고 노력을 그만큼 쏟아부었다면, 아마도 같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을 겁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성공이라는 것도 너무 쉽겠죠. 하나의 상품을 띄우기 위해 광고에만 신경쓴다면 뭐가 어렵겠습니까? (p.124) 」

「 갭은 그리 비싸지는 않으면서 품질이 좋은 제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생각에 이 브랜드는 진정으로 창조적 가치가 뛰어난 다른 브랜드들보다는 수명이 길지 않으리라 봅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판 프레타포르테 전문인 이러한 브랜드들은 진짜 창조적 브랜드가 나아가는 방향을 좇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매우 빠른 시간차를 두고 다른 브랜드의 아이디어를 흡수해서 무척 저렴한 가격대로 시장에 상품을 공급하지요. 하지만 장기간 생명력이 유지되는 강력한 브랜드는 그런 식으로 탄생하지 않습니다. 바람직한 품질이 갖춰지리라는 보장이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러한 브랜드는 디오르의 존 갈리아노나 지방시의 알렉산더 맥퀸, 그리고 뷔통의 마크 제이콥스와 같은 위대한 예술가들의 존재가 발휘하는 강력한 흡인력을 유발하지 못하는 거죠. 고객은 언젠가는 그러한 사실을 눈치채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아까 언급하신 그런 브랜드들은 유통성은 활발할 지 모르나 생명력은 덜 견고하다고 하겠습니다. 그것의 존재, 그 성공은 무엇보다도 잘 발달된 유통기술 때문이지, 정통 브랜드의 위력 때문이 아니라는 얘기지요. (p.130) 」

「 내 재산의 중요 부분은 그룹 내로 광범위하게 투자됩니다. 그리고 그 나머지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함께 일해 왔던 대형 투자은행들의 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구하는 편이죠. 그래서 그 일부는 그들 의견대로 따르고, 나머지 일부는 내가 알아서 직접 관리합니다. 투자할 때의 나만의 테크닉이라면 주식 지표들을 거의 따르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리고 상장기업 중 한 스무 개 정도에만 투자하는 것이죠. 그래야만 내가 일일이 직접 그 추이를 점검할 수가 있으니까요. 나는 내 자신이 잘 알고 있고 저력이 있다고 생각되는 사업 분야를 철저히 가려해 그곳에만 투자를 집중합니다. 그리고 주식시장에 게시된 주가가 실제 기업가치보다 낮게 매겨졌다고 생각되는 기업 위주로 투자하는 편입니다. 주식과 관련해 반드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것은, 어떤 기업의 그날 주식 가치는 순전히 주관적으로 매겨지는 면이 없지 않다는 것 입니다. 다시 말해서 기업 자체의 내재적인 가치가 아니라, 해당 일의 사자팔자의 주문가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사실입니다. 그 결과 기업의 주식시세와 그 실제 가치로 기대되는 것 사이의 무시 못할 괴리가 종종 발생하기도 하지요. 따라서 주식을 사기 전에 '주관적인' 가치가 '실제적인' 가치보다 낮게 나오는 기업들을 면밀히 조사하여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내가 금융 계통의 신문사 사장이라면 이런 얘기는 하지 않겠죠. 하지만 은행이나 주식 분석가들의 단기 추천들 중에 지나치게 부풀려 있거나 너무도 부정확한 정보들이 뒤섞여 있는 걸 나는 숱하게 확인한 바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주식투자에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일부 사업 분야만 볼 것이 아니라 회사 전체를 면밀히 들여다보아야 하며, 경영 노선에 신뢰가 가고 그 흐름이 괜찮아 보인다는 이유를 가지고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거지요.일단 투자를 했으면 한 2~3년 동안은 그 기업의 주식시세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투기를 하려 들거나, 특히 안달을 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당신이 투자한 직후에 그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경우란 극히 드물기 때문이지요. 반면 항상 중도를 지킨다면, 웬만큼 되는 기업에 투자한 이상, 일반적인 주가 흐름이 어떻게 흘러간다 해도 보통은 돈을 벌 수가 있을 겁니다. 설사 주가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을 때 조차도 자세히 살펴보면 앞으로 나아가는 기업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때야말로 투자의 가장 최선책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반대로, 예컨대 9월에 다논(Danone)의 주식을 매입하고 11월엔 그것을 다시 팔아서 네슬레(Nestle)를 사는 식의 방법을 따른다면, 머지않아 그 모두가 당신의 배를 채우기보다는 증권 브로커의 커미션만 불리는 결과로 귀결된다는 점을 뼈저리게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p.163-164) 」

「 요컨대 전통적인 부티크를 인터넷으로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지요. 이전과 똑같은 엘리티즘과 품질 제일주의를 고수한 채, 고객에게 부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뿐입니다. 게다가현재 진행중인 인터넷 서비스는 모든 고객들의 확실한 만족을 위해서 신중한 속도로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20년 전부터 뷔통은 카탈로그를 통한 판매 서비스를 발전 시켜 왔습니다. 카탈로그 상으로 물건을 구입하는것과 인터넷 사이트를 열어서 웹 상으로 주문을 하는 것이 뭐가 크게 다른지요? 둘 다 모두 사진과 설명은 세심하게 마련되고 제시되어 있지만 실제 상품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아니질 않습니까? 어찌됐든 그만한 가격에 물건을 구입할 정도라면, 이미 그것을 눈으로 보고 부티크에서 골라본 적이 있는 게 틀림없는 겁니다. 그러니 카탈로그든, 인터넷이든 그저 주문하는 데 활용할 뿐이지요. (p.198-199) 」

「 소위 신경제(Nouvelle Economy)를 운운하면서, 마치 전통적인 경제의 질서가 근본부터 변화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전혀 무의미한 것 입니다. 경제의 기본질서는 늘 그대로일 것이기 때문이죠. 최고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여겨지던 회사 몇 개가 수년도 안 돼 돈을 날렸다고 기본 경제 질서가 변한 것은 아니지요. 시장 상황이 그처럼 생긴 지 얼마 안 되는 회사들의 성공을 장담한다면, 그건 결국 그 회사들의 수익성이 매우 좋아질 것이고, 전통적인 경제 기준에 부합할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신경제란, 인터넷이라고하는 새로운 미디어, 새로운 통신수단의 출현과 그것이 일반 경제와 기업에 야기하는 모든 결과를 지칭하는 용어일 뿐입니다. 그것은 지난 세기의 종말이지, 경제 질서의 종말을 뜻하는 것이 아니지요. 전통적인 경제 질서는 앞으로도 여전히 적용될 것 입니다. 한동안은 넷(net) 경제상의 기업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경제 기준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 팽배했습니다. 하기는 어떤 기준을 사용해야 좋을지에 대해서도 잘 알 수가 없었죠. 실제로 이러한 기업들에 대한 평가는 근거가 허약한 수익성 기대에 따라 좌우되는 형편이었습니다. 말하자면 막연한 투기가 지배하는 분위기였다고나 할까요? 문제는, 이득 시세라든가 성장률, 캐시플로 같은 것을 고려하지 않고도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에 우리가 들어선 것처럼 종종 착각했다는 사실입니다. 그와 같은 기준들은 말짱히 제 기능을 다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다만 어느 한 동안은 캐시플로나 이득도 당장은 없지만 상당히 강력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 회사들에 대한 엄청난 가치평가가 대두되었기 때문에, 옛날과 같은 경제 기준들이 이젠 무력화되지 않았나 생각되던 때가 있었지요. 소위 현재보다 미래를 전망한다는 취지인데, 이는 어떤 면에선 좋지만 다른 면에선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새로운 기업들이 마구 나타나는데, 그것들에 대한 가치 평가는 그만큼 힘들어 보이는 것은, 세계가 지금 산업발전의 가도에서 어느 중요한 모퉁이 하나를 무사히 돌고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p.212) 」


2004.09.11
2004/09/11 04:54 2004/09/11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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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 읽기

2004/09/11 04:54 / My Life/Diary
《행복한 책 읽기》(1996, 문학과지성사) 를 읽다.

ㆍ김현 지음


「 삶에 있어서 절실한 것, 절절한 것은 거의 대부분 환상처럼 보인다. 그것이 환상처럼 보이는 것은 그것이 삶의 밋밋함과 대립되어 보이기 때문이다. 절실한 것이 이뤄지는 순간은 너무나 짧고 아름답기 때문에 밋밋한 삶 속에서 지속되기 힘들다, 아니 지속되지 못한다. 그것은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환상의 빛과도 같다. (p.81) 」

「 내 존재의 밑바닥을 이루고 있는 것은 잊음 oubli이다. 나는 잊기 때문에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이 잊음이다. 내 활력은 잊음에서 나온다. 모든 존재가 들어가 웅크리고 있는 알집과 같은, 거푸집과 같은 구멍으로서의 잊음. (p.128) 」

「 (기형도) 시를 쓰면, 밤 열두시에도 친구 집에 전화를 걸어 그것을 읽어준 모양, 정리벽이 있다. 하나도 안 버리고, 모든 것을 보관하고 정리한다. 과장이 없다고 할 수는 없으나, 그의 시는 비교적 사실에 충실하다. 석유 냄새나는 누이는 신문 배달을 하는 누이라는 뜻이다. 신문에서 나는 석유 냄새, 다시 말해 잉크 냄새. 대중가요를 위한 가사가 두 편 있다. 심수봉에게 갔던 가사인 모양이다. 유행가를 잘 부른 모양. 우리들 앞에서는 명곡들만 불렀는데 친구들과는 그렇지 않았다. 시를 발표한 뒤에는 자기 시에 대해 언급한 비평가들에게 전화를 하는 꼼꼼함도 보여준 모양이다. "죽기 일주일 전에 몸살을 앓았는데 그것이 신호였던 모양이예요"(박해현). 그러나 어떻든 한 젊은 시인은 죽었고 우리는 살아 남아 그를 이야기한다. 죽음만이 어떤 사실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해도 괜찮게 만들어준다. 죽음은 모든 것을 허용한다. (p.230-231) 」

「 이제는 갈수록 긴 책들이 싫어진다. 짧고 맛있는 그런 책들이 마음을 끈다. 두껍기만 하고 읽고 나도 무엇을 읽었는지 분명하지 않은 책들을 읽다가 맛좋은 짧은 책들을 발견하면 기쁘다. (p.234) 」


새벽에 형광등 밑에서 거울을 본다 수척하다 나는 놀란다
얼른 침대로 되돌아와 다시 눕는다
거울 속의 얼굴이 점점 더 커진다
두 배, 세 배, 방이 얼굴로 가득하다
나갈 길이 없다
일어날 수도 없고, 누워 있을 수도 없다
결사적으로 소리지른다 겨우 깨난다
아, 살아 있다.
(p.282)



2004.09.11
2004/09/11 04:54 2004/09/11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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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의 어려움은 관계가 진전될수록 더해진다. 그러다가 어느 한계를 넘어서면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그 한계를 넘어서는 것은 쉽지 않다. 수 많은 관계가 오르막 끝의 그 문턱에 걸려서 밑으로 굴러 떨어져버린다.

알아갈수록 싫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알아갈수록 닮아가는 사람이 있다. 우스운 것은 상대방도 나를 보며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문턱에 걸리는, 서로가 멀어지는 계기는 과연 누가 먼저 만드는 것일까?


2004.08.23
2004/08/23 22:45 2004/08/23 22:45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Good to Great)》(2002, 김영사) 를 읽다.

ㆍ짐 콜린스(Jim Collins) 지음
ㆍ이무열 옮김


「 거대하고 위대한 학교는 없다. 대개의 경우 좋은 학교들이 있기 때문이다. 거대하고 위대한 정부는 없다. 대개의 경우 좋은 정부가 있기 때문이다. 위대한 삶을 사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대개의 경우 좋은 삶을 사는 것으로 족하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회사들은 위대해지지 않는다. 바로 대부분의 회사들이 제법 좋기 떄문이다 - 그리고 그것이 그들의 주된 문제점이다. (p.17) 」

「 단계 5의 리더십.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전환시키는 데 필요한 리더십의 유형을 발견하고 우리는 놀랐다. 정말 충격을 받았다.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명사가 되는 대단한 개성을 가진 도도한 리더들과 비교하면, 좋은 기업을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시킨 리더들은 마치 화성에서 온 사람들 같았다. 나서지 않고 조용하며 조심스럽고 심지어 부끄럼까지 타는 이 리더들은 개인적 겸양과 직업적 의지의 역설적인 융합물이었다. 그들은 패튼이나 시저보다는 링컨이나 소크라테스에 더 가까웠다.

… 그러나 뜻밖에도 그들은 먼저 적합한 사람을 버스에 태우고 부적합한 사람을 버스에서 내리게 하며 적임자를 적합한 자리에 앉히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야 버스를 어디로 몰고 갈 지 생각했다. (p.31-32) 」

「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은 모두 다 우리가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라고 명명한 것을 기꺼이 수용했다. 즉, "어려움이 있어도 결국엔 우리가 성공할 수 있고 또 성공하리라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유지해야 하며, 그와 동시에 눈 앞의 현실 속에 있는 가장 냉혹한 사실들을 짓기할 수 있는 규율을 가져야만 한다"는 것이다. (p.33) 」

「 단계5의 리더들은 회사가 다음 세대에 훠씬 더 승승장구하기를 바라고, 그 성공의 뿌리에 자신들의 노력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대부분이 사람들이 알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편안해 한다. 단계5의 리더 중 한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언젠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기업 중 하나를 바라보면서 '나도 저기서 일한 적이있었지' 하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그에 비해서 비교 기업의 리더들은 자기 개인의 위대함에 대한 평판에 더 관심이 큰 나머지, 회사의 차세대 후계자를 세우는 데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당신이 떠난 뒤 그곳이 풍비박산하는 것보다 당신 자신의 개인적 위대함을 더 잘 입증해 보이는 방법이 달리 있겠는가? (p.51) 」

「 나중에 전환을 지속적으로 끌어갈 수 있게 한 요인들에 대해 이야기해달라고 하자 그가 말했다.

"머리에 맨 먼저 떠오르는 건 운입니다. 나는 운 좋겠도 적합한 후계자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운. 논하기에 얼마나 묘한 요인인가! 그러나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도약시킨 경영자들은 우리와의 인터뷰에서 운을 많이 거론했다. 뉴커의 한 경영진과 인터뷰를 하면서, 회사가 훌륭한 결정을 내리는 면에서 어떻게 그토록 좋은 성적을 냈는지 묻는 말에 그 사람은 이렇게 대답했다.

"내 생각엔 그저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p.62) 」

「 다음에 우리는 비교 기업의 경영자들한테서 그에 대비되는 패턴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불운에 상당한 책임을 돌리며 그들이 처한 상황의 어려움을 자주 한탄했다. (p.63) 」

「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의 전환에 불을 붙인 경영자들은 버스를 어디로 몰고 갈지 먼저 생각하고 난 다음에 버스에 사람들을 태우지 않았다. 반대로 버스에다 적합한 사람들을 먼저 태우고(부적합한 사람들은 버스에서 내리게 하고) 난 다음에 버스를 어디로 몰고 갈지 생각했다. 그들 이야기의 핵심은 이것이었다.

"그래요. 나는 우리가 이 버스를 어디로 몰고 가야 할지 정말 모릅니다. 하지만 이건 웬만큼 압니다. 우리가 적합한 사람들을 버스에 태운다면, 적합한 사람들을 적합한 자리에 앉히고 부적합한 사람들을 버스에서 내리게 한다면, 이 버스를 멋진 어딘가로 몰고 갈 방법을 알게 되리라는 겁니다."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도약시킨 리더들은 세 가지 단순한 진리를 이해했다. 첫째는 '무엇'보다 '누구'로 시작할 경우 변화하는 세계에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처음부터 버스가 어디로 가는지 그 방향을 보고 버스에 탄다면, 만일 도로를 타고 10마일을 달리가 방향을 바꿀 필요가 생길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까?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사람들이 자기 외에 또 누가 있는지를 보고 버스에 탄다면 방향을 바꾸기가 훨씬 쉽다.

… 둘째, 적합한 사람들을 버스에 태운다면 사람들에게 어떻게 동기를 부여하고 사람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대부분 사라진다. 적합한 사람들은 빡빡하게 관리할 필요도, 해고할 필요도 없다. 그들은 내적 동력에 따라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여 최선의 성과를 일구어 내며 뭔가 큰 일을 창조하는 한 축이 될 것이다. 셋째, 부적합한 사람들을 데리고 있을 경우, 올바른 방향의 발견 여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쨌거나 위대한 회사를 만들지는 못할 테니까. 큰 사람들이 없는 큰 비전은 쓸모가 없다. (p.74)」

「 그들은 언제 어디서든 뛰어난 인재를 발견하는 즉시 채용했다. 어떤 특별한 직무를 염두에 두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쿨리는 이렇게 말했다.

"그게 미래를 구축하는 방법이야. 내가 현명하지 못해서 다가오는 변화를 보지 못한다면 그들이 보게 될 걸세. 그리고 그들이 그 변화를 유연하게 다루게 될 걸세." (p.75) 」

「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은 '적합한 사람'을 규정할 때, 특별한 교육적 배경이나 유용한 기술, 전문적인 지식, 작업 경험보다도 품성에 더 중점을 두었다. 전문 지식이나 기술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것들은 가르치거나 터득하기는 비교적 쉽지만 성격이나 노동 윤리, 기본적인 지능, 헌신적인 책임 완수, 가치관 같은 차원의 것들은 타고 나는 면이 보다 강하다고 믿은 것이다. (p.87) 」

「 어떤 회사도 성장을 실현하고 나아가 위대한 회사를 만들어 갈 적임자들을 충분히 확보하는 능력 이상으로 수입을 줄곧 빠르게 늘려갈 수는 없다. 수입 증가율이 종업원 증가율을 줄곧 앞지른다면, 당신은 절대로 위대한 회사로 만들 수 없을 것이다.

위대한 회사를 만드는 사람들은 어떤 회사의 경우에도 성장의 궁극적인 동력이 시장도, 기술도, 경쟁도, 상품도 아님을 이해한다. 다른 모든 것 위에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적합한 사람들을 충분히 확보하고 붙들어 두는 능력이다.

… 하나는 사람일 겁니다. 둘도 사람이지요. 셋도 사람입니다. 넷도 사람이고요. 그리고 다섯 역시 사람입니다. 우리의 전환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적임자를 고른다는 우리의 지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92) 」

「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에 충실하는 것은 위대한 회사와 멋진 인생 사이를 이어 주는 가장 긴밀한 연결 고리인 것 같다. 우리가 그 무엇을 이루든,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우리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아마 멋진 인생을 살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우리가 사랑하고 존경하는사람들 - 우리가 버스에 함꼐 타고 있는 것을 진심으로 즐기고 우리를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사람들 - 과 함께 한다면, 버스가어디로 가든 우리는 거의 틀림없이 멋진 인생을 살게 될 것이다.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도약시킨 기업들에서 우리가 인터뷰한 사람들은 분명히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했다. 무엇보다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p.103) 」

「 "매우 큰 영향을 끼진 사람들을 그저 똑똑하기만 한 다른 모든 사람들과 구별지어 주는 게 무너지 알고 싶지요? 그들은 고슴도치들입니다."

프로이트와 무의식, 다윈과 자연선택, 마르크스와 계급투쟁, 아인슈타인과 상대성, 애덤 스미스와 분업 - 그들은 모두 고슴도치들이었다. 그들은 복합한 세계를 해석하여 그것을 단순화했다. 브레슬러는 말했다.

"매우 커다란 발자취를 남기는 사람들은 수천의 사람들이 그들을 향해 '훌륭한 생각이지만 시대를 너무 앞서갔다!'고 말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분명히 말하건데 고슴도치는 멍청한 게 아니다. 그 정반대다 그들은 심원한 통찰의 본질은 단순하밍라는 걸 이해한다. 그 무엇이 E=mc²보다 더 단순할 수 있겠는가? 그 무엇이 이드(id:본능적 충동)와 자아(ego)와 초자아(superego)로 체계화된 무의식의 개념보다 더 단순할 수 있겠는가? 그 무엇이 애덤 스미스의 핀 공장과 '보이지 않는 손'보다 더 간명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 고슴도치들은 바보 얼간이들이 아니다. 그들은 복합한 속을 뚫고서 그 바탕에 깔린 패턴들을 식별할 수 있게 해 주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지니고 있었다. 고슴도치는 본질적인 것을 보고 나머지는 무시한다. (p.143) 」

「 전략 그 자체는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과 비교 기업들을 구분해 주지 못했다. 두 집단의 회사들 모두 전략계획이 있었고, 도야겡 성공한 기업들이 전략 개발이나 장기 계획 수립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했다는 증거는 털끝만큼도 없었다. (p.147) 」

「 그는 관료제의 목적이 무능력과 규율 결핍 - 처음부터 적합한 사람들을 확보하면 대부분 사라지는 문제들 - 을 보완하는 것임을 알았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버스에 잘못 태운 소수의 부적합한 사람들을 관리하기 위해 관료제적 규칙을 만들고, 그것이 다시 버스에 탄 적합한 사람들을 몰아내며, 그 결과 부적합한 사람들의 비율이 높아지고, 그에 따라 무능력과 규율 결핍을 보완화기 위핸 관료제가 더욱 강화되며, 그로 인해 적합한 사람들이 더 빠져 나가는 악순환의 과정을 밟는다. 래스먼은 또한 그 대안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관료제와 계층제를 피하고 대신에 규율의 문화를 만든다는 것이다. (p.186) 」

「 그러나 중요한 결정, 즉 이륙할 것인지, 착륙할 것인지, 착륙을 포기할 것인지, 다른 공항에 착륙할 것인지는 조종사의 몫이다. 체계가 엄격함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다른 모든 것에 우선한다. 비행기와 탑승객들의 생명에 대한 최종 책임은 조종사에게 있다는 것이다. (p.190) 」

「 가장 효과적인 투자 전략은 당신이 옳다는 판단이 섰을 때 자금을 최대한 분산시키지 않는 것이다. 가볍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도약에 성공한 기업들이 택한 방식의 본질이었다. '옳다'는 것은 고슴도치 컨셉을 포착한다는 뜻이다. '최대한 분산시키지 않는다'는 것은 세 원 안에 딱 들어맞는 일에 전면 투자하고 그 밖의 일들은 모두 버린다는 뜻이다. (p.212) 」

「 그러나 이 모든 변화를 뚫고서 커온 회사들은 적응하고 견뎌 왔다. 사실, 지난 100년 동안 진정한 위대한 회사들은 대부분 - 월마트에서 월그린즈까지, 프록터 & 겜블에서 킴벌리 클라크까지, 머크에서 애벗까지 - 그 뿌리가 전기든, 텔레비전이든, 인터넷이든, 여러 세대에 걸친 과학기술상의 변화를 거슬러 올라간다. 그들은 앞서 적응하며 더 크게 부상해 왔다. 최고의 기업들은 다시 또 적응할 것이다. (p.222) 」

「 월그린즈의 사례는 일반적인 패턴을 반영하고 있다.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모든 사례에서 우리는 정교한 기술들을 발견했다. 그러나 그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엄선한 기술의 선구적인 응용이었다. 도약에 성공한 기업들은 한결같이 기술 응요의 선구자들이었지만, 기술 자체는 무척 다양했다. (p.223) 」

「 당신이 만일 2천 쪽이 넘는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인터뷰 녹취록을 죽치고 앉아서 읽어 볼 기회가 있다면, '경쟁력 있는 전략'이라는 말이 전혀 나오지 않는 것에 놀랄 것이다. 그들은 분명히 전략을 말하고, 실적을 이야기 했으며, 최고가 되는 것에 대한 말도 했고, 승리에 대해서까지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들은 '무엇에 대응해서'라는 식의 말을 한 적이 없고, 남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대응에 일차적인 목적을 두고서 자기들의 전략을 세운 적도 없었다. 그들은 자기들이 만들어 내려고 하는 게 무엇인지, 탁월함의 절대적인 기준에 비추어 자기들이 어떻게 상황을 개선해 가려고 하는지 식의 이야기를 했다. (p.238) 」

「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도약시킨 사람들은 두려움에 자극받지 않았다. 자기들이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움직이지 않았다. 바보처럼 비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움직이지 않았다. 자기들이 못하는 사이에 남이 빅히트를 치는 것을 지켜 보는 두려움 때문에 움직이지 않았다. 경쟁자에게 한 방 얻어맞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움직이지 않았다. (p.239) 」

「 아무리 눈이 번쩍 뜨이는 기술도 - 컴퓨터도, 원격통신도, 로봇공학도, 인테넛도 - 그 자체로는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의 전환에 불을 댕길 수 없다. 어떤 기술로 단계5의 리더십을 만들진 못한다. 어떤 기술도 부적격자를 적합한 사람으로 바꾸진 못한다. 어떤 기술도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는 규율을 불어넣어 주진 뫃하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져다 주진 못한다. 어떤 기술도 세 원에 대한 깊은 이해의 필요를 깨닫게 하거나 그 이해를 바탕으로 단순한 고슴도치 컨셉을 만들어 내는 것을 대신에 주진 못한다. 어떤 기술도 규율의 문화를 만들어 내진 못한다. 어떤 기술도 실현되지 않은 잠재력을 탁자 위에다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 - 어떤 것이 커질 수 있음에도 좋은 상태로 그냥 놔두는 것 - 이 죄라는 단순한 내적 믿음을 불어넣어 주진 못한다. (p.240) 」

「 전환에 이르는 10년 동안에는 그 회사를 조금이라도 비중있게 다른 기사가 하나도 없었던 데 반해서, 전환 이후 10년 동안에는 검토할 만한 기사가 97건 발견되었고, 그중 22건은 중요 기사였다. 회사의 주식이 1968년부터 주요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돼 왔고, 돌파점에 이르기까지 10년 동안 워츨과 그의 팀이 눈에 띄는 진전을 이루고 있었음에도, 그 전에는 마치 회사가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 같았다.

서킷 시티의 경험은 한 가지 공통된 패턴을 비춰 준다. 사례를 하나하나 검토하면서, 우리는 전환점에 이르는 10년 동안에 회사들을 다룬 기사가 전환 후 10년 동안에 다룬 기사보다 훨씬 적음을 발견했다. 평균잡아 1:3에 가까운 비율이었다. (p.247) 」

「 우린 늘 '큰 건 하나'. 돌파를 규정하는 기적의 순간 같은 걸 찾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인터뷰 중에도 그걸 찾고자 압박을 가하곤 했다. 그러나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키운 경영자들은 전환을 분명하게 보여 주는 단 하나의 핵심 사건이나 순간을 꼬집어 내지 못했다. 그들은 자주, 점수를 매기거나 여러 요인에 우선 순위를 매긴다는 아이디어 자체를 몹시 불편해 하곤 했다. 위대한 회사로 도약하는 데 성공한 어느 기업에서나, 인터뷰한 사람들 중 최소한 한 명이 훈계조로 충고를 해 주며 이런 비슷한 말들을 했다.

"자, 이것을 멋들어진 일련의 작은 상자나 요인들로 분해하거나 '아!' 하는 순간 또는 '큰 건 하나' 같은 걸 찾아낼 수는 없어요. 그것은 조각들이 맞물려 차곡차곡 쌓인 덩어리 전체였거든요."

… "전환은 밤과 낮 같은 게 아니었어요. 그것은 점진적으로 진행되어서, 내 생각에 모든 사람에게 명백하게 보이게 된 것은 전환이 시작된 지 몇 년이 지난 뒤였을 겁니다." (p.249) 」

「 축적-돌파 모델을 따르는 것이 꼭 호사스런 상황이 아니라는 걸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에잇, 그렇지만 우리에겐 이런 장기적인 접근 방법을 취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제약들이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도약에 성공한 회사들의 경웅 단기적인 상황이 아무리 절박하더라도 - 웰즈 파고의 경우에는 탈규제, 뉴커와 서킷 시티의 경우에는 임박한 파산, 질레트와 크로거의 경우네는 잠재적인 인수 위협, 패니 마이의 경우네는 하루 백만 달러의 손실에도 - 이 모델을 따랐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p.254) 」

「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은 단순한 진리를 이해했다. 계속 향상되고 계속 성과를 낸다는 사실에 놀라운 힘이 있다는 것이다. 가시적인 성과를 가리키며, 처음에는 아무리 미미할지라도 이 걸음들이 앞으로 작동하게 될 개념 전체의 내용에 어떻게 부합하는지를 보여 주어라. 이 일을 사람들이 추진력의 축적을 보고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시행하면, 그들은 열의를 갖고서 일렬로 늘어설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플라이휠 효과라고 부르기로 했는데, 이것은 외부의 투자자들만이 아니라 내부 구성 집단들에도 적용된다. (p.257) 」

「 짐 헤링은 우리에게 요란한 소동이나 동기부여 같은 시도는 전혀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신에 그와 그의 팀은 플라이휠을 돌리기 시작하여 자기들의 계획이 타당하다는 가시적인 증거들을 만들어 냈다. 헤링은 말했다.

"우리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사람들이 그 성과를 볼 수 있는 방식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단지 말이 아니라 성공으로부터 믿음을 얻도록, 우리의 계획을 한 단계 한 단계 성공시키기 위해 노력했지요." (p.260) 」

「 "완전한 실패 외에 사업과 인생에서의 단 하나 가장 큰 위험은 자기가 처음에 왜 성공하는지 그 이유를 분명하게 모르고 성공하는 것이다."

… 게다가, 어떤 회사건 연구 결과 모두를 실천하지 않으면, 결국엔 미끄러져 떨어진다. 회사를 크게 만드는 것은 고립된 어떤 한 변수가 아니다. 그것은 일관되게, 그리고 시간을 초월하여 통합된 하나의 패키지로 함께 움직이는 그 모든 조각들의 조합이다. (p.307) 」


2004.08.23
2004/08/23 04:53 2004/08/23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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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경제

2004/08/21 04:52 / My Life/Diary
《빈곤의 경제》(2002, 청림출판) 를 읽다.

ㆍ바바라 에렌라이히(Babara Ehrenreich) 지음
ㆍ홍윤주 옮김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느낌을 곳곳에서 받았다.)



「 나중에서야 알게 된 거지만 구인광고는 특정의 시기에 일자리를 찾기 위한 믿을 만한 방법은 아니다. 맥스의 말에서 추측컨대 구인광고는 저임금 노동력의 높은 이직률에 대비한 고용주의 보험증서 같은 것이다. 큰 호텔은 대부분 거의 정기적으로 구인광고를 낸다. 종업원이 느닷없이 그만두거나 해고되면 즉각 대체할 수 있는 구직자를 확보해놓기 위해서다. 그러니 일자리 얻기란 단지 적절한 때와 장소에 있는지, 또 그날의 조건이 어떤 것이든 탄력적으로 수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p.26-27) 」

「 중요한 문제는 내가 어떤 교대 근무조에서 일할 수 있으며, 언제 일을 시작할 수 있느냐이다. 나는 웨이트리스로서 극히 서툴다는 걸 중얼중얼 얘기하는데 그는 벌써 유니폼 얘기를 하고 있다. (p.27) 」

「 비인간적인 경영 스타일에 덧붙여 또 다른 문제는, 이 일은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가망이 없다는 사실이다. 당신은 적당히 떨어진 위치에서 시간당 6달러에서 10달러의 임금을 받는 사람들이 중산층은 모르는 생존 전략을 개발했을 거라는 속 편한 상상을 할지도 모른다. 아지만 아니다. (p.37) 」

「 게일이 나와 함께 은그릇을 냅킨으로 싸면서 -유일하게 앉아서 할 수 있는 일- 말하길, 룸메이트와 헤어져서 혼자 데이즈 인으로 옮길까 생각중이란다. 나는 깜짝 놀란다. 아니, 어떻게 하루에 40달러 내지 60달러를 쓸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사회사업가 같은 소리를 한다고 할까봐 걱정했는데, 그냥 바보 같은 소리가 되고 말았다. 게일은 불신의 눈으로 흘겨보면서, " 그러면 내가 어디서 한 달 방세와 아파트의 한 달치 보증금을 마련하겠어? " 라고 말한다. (p.39) 」

「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절약 비법은 없는 반면에 특별비용 지출은 엄청나게 많다. 아파트를 세내는 데 필요한 두 달치 집세를 감당할 수 없다면 방 하나에 주 단위로 엄청난 돈을 치를 수 밖에 없다. 방 하나에 요리용 철판 하나가 전부라면 콩 스튜를 일주일치 만들어 냉동시켜둘 수가 없으니, 패스트푸드나 핫도그를 먹거나 편의점에서 전자레인지에 데워먹는 스티로폼 컵에 담긴 수프를 먹는다. (p.40-41) 」

「 우리가 청소하는 여행자들의 방과 연속극에 나오는 고급 인테리어의 방이 금세 하나가 된다. 우리는 더 나은 세상에 들어와 있다. 매일이 휴일인 안락한 세계, 온통 남녀 관계로 얽히고 설킨 곳으로. 우리는 이 상상의 세계에 불청객에 불과하지만, 참석의 대가는 허리 통증과 끊임없는 갈증이다. (p.57-58) 」

「 내가 지원한 메이드 서비스 회사 중의 하나인 메리 메이즈(Merry Maids)에서 사장은 나를 1시간 15분이나 붙잡아놓고 믿을 만한 일손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불평을 늘어놓는다. 해결책은 쉽다. 일주일 평균 40시간 근무에 봉급이 200에서 250달러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내가 재빨리 나눗셈을 하느라 눈썹을 찌푸리는 걸 본 그녀는, " 시간당 얼마로 계산하지 말아요. 우리는 그렇게 계산하지 않습니다. " 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계산한다. 이 부인이 솔직하게 인정한 바와 같이 반복되는 스트레스 질병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중노동에 시간당 5,6달러 임금은 당연히 구직자들을 쫓아버리지 않겠는가? 하지만 나는 키 웨스트에서와 마찬가지로, 한 가지 직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깨닫는다. 새로운 수요공급의 법칙에서, 일자리는 너무 값이 싸서 -급여로 볼 때- 노동자는 가능한 많은 직업을 가지려 한다. (p.76)」

「 내가 열 개나 되는 방을 진공청소기로 밀고 나서 부엌 바닥까지 닦는 것을 보고, " 세상에나, 바바라, 정말 훌륭해요! " 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이란 자고로, 피트의 말처럼 '폐물' 이 되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하는 일은 그런 폐물의 일이요, 눈에 뜨이지도 않고, 심지어 혐오감까지 사는 일이다. 수위, 청소부, 도랑 파는 사람, 성인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사람 -이들은 아마도 계급 없는 민주사회에서 불가촉 천민들인 것이다. (p.141) 」

「 테드에 대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 특히 당신 같은 사람들은 겨우 입에 풀칠하며 사는데 반해 그토록 많은 부를 지니고 사는 집주인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스물네 살에 심각한 디스크와 8,000 달러나 되는 카드 빚을 지고 있는 로리의 대답이다. " 제 생각은, 음, 나도 언젠가 이런 집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내게 자극을 줘요. 전혀 분개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그건 알다시피, 그들의 모습이 바로 제 삶의 목표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다음은 두 명의 아이가 딸린 편모 콜린의 대답이다. 평상시 직선적이고 쾌활하지만 지금은 대 감자기근(Great Potato Famine:1845~50년 아일랜드에 심각한 흉작으로 찾아온 기근-역주)에서 탈출한 조상이 그녀를 빤히 되돌아보고 있는 그녀 앞쪽 어떤 지점을 보고 있다. 그녀는 나만큼이나 정신을 집중해서 한마디한다. " 난 정말, 신경쓰지 않아요. 왜냐하면 난 단순하거든요. 그리고 난 그들의 재산을 바라지 않아요. 그건 내게 아무 의미가 없죠. 내가 바라는 것은 가끔씩 하루만 쉴 수 있었으면 하는 거예요. …… 그래야 한다면 …… 그리고 그 다음날에도 부식살 돈만 있으면 해요. " (p.143-p144) 」

「 나는 저임금 일자리와 중간 정도 급료를 받는 일자리에 대해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여기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얺거나 매일 똑같은 일이 반복되어서 결과적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않는 다는 것이다. 이 법칙은 지금까지 내가 일했던 서비스업종에서는 절대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웨이트리스였을 때는 언제나 관찰할 새로운 손님들이 있었고, 심지어 청소 일을 할 때도 매일 살펴볼 객실이 있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정리하고 어지럽히고 다시 정리하는, 똑같은 일이 매일 반복된다. 대체 하루는 커녕 매순간 이 똑같이 반복되는 공장에서는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p.222-223) 」

「 박사학위가 있고 수시로 새로운 일을 배워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특별한 훈련이 필요 없는 직업은 식은 죽 먹기일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정도의 차이가 있다해도 진정으로 '특별한 훈련이 필요 없는' 직업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이번 체험에서 내가 첫번쨰로 알게 된 점이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내가 경험했던 6개의 직업은 하나같이 정신 집중이 필요했으며, 새로운 요엉와 도구, 새로운 기술 -레스토랑 컴퓨터에 주문을 입력하는 것에서부터 등에 지는 진공청소기를 사용하는 법까지- 을 습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힘들었다. 이런 일들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으며 누구도 내게 " 와, 빨리 배우시는군요. " 라든가 " 저 사람 일하는 건 초보자 같지 않죠? " 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앞으로 남은 인생 동안 어떤 업적을 남기게 될 지 모르지만, 저임금 노동의 세계에서 나는 일을 배우기도 하고 망치기도 하는 보통의 능력을 지닌 사람이었다. (p.231-232) 」

「 내가 방해가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지만, 한 번은 히스사이드에서 내가 디저트 진열을 새로한 것에 대해 아네트가 잔소리를 한 적이 있다. " 앞으로도 계속 저렇게 되어 있기를 바랄 거 아냐! "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손대지 않았고, 어떤 직업에서든 관리자가 시간과 태도를 점검하기 위해 나타났을 때는 마치 관절염 환자라도 되는 듯 일하는 속도를 늦췄다. 이와 비슷하게, 월마트에서 일할 때 한 동료는 내가 배워야 할 것이 많긴 하지만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록 고용주들은 더 착취하려 들기 때문에 '너무 많이' 알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최소한 고용주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다 보여주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에 대해 내게 조언해주는 사람은 많았다. 그들은 영웅적인 행동에 대한 보상이 미미하거나 전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다음날을 위한 여력이 남아 있도록 에너지를 잘 배분하는 법을 터득하는 게 중요했다. (p.233) 」

「 임대료가 시장의 영향력에 매우 민감한 반면, 임금은 그렇지 않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내가 머물렀던 모든 도시들은 그곳의 기업인들이 '노동력 부족'이라고 말하는 -현지 신문에 언급되었거나 '직원구함', 혹은 좀더 고압적인 자세로 '구직 신청서 접수하고 있습니다'라는 안내가 도처에 붙어 있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노동시장의 거의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이 받는 임금은 여전히 그대로이며 심지어 '정체된' 상태이다. (p.240) 」

「 그는 계속해서 낮은 실업률과 임금 상승을 연결하는 경제 법칙은 더 이상 효력이 없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는데, 이는 마치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지금과 같은 모순은 오해에 기초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진정한 '노동력 부족'이란 없으며, 다만 현재 제시되고 있는 임금을 받고 일하려는 사람들이 부족할 뿐이라는 것이다. (p.241) 」

「 루이스 유키텔(Louis Uchitelle)이 '뉴욕 타임스'에 발표했던 대로 대다수의 고용주들은 임금을 올리는 대신 거의 모든 것 -무료 식사, 교통비 보조, 직원할인 혜택- 을 제공할 것이다. 고용주들의 말을 빌자면, 시장의 변화들로 인해 이런 혜택들이 불필요하게 느껴질 때는 그런 가외의 혜택들이 임금 인상보다 '쉽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자동차 제조업체는 가격을 인하하는 대신에 현금 구매시 고객에게 일정 금액을 환불해준다. 환불은 마치 선물처럼 느껴지며 사전 설명 없이 취소될 수도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p.244) 」

「 사업의 목표는 직원들에게 보다 더 편안하고 안정적인 삶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의 극대화이다. 그러니 노동자들도 똑같이 합리적인 방법으로 자신들의 고용주에게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거나 임금을 더 많이 받는 곳으로 일자리를 옮기면 되지 않을까? 수요와 공급의 법칙 이면에는, 특히 이 법칙이 근로에 적용될 때는, 노동자들이 임금이 더 높은 일자리에 끌려 저항하기 어려운 고용주를 떠나거나 임금을 올려다랄고 요청하는 등 경사면에 놓인 대리석처럼 효과적으로 자신들을 골라낼 것이라는 가정이 깔려 있다. 경제학의 훌륭한 추상적 개념인 '경제인'은 일정한 한계 내에서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기위해 무슨 일이든 한다고 생각한다.

동료 노동자들이 적극성이 부족한 것처럼 보였을 때 나는 당황했다. 내가 히스사이드에서 제리스로 옮겼을 때처럼 왜 그들은 임금이 높은 일자리로 옮기지 않는가? 아마도 인간은 대리석보다 좀더 많은 '마찰'을 경험하며, 대체로 가난할 수록 기동성이 제한되는 형편이라는 것이 부분적인 답이 될 것이다. … 또한 이미 한 번 언급했듯이, 이미 알고 있는 악마와 전혀 모르는 악마를 교환하는 일을 일반적으로 주저하게 되는데, 후자가 더 나은 임금과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유혹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일자리를 얻을 때마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친구도 없는 상태에서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만 한다. (p.244-245) 」

「 트윈 시티의 취업시장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틴 제이콥스(Kristine Jacobs)는, 노동자들로 하여금 가장 효율적으로 수입을 벌어들이지 못하게 하는 주 요인으로 그녀가 '돈에 대한 금기(money taboo)' 라고 부르는 것을 꼬집었다. "개개인의 수입과 관련해서는 일종의 침묵의 규율이라는 것이 있어요. 사람들은 다른 모든 것 -섹스, 범죄, 질병-에 대해서는 다 고백하지만 자신이 얼마나 버는지, 어떻게 버는지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고용주들이 언제나 의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런 돈에 대한 금기입니다." 라고 그녀는 내게 말했다. (p.246) 」

「 상위 20퍼센트에 속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어떤 것보다 당연한 형태로 다른 사람들에게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내가 이전 책에서 '전문적인 관리자 계층(professional-managerial class)' 이라고 언급했던 계층을 포함하는 이 계층에서교수, 변호사 , 기업가, 예술인, 정치가, 판사, 작가, 프로듀서, 그리고 편집자들과 같은 의사 결정권자, 여론 형성자, 문화 창조자들이 배출된다. 이들이 무슨 말을 하면 모두 경청한다. 이들이 불평을 하면 누군가 서둘러 문제를 시정하고 사과한다. 만약 이들이 자주 불평하면, 부와 영향력의 면에서 이들보다 훨씬 아래에 있는 누군가가 벌을 받거나 심지어 해고당할 수도 있다. (p.257) 」

「 가난한 자들은 부자들을 텔레비전이나 잡지의 표지 등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부자들은 가난한 자들을 거의 보지 못한다. 공공 장소에서 그들을 발견한다 해도 가난한 자들은 종종 자신들이 좀더 형편이 나은 계층에 속한 사람들인 것처럼 위장하는 데 능숙하기 때문에 -위탁 상점이나 아, 월마트 덕분에- 부자들은 자신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거의 알지 못한다. (p.258) 」

「 그와 다른 사람들이 부자들의 시각 상실에 대한 이유로 언급한 것들 중 한 가지는, 부자들이 공간과 서비스를 가난한 자들과 공유하는 것을 점점 원치 않는다는 사실이다. 공립학교와 기타 공공서비스들이 악화되면 부자들은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내고, 휴식시간에는 지역 공원보다는 사적인 공간 -예를 들면, 헬스클럽- 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들은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지 않는다. 이웃과 어울리기 꺼려하며 멀리 떨어진 교외 혹은 경비가 있는 고층 아파트로 사라지며, 널리 유행하고 있는 '시장 세분화' 에 동조하여 부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상점에서 쇼핑한다. 또한 긴급구조원, 웨이트리스 혹혹은 리조트 호텔이 객실청소부로 일하며 '다른 계층' 의 삶에 대해 배우면서 여름방학을 보내려는 부유층 자녀들의 수가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 는 그들이 '오랫동안 해왔던 것이지만 이제는 낮은 임금을 받으며 땀흘려 일하고, 머리를 안 써도 되는 일자리' 보다는 서머스쿨이나 전문적인 일터에서의 인턴처럼 전문직업과 관련된 일을 선호한다고 보도했다. (p.259) 」


2004.08.21
2004/08/21 04:52 2004/08/21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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殺生

2004/08/16 22:44 / My Life/Diary
바퀴벌레를 죽이는 것이 싫다.

하지만 눈에 보이면 여지없이 레이드를 뿌린다. 레이드를 뿌리면 바퀴벌레는 벌렁 천장을 보고 나자빠진다. 배를 보이고 누운 이상 다시 살아나지는 못한다. 고통에 모든 다리를 부르르 떨다가 서서히 떨림이 적어진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서 굳어버린다. 알을 밴 바퀴벌레는 그 떨림이 더 심하다. 자신이 죽기 전까지 알을 낳고서야 죽어버린다. 母性愛다.

따지고보면 바퀴벌레는 사람에게 이유없이 살해당한다. 바퀴벌레는 어두운 구석에서 살인마의 눈을 피해 숨어있다가 적막 속에 활동하고 살기를 느끼면 재빨리 도망친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우리 인간은 그들이 害를 끼치던 끼치지 않던 눈에 보이기만 하면 무조건 죽이기에 혈안이 된다.

바퀴벌레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면, 끔찍하다. 어느날 외계인이 들이닥쳐서 집 밖을 돌아다니는 인간들을 레이저로 쏴 죽인다고 생각해본다. 그러면 바퀴벌레를 죽이기가 싫어진다. 하지만 어쩌랴 난 인간이고 이 놈은 바퀴벌레인 것을. 죽는 자와 죽임을 당하는 자의 차이는 너무나도 크다.

내가 오늘 죽인 바퀴벌레는 자식들을 먹여 살리러 목숨을 걸고 나온 家長이었는지도 모른다.


2004.08.16
2004/08/16 22:44 2004/08/16 22:44

작년이 불경기라고 했지만 73년의 호경기에 힘입고 그간 축적한 것에 의해서 그런 대로 근근이 버티어 냈습니다. 금년은 작년 후반기의 불경기와 금년 전반기의 세계적인 불황 때문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후반기부터는 서서히 좋아질 것이라고들 말합니다. 후반기부터 좋아진다고 해도 눈에 띌 정도로 뚜렷한 경기의 호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렇게 볼 때 확실히 금년은 힘든 해가 될 것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어느 국가, 어느 기업을 막론하고 아무리 경기가 좋을 때라도 항상 그 나름대로 부수적인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언제나 어렵지 않을 때는 없는 것입니다. 문제는 국가나 기업의 구성원이 어떠한 자세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어려움이 어려움대로 남기도 하고, 어려움이 발전의 계기가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세계 경기가 좋다고 해서 그 국가나 기업이 안일하게 있으면 좋은 경기 덕택으로 저절로 성장하는 것이 아닌 반면에, 국제 경제의 여파로 국내 경기가 다소 어렵다고 하더라도 그 국가, 그 기업에 모여 있는 모든 사람들이 창의와 노력을 발휘하면 오히려 어려움을 이기고 더욱 성장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확실히 기업의 성패는 호경기냐 불경기냐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의 노력 여하에 의해 좌우되는 것입니다.

…바로 이 같은 사실은 현대건설이 커나온 길을 보아도 증명이 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여러분께서 잘 아시다시피 지나온 30여년 동안 숱한 기복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한 해도 적자로 그 해를 넘긴 일은 없습니다. 관리면에서나 기술면에서 성장을 했으면 했지 위축되거나 침체되거나 후퇴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국가적인 어려움이나 정치적 혼란기 속에서도, 어떤 불경기 속에서도, 어떤 여건 변화에도 동요되지 않고 성장해 왔습니다.

…금년 들어서 세계의 기름값 때문에 국제수지가 어렵고 또 국내경제도 그 여파로 많이 위축될 것이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나는 우리 현대건설을 주축으로 해서 현대양행, 현대자동차, 현대시멘트, 현대조선 등 어느 분야고 국제 경제의 여파나 국내 경제의 불경기라는 이유로 어떤 어려움을 이겨나가지 못하리라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 1975년 2월 13일 간부 세미나 특강에서 故정주영 현대회장의 발언 가운데 뽑음.


'시간이 없다.' 하는건 무능력한 사람의 특징이라는데, 전 요즘 무지하게 바쁩니다. 일거리는 많은데 몸은 하나인지라 시간이 남질 않는군요. 제가 하고 있는 하찮은 일도 이렇게 넘쳐나는데 다른 일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어디서고 재밌는 얘기는 없고 우울한 얘기들만 가득하네요. '영적인 투자자' 존 템플턴은 뛰어난(?) 낙관론자였습니다. 낙관하지 못하는 자는 투자를 할 이유가 없죠. 어짜피 암울한 세계에 무얼하던 비관적인 결과만 나올 뿐인데 투자따위 해서 뭐합니까? 이리저리 둘러보면 재밌는 얘기도 많습니다.

CBS의 前사장이자 성공한 투자자인 故래리 티쉬는 가치 투자건 성장주 투자건 자신의 투자 원칙을 고수하는 이들만이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투자 원칙의 고수란, 경제 상황에 이리저리 휘둘려서는 이룰 수 없는 것이죠.

요즈음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 할 때 피터 린치-월가의 영웅(One Up On Wall Street)을 MP3로 듣고 있습니다. 들을 때 마다 느끼지만 참 재밌는 사람 같습니다. 하지만 그가 제시한 원칙들을 지키며 투자하는 건 썩 재밌지만은 않죠.

가치투자의 대가들이 가진 공통점,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 우린 할 수 있는 한 많이 그 공통점을 고수하기만 하면 되는게 아닐까요.


「 회사의 실적이 좋은데 주가가 떨어진다면 그 주식을 팔지 않고 계속 가지고 가는 것이 좋은 일이다. 만약 더 산다면 그건 훨씬 더 좋은 일이다. 」- 피터 린치



2004.08.09
2004/08/09 04:16 2004/08/09 04:16

한 늙은 시장의 여우가 자신의 최고 고객 몇 명과 편안하게 앉아 투자철학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들은 하나씩 돌아가며 질문에 질문을 내놓았다.

「 내가 이전부터 알고 싶었던 것은, 시세상승투자와 시세하락투자가 도대체 어떻게 시작되느냐는 겁니다. 」

늙은 증권인이 설명하기 시작했다.

「 자, 내가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몇 십 년 전의 일입니다. 어느 날 오래된 스코틀랜드 혈통의 젊고 잘생긴 왕자가 매력적인 스페인 공주와 약혼을 했다고 신문에 보도된 적이 있지요. 온 세계가 이 아름다운 한 쌍에 매혹되었고, 사람들은 곧바로 그들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그 둘의 로맨스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에 온갖 관심을 쏟게 되었지요. 이 사건은 대중들에게 긍정적인 분위기를 제공하며 일반적인 낙관론이 유럽의 증권시장에도 전염되었습니다. 그럴듯한 이유도 없이 시세는 오르고 또 올랐지요. 많은 투자자들은 부자가 되었고 사람들은 집을 사고 재화를 벌어들이며 투자를 계속했습니다. 당연히 경제는 번창해졌지요. 이렇게 해서 시세상승 투자가 발생한답니다. 」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동의하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으며, 그들 부모님들이 이야기해 주었던 당시의 황금기를 떠올리고 있었다. 증권시장 여우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 그러던 어느 날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나쁜 소식이 날라듭니다. 혼인은 깨어졌고 왕자와 공주는 싸우다가 서로 헤어졌지요. 이 뉴스는 하나의 충격으로 작용하며 증권시장의 폭락을 불러일으켰답니다. 주가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떨어졌으며 부를 구가하던 그 동안의 모든 생활이 거품처럼 날라가 버렸지요. 심지어 자살하는 사람도 있었답니다. 이것이 바로 시세하락 투자입니다. 」

잠시 침묵이 흘렀고, 결국 처음에 질문을 했던 사람이 화난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 아니, 도대체 귀족들의 결혼이 증권시장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입니까? 」

그러자 늙은 여우가 이렇게 되물었다.

「 이상하군요. 내가 처음에 시세상승 투자를 설명했을 때는 왜 그런 질문을 하지 않았나요? 」



자칭 순종투자자인 앙드레 코스톨라니(Andre Kostolany)의 이야기입니다. 가치투자와는 거리가 있지만 시장을 설명하는 그의 이야기들은 참 좋습니다. 이 이야기의 본래 주제는 정치와 주식시장의 관계인데 요즘 상황에도 맞는 것 같아 옮겨봤습니다.

제가 스크랩하여 가지고 있는 2003년 12월 3일자 신문기사를 보면 큰제목이 《 경기 3분기에 바닥쳤다 》 입니다. 재경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경기선행지수가 실제 경기를 3~5개월 선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3분기 저점통과가 유력하다 」고 말합니다. 더욱이 주가는 경기를 선행한다고 하고, 주가가 올랐으니 경제는 더 좋아져야 했지요. 하지만 한 신문 경제면의 내일자 머릿글은 이렇군요.《 한국경제 '먹구름' 몰고오나 》. 반 년이 지났을 뿐 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에 어이없어 해야할까요?

주가가 상승할 때는 아무도 그 이유를 찾으려하지 않고, 단지 주가가 오른다는 이유로 투자의 성공과 경제의 번영을 믿습니다. 작년만해도 주가는 올라도 직접 체감하는 경기는 별로 나아진 것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떨어졌던 주가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어떤 종목은 떨어지기 이전보다 더 올랐기에 자신의 '가치투자'가 증명이 되고 있으며 경제가 더 나아지면서 주가는 더 오를 것이고 아직 상승추세는 끊기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 …

주가가 속절없이 떨어지고 앞으로의 경제전망이 어둡자 사람들은 이유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정치권에서 사건이 터지면 희생양을 찾듯이 주가가 떨어지는 수 많은 문제점을 찝어내고 자신의 투자와는 상관없는 다른 것들을 꺼내들기 시작했죠. 하지만 제가 보기에 이 모든 것들은 예전에도 있어왔으며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있을 일들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무리 한탄하고 욕을 해도 공허한 메아리만 울릴 뿐이죠.

우리 모두는 가치투자란 기업의 내재가치를 찾는 일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제와 시장의 변덕스러움은 예측불가능하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잘 알고 있을까요?

지난 6개월간,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는 회사 속에서 찾는 가치와 시장 속에서 찾는 가치를 계속 혼동할 지도 모릅니다.

「 만약 우리가 주식을 매입하고 1년이나 2년 동안 주식시장이 문을 닫더라도 그리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나는 내가 100% 소유한 시즈 캔디나 브라운의 주식을 만약 팔게 되면 얼마쯤 될지 알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7% 소유한 코카콜라의 주가 수준을 꼭 알아야만 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워렌 버펫


2004.07.29
2004/07/29 04:14 2004/07/29 04:14

워렌 버펫을 비롯한 투자의 구루들은 주변 환경의 변화에 동요하지 말 것을 강조합니다. 벤자민 그레이엄은 시장의 변화로 인해 내재가치와 동떨어져 나타나는 기업들을 포착하는 손쉬운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존 템플턴과 짐 로저스는 가장 안 좋을 때를 가장 좋은 기회로 생각하는 역발상 투자를 강조합니다.

이런 방법들은 기본적으로 경제를 기업과 분리시켜 바라보는 것처럼 보입니다. 경제는 순환하는 것이고 결국은 평균으로 회귀하거나 더욱 좋아질 것이다라는 낙관적인 시각이면 족합니다. 그럼 경제는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가? 네. 단지 기업에 집중하십시오.

경영자에 대한 면밀한 분석은 기업에 대한 면밀한 분석 가운데 한 가지입니다. 우리는 성장주 투자의 대가인 필립 피셔, 그리고 현존하는 최고의 투자가인 워렌 버펫이 경영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을 자주 보아왔습니다. 워렌 버펫은 자기가 전체를 매입한 회사의 경영자를 교체하지 않습니다. 그는 그 회사에 그 경영자가 없었다면 사지 않았을 것이라고까지 말합니다. 정크 본드의 황제였던 마이클 밀켄은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기업의 주요한 부분으로써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인적 자원(Human Capital)을 꼽습니다. 벌쳐 펀드의 원조인 '3번가 펀드(The 3rd Avenue Fund)'의 회장인 마틴 휘트먼은 버펫의 투자 성과는 그의 회계 분석 능력 덕분이 아니라 사람을 보는 뛰어난 눈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회사의 가치 가운데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경영진과 최고 경영자의 능력입니다. 그리고 이건 과거의 건실한 재무기록을 살펴봄으로써 일정 부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오랜 기간 기복없이 좋은 재무 성과를 이루어 왔다면 그것은 기업 자체가 뛰어난 사업 구조를 갖고 있거나 (하지만 단지 뛰어난 사업 구조만으로 잘 운영되는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훌륭한 경영자가 지휘하고 있을 때, 또는 그 두 가지가 모두 결합되었을 때 일 것입니다. 우리는 회사의 과거를 돌아봄으로써 상당히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의 성과에 운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의 주변 환경은 활발히 변해갑니다. 금리가 오르내리고 유가가 오르내리고 예상치도 못했던 충격적인 사건이 터지는가 하면 장기간의 불황과 믿을 수 없는 호황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것은 투자자가 아닌 경영자가 신경써야 할 부분입니다. 자기가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 앞으로 헤쳐나갈 미래를 위해 경영자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것 입니다. 그리고 뛰어난 경영자라면 그 어떤 경제 상황이라도 그에 맞는 해법을 찾아 나아갈 것 입니다. 그들은 이런 일을 위해 고용되었고 그 성과에 대한 경제적, 사회적 보상을 받습니다. 지난 수 년간 존경받아온 경영자들은 바로 그 표본이며 그들이 운영한 회사들의 성과와 회사의 가치는 경제의 불확실성과 변동성 속에서도 꾸준히 좋아졌고 건실했으며 뛰어났습니다.

그런 경영자를 찾아나서 그가 운영하는 회사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좋은 투자 성과를 얻었습니다. 경영자의 자질을 판단하는 것 역시 상당히 어려운 부분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미래의 불확실함을 예측하는 것 보다 훨씬 쉬운 일임에 분명합니다. 버크셔 헤더웨이의 부회장인 찰리 멍거는 투자시에 우리가 아는 범위를 넘어서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우리는 경영자가 이룩한 성과를 보고 그를 판단할 수 있지만 1% 혹은 0.5% 오른 실업수당청구건수라던지 0.25% 오른 금리가 앞으로 기업 운영과 경제 상황, 주식 시장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판단 할 수는 없습니다.


2004.07.06
2004/07/06 04:13 2004/07/06 04:13

주식은 기업일 수 밖에 없습니다. 교과서 맨 앞장에 나오듯이 (듣기도 지겨울 정도로) "주식은 기업의 소유권"이고, 주주는 "지분만큼의 권한"을 갖습니다. 지분만큼의 권한을 갖는 것은 불합리한 요소가 아닌, 다수결과 같은 민주적 요소입니다. 채권과 주식이 다른 점은 회사에 대한 채권의 소유권이 앞선다는 겁니다. 이것 역시 민주적입니다. 내 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의 돈을 빌려서 떼어먹고 자신의 이득을 챙기는 것만큼 더러운 짓도 없죠.

기업의 가치가 주주에게 배분되는가의 여부는 기업 자체가 "계속 기업"이라는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기업이 성장하고 그 성장분을 그대로 주주에게 돌려주면 그 기업은 기업으로서의 가치가 없습니다. 오늘 100원의 이익은 20원 30원 50원이 모여서 이뤄진 것입니다. 20원을 벌고 10원을 나눠주면 10원 가지고 30원을 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오늘 100원의 이익은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린 후에나 이뤄질 것이고 어쩌면 전혀 이룰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기업의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현명한 주주들은 이런 사태를 전혀 바라지 않습니다.

기업이 100원을 벌면 부채와 비용을 제외한 모든 순이익은 주주겁니다. 자기 지분의 권리를 주장하고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기업이 벌어들인 증가된 이익(부채와 비용을 모두 제한)은 한 사람의 돈이 아닌 모여진 돈이 이뤄낸 결과입니다. 이 자금의 집행은 주주 다수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거죠. 현재 배당금이 산정되는 방식도 이와 같습니다. 주주총회에서 다수의 의결이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이죠.


기업의 이익과 자산은 법인에 귀속되있다 하지만 이건 단지 한 방편일 뿐 입니다. 법인이란 주체가 없다면 기업이 영위하는 모든 활동과 그에 대한 결과는 그대로 주주가 감수할 겁니다. 이건 주식회사의 가장 큰 장점과 완전히 대비되는 것이죠.


주주의 권한

주식회사, 소유권은 모두 기본적으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아래에서만 존재할 수 있습니다. 다수 주주가 횡포를 부리면 어떡하느냐, 소수 주주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것은 아니냐… 하는 "보완적" 논의는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본말이 전도되는 것이죠.

소액주주는 경영권이 없다고 합니다. 0.0001% 지분을 사면서 회사를 인수한다는 건 웃기는 소리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회사의 0.0001% 는 내가 인수한 것이고 0.0001% 의 권한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겁니다. 웃긴다구요? 나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를 맹점을 변명하고 여러분과 이념적 논쟁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체제 아래서 우리의 소유권이 인정받고 있다는 건 확실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수급의 논리를 여러 곳에 적용합니다. 주가 역시 수급으로 결정이 납니다. 그러면 그 수급은 어떻게 결정이 됩니까? 이 주식을 사면 오를 것 같다는 사람들의 마음이겠죠. 그럼 그 마음은 어떻게 결정됩니까? 이 기업이 앞으로 돈을 벌 것이라는 예상에서 동합니다. 그럼 이 기업이 돈을 벌 지 안 벌지는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주식과 채권은 경쟁 관계

워렌 버펫이라면 기업이 이뤄온 과거의 기록을 유심히 살필 것 입니다. 기업이 지금 100원을 벌고 15%씩 더 벌어 왔다면 500원에 살 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가치는 어디 있습니까? 지금 100원과 앞으로 벌어들일 돈 (이 벌어들일 돈에 대한 얘기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의 문제로 귀결되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논의해보겠습니다.) 에 있습니다. 워렌 버펫처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에 투자해서 단순히 지속적으로 배당금만 받아 와도 매년 늘어난 순이익만큼의 배당금을 받습니다. 주가가 수급에 의해 난동을 쳐도 배당률은 그 수급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경영권을 행사하고 싶다면 집에 앉아 불평하는 대신 소액주주를 모아 주주총회에서 적은 배당률에 태클을 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채권이 등장합니다. 배당률은 고정적이지만 늘어난 이익으로 배당이 증가하면 주식의 수익률은 높아집니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습니까? 바로 채권가격과 이자율의 상관관계입니다. 사람들은 투자 수단의 비교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주는 주식으로 몰립니다. 그럼 주가는 오릅니다. (그레이엄의 간단한 "진짜 이익" 공식은 배당금+주당순자산의 증가분입니다. 탁월하지 않습니까?) 이건 수급에 의해서 오른겁니다. 그럼 이 수급은 어디서 왔습니까? 바로 기업의 가치에서 온 겁니다. EPS가 변했고 BPS가 변했습니다. 더욱이 여기엔 "장미빛 미래"에 대한 고려는 전혀 들어있지 않습니다. 기업의 성장이 곧 주가의 상승으로 이어진 겁니다. 주식은 기업입니다.


비즈니스 모델과 가치

이번에는 뛰어난 "비즈니스 모델"을 가졌다고 "평가"받고 앞으로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고 "추천"이 들어오는 기업들입니다. 아직 돈을 못 벌고 있습니다. 자본이라고 해봤자 주식공개로 얻은 것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주가가 오릅니다. 역시 수급에 의해서 오릅니다. 그럼 이 수급은 어디서 왔습니까? "장미빛 미래"에서 왔을 뿐 입니다. 가치가 어디에 있습니까? "비즈니스 모델"과 "평가", "추천", "장미빛 미래"에 있습니다. 거기에 무엇이 있나요? SHOW ME THE MONEY! 돈이 없다는 건 확실합니다. 수급 예찬론자들이 쉽게 간과하는 한 가지는 수급이라는 것이 실질적인 가치에 근거를 두지 않는다면 허깨비에 불과하다는 것 입니다. 아시다시피 수 많은 닷컴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고 주식은 휴지쪼가리가 됐습니다. 왜? 가치가 없으니까. 그리고? 주식이 기업이니까.

여기서도 수급 덕택에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그래서 수급이 전부입니까? 수급은 단지 나타나는 현상에 불과합니다.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실체가 없는 것들은 수급이 모든 것을 결정하겠죠. 하지만 아무도 실체가 없는 것을 사려고 하지 않습니다. 제가 300원 주고 옆집 아가씨의 마음을 사겠다고 해봤자 제 동생은 거들떠도 안 볼 겁니다.


2004.06.24
2004/06/24 04:10 2004/06/24 04:10

《샘 월튼 : Made in America》(1992,우리시대사) 를 읽다.

ㆍ샘 월튼, 존 휴이 지음
ㆍ김남주 옮김

「 이것은 기업가 정신과 위험, 고된 노동, 당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알고, 그 곳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기꺼이 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당신의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이 믿지 않을 때조차도 그것을 믿고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이것은 평범한 일을 하는 보통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할 기회와 동기가 주어진다면, 그 무엇이든 성취해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p.11) 」

「 즉, 내가 어떤 품목을 80센트에 샀다고 하자. 나는 그것에 1달러의 가격을 매김으로써 1달러 20센트의 가격을 매기는 것보다 3배 이상 많이 팔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품목당 이윤이 반으로 줄어들었는지는 몰라도 3배 이상 많은 물건을 팔게 됨으로써 총이익은 훨씬 늘어났다. 얼마나 간단한가, 하지만 이 간단한 것에 할인판매의 진수가 담겨 있다. 가격을 낮춤으로써 당신은 판매량을 늘릴 수 있다. 어떤 물건에 보다 높은 가격을 매겨 판매함으로써 벌어들이는 것보다 낮은 소매가로 파는 것이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소매상 용어로 말하자면 판매자의 이윤은 보다 낮아지지만 양이 늘어남으로 해서 더 많은 돈을 벌게 되는 것이다. (p.47) 」

「 흐름을 거슬러 온 한 생애를 보낸 이제 나는 <월 마트>의 믿기 어려운 성공의 진짜 비밀 중의 하나는 바로 그러한 성향에 있었다는 것을 확신한다. 우리의 가장 좋은 기회 중 많은 것들이 필요에서 창출되었다. 부족한 재정, 부족한 자금으로 또 그렇게 외따로 떨어진 작은 지역사회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배워야 했고 해야 했던 것들이 우리가 하나의 회사로 성정하는 데 커다란 공헌을 했던 것이다. 우리가 한동안 시도했던 방법으로 재정을 조달했거나 대회사의 지점이 되었다면, 우리는 아마 해리슨이나 로저스 혹은 스프링데일, 그리고 초기에 우리가 들어갔던 그 많은 소도시들에서는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처음으로 배운 커다란 교훈은 바로 그 곳, 미국의 소도시인 바로 그런 곳에 나를 포함하여 어느 누가 꿈꾼 것보다도 많은 사업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p.78) 」

「 나중에 어떤 작가가 아버지를 가리켜 복잡한 계획을 직관적으로 계발하고, 정확하게 그것을 실행하는 위대한 전략가라고 묘사했을 때, 우리는 모두 킬킬대지 않을 수 없었다. 아버지는 변화무쌍하 사람으로, 그 어떤 결정도 신성시하지 않았던 것이다. (p.104) 」

「 얼마 전에 나는 어떤 판매 관계 관행물에서 1976년에 사업에 뛰어든 100명의 최고 할인업자들 중의 76명이 사라지고 말았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우리보다 많은 자본과 가능성을 가지고 더 많은 기회가 있는, 보다 큰 도시에서 사업을 시작했었다. 그들은 잠시 동안 빛나는 스타였지만, 이내 빛을 잃고 사라져갔다. 나는 그 때부터 그들이 쇠하게 된 것이 실제로 무엇 때문인지, 그리고 왜 우리는 전진을 계속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요컨에 그것은 그들이 자신들의 고객을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고, 자신들의 상점을 보살피지 않았으며, 상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태도를 갖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이 회사 사람들을 관리하려고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상점에서 일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고객을 관리하게 하고 싶다면, 당신은 스스로 그 사람들을 볼보아야만 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월 마트>의 성고엥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단순한 핵심이다. (p.117) 」

「 우리의 장기 투자자들은 그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미국 실업계에서 가장 높고 지속적인 순투자 수익으로 그들에게 보답해 왔기 때문이다. 1977년부터 1987년까지 투자자에 대한 우리의 연평균 순투자수익은 46퍼센트였다. 그리고 1991년 일시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도 우리는 32퍼센트 이상의 순투자수익을 기록했다.

짐작컨대 경영진들 - 우리 회사처럼 커다란 규모의 회사를 경영하는데 시간을 보내는 모든 사람들 - 을 괴롭히는 것은 자기가 맡고 있는 투자자들의 거래 계좌를 항상 크게 동요시키고 있는 자금 책임자들이다. 아다시피 주가가 40달러 내지 42달러로 올라가면 그들은 그 곳에 뛰어들어와서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 이것 보십시오. 이걸 팔아치웁시다. 왜냐하면 이건 너무 올랐으니까요. 과대평가된 주식이란 말입니다. " 그런데 나로서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우리의 회사를 잘 경영하고 있는 한, 우리가 우리의 사람들과 고객들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 한 우리는 성공을 계속할 것이다. 물론 거기에는 이러한 근본적인 것들을 스스로 판단하는 관찰력 및 통찰력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만약 내가 <월 마트>의 주식을 가지고 있거나 그 주주가 되려고 생각하고 있다면, 나는 10개의 <월 마트> 상점에 가서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볼 것이다. " 일하기가 어떻습니까? 회사에서 여러분을 어떻게 대해 줍니까? " 그들의 대답이야말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모든 것들을 내게 알려 줄 것이다. (p.148) 」

「 내가 고려해야 할 모든 것을 뒤떨어지지 않고 처리해낼 수 있었던 한 가지 방법은, 거의 매일같이, 심지어는 토요일 회의를 위해 검토해야 할 서류가 없었을 때조차도 아침 일찍 사무실에 나오는 것이었다. 나에게 있어서 새벽 4시 30분이라는 시각은, 사무실에서 일을 시작하는 데 전혀 이상한 시간이 아니었다. 그러한 새벽 시간은 정말이지 큰 가치가 있었다. 그것은 내가 생각을 하고 계획을 세우고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시간이다. (p.163) 」

「 경험이나 노하우는 부족하지만 정말 그 일을 하기를 원하고, 그 일이 되게 하기 위해서 기꺼이 겸손하게 일할 수 있는 누군가를 데려온다면, 그는 자신에게 결여된 점을 보충해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은 열에 아홉은 사실로 들드러났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그토록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한 가지 방법이다. (p.167) 」

「 내가 제대로 깨닫지 못한 보다 커다란 사실은, 그러한 역설들 - 당신이 가격을 낮추면 낮출수록 더 많이 벌게 된다는 할인판매 원칙 같은 것 - 중의 다른 하나로 판명되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곧, 당신이 동료들과 이익을 나누면 나눌수록 - 그들의 급료를 통해서든, 격려금을 통해서든, 보너스를 통해서든 혹은 주식할인을 통해서든 간에 - 회사에 보다 많은 이익이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경영자가 동료들을 다루는 방식이 곧바로 그 동료들이 고객들을 다루는 방식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약 동료들이 고객들을 친절하게 대우한다면, 그래서 고객들이 상점에 오고 또 오게 되면, 그것이야말로 이 사업에서 진짜 이윤이 나오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서 겉치레만 화려한 판매나 비용이 많이 드는 광고로 단 한 번의 구매를 위해 사람들을 당신네 상점으로 끌어들이려는 데서는 이윤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만족한 고객, 성실한 고객, 다시 오는 고객이야말로 <월 마트>의 깜짝 놀랄 만한 이윤의 핵심이고, 그러한 고객들은 우리의 동료들이 다른 상점의 점원들보다 그들에게 더 친절한 대우를 해주기 때문에 우리에게 충실한 것이다. 따라서 <월 마트> 전체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접촉 중에서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것은 상점의 동료와 고객 사이에 있다. (p.176) 」

「 정보와 책임을 공유한다는 것은 모든 동반체제에서 중요한 열쇠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책임을 주고 일에 관계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준다. 규모가 커지면서 우리의 철학에 충실한 결과, 실제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우리의 많은 수치들을 회사 외부의 세상 사람들과 공유하게 되는 것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에 대한 모든 것들이 외부에 알려지게 되었다. 개개의 상점에서 우리는 그들 상점의 이익과 구매, 매출액, 그리고 가격 인하액을 공개했다. 우리는 일정한 원칙에 근거하여 그 모든 것들을 그들에게 보여주었다. 나는 책임자나 보조책임자들에 국한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다 우리는 그러한 정보들을 모든 동료들, 모든 시간제 혹은 파트타임 상점 고용인들과도 더불어 공유했다. 그 중의 몇몇 정보들은 분명 외부로 흘러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그 정보들을 우리의 동료들과 공유하는 데서 얻어지는 가치가, 그것들이 외부 사람들에게 알려짐으로써 야기될 수 있는 그 어떤 부정적인 효과보다 크다고 믿고 있다. 그것이 지금까지 우리에게 그다지 많은 해를 끼친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실제로 나는 우리가 줄곧 해온 모든 일들이 오늘날 업계에서 가장 진보된 큰 흐름 중의 하나라는 것을 보도를 통해서 알고 있다. 곧, 정보를 비장하기보다는 공유한다는 것이다. (p.189) 」

「 그들은 론 메이어와 그 진영의 모든 사람들이야말로 우리가 잘 해왔던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했고, 당시 우리가 갖고 있던 기초 원리들, 비용을 계속 낮추고 동료들로 하여금 고객을 돌보도록 가르치는 일, 솔직히 말해 겸손한 자세로 일하는 우리의 원칙들을 무시했다. (p.206) 」

「 철학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항상 이렇게 말해 왔다. 당신 자신의 야망을 보이지 않게 숨기라. 글고 회사의 그 누구가 되었든가에 할 수 있는 한 그를 도우라. 팀으로서 함께 일하라. (p.209) 」

「 소매업의 경력을 통틀어 나는 하나의 지도원리에 충실해 왔다. 그것은 간단한 것으로, 이 책에서 나는 그것을 거듭 거듭 거듭 반복해 왔고, 그래서 여러분이 그 말에 진절머리를 내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어쨌든 나는 그 이야기를 다시 하려고 한다. 즉, 소매업에 있어서 성공의 열쇠는 당신의 고객에게 그들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한 사람의 고객으로서 고객의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당신은 모든 것을 원할 것이다. 좋은 품질, 상품의 폭넓은 구색, 가능한 한 낮은 가격, 당신이 산 물건에 대한 만족 보증, 친절하고 해박한 서어비스, 편리한 이용 시간, 자유로운 주차, 즐거운 쇼핑 경험 등이 그것이다. 당신이 어떤 상점을 방문했을 때 그 상점이 당신의 기대를 넘어 섰다면, 당신은 그 상점을 좋아할 것이다. 그리고 어떤 상점에서 당신이 불편을 겪었거나, 곤경에 처했거나, 논에 띄지도 않는 존재처럼 대우받았다면, 당신은 그 상점을 싫어할 것이다. (p.232) 」

「 내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이렇다. <월 마트>가 커지면 커질수록 작게 생각하는 것이 더 더욱 필요한 일이 도리라는 것이다. 바로 그것 -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커다란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소도시의 소매상이고, 나는 - 우리가 가슴을 펴고 으싣며 막대한 매출액과 이익을 자랑하려고 할 때 - 그것들이 모두 힘겨운 작업과 훌륭한 태도, 그리고 배송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물론 시간제 동료들과 상점 책임자들의 팀워크에 의해 한 번에 한 가지 일, 한 번에 한 상점씩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p.285) 」

「 처음으로 우리를 방문하는 방문객들 중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중역진들의 사무실을 보고 일종의 경악을 금치 못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 사무실과 다른 모든 <월 마트> 경영진의 사무실이 트럭터미널 사무실 같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단층의 사무실 - 창고 건물에서 일을 보고 있다. 사무실들은 실제로 그다지 크지 않으며 벽은 비싸지 않은 판넬 벽이다. 우리에게는 멋진 가구나, 두툼한 카펫, 경영진을 위한 바가 설치된 방 같은 것은 결코 없다. 나는 있는 그대로의 우리 사무실을 좋아한다. 우리는 분명 인테리어 상을 받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무실에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들이 다 있고, 아주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 주주들에게 물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p.303) 」

「 짐작컨대 내가 <월 마트> 전체에 걸쳐 자만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토록 강하게 느끼고 있는 한 가지 이유는, 실제로 많은관려적인 절차야말로어떤 제국을 건설한 사람이 갖는 자만의 산물이지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기 주위에 대규모의 스텝진을 구축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 <월 마트>에는 그런 것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 만약 당신이 고객에게 봉사하지 않거나 고객에게 봉사하는 사람들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당신이 필요없다. 작게 생각하는 동시에 우리가 항상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는 또 다른 것이 바로 지나친 자만이다. 당신이 이 곳에서 일하기 위해 적은 자부심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그것을 작게 보이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아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끝내 곤란에 처하고 말지도 모른다. (p.305) 」

「 제1법칙:당신의 사업에 전념하라
그 누구보다도 당신의 사업을 옳다고 믿으라. 나는 내 모든 개인적인 결점 하나하나를, 내 일에 기울인 순수한 열정으로 극복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당신이 이런 종류의 열정을 타고났는지 혹은 그것을 습득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당신에게 그것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만약 당신이 당신으 일을 사랑한다면, 당신은 할 수 있는 한 매일매일 최선을 다해 그것을 하려고 노력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얼마 지나지 않아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당신에게서 나오는 그 열정 - 열기와도 같은 - 을 감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p.321) 」

「 제8법칙:당신 고객의 기대를 넘어서라
만약 당신이 그렇게 한다면 그들은 다시 오고 또 올 것이다. 그들에게 그 들이 원하는 것을 주라 - 나아가 그 이상을 주라. 그들로 하여금 당신이 그들에게 감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하라. 당신의 모든 잘못에 대해서는 보상하라. 변명하지 말라 - 사과하라. 당신이 하는 모든 일을 지원하라. 내가 일찍이 쓴 것 중 가자 중요한 두 마디 말은 예의 그 첫번째 <월 마트> 간판에 써 있던 것이다. 즉, "만족을 보증합니다."라는 말이다. 그 말들은 아직도 간판에 있고, 그것이 이 모든 차이를 만들어 냈던 것이다. (p.324) 」

「 제9법칙:당신의 비용을 경쟁자보다 낮게 통제하라
이것은 당신이 언제나 경쟁적인 이점을 발견할 수 있는 부분이다. 25년간의 경영 동안 - <월 마트>가 국가적인 대규모 소매상으로 알려지기 전까지의 오랜 기간 동안 - 우리는 매출에 대한 비용 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우리 업계에서 제1위를 기록했다. 당신은 여러 가지 많은 실수들을 할 수 있겠지만, 만약 당신이 효율적인 경영을 한다면 그것들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당신이 자니치게 비효율적이라면 당신은 화려할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곧 업계에서 밀려나고 말 것이다. (p.324) 」

「 제10법칙: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라
다른 길로 가라. 관습적인 지식들을 무시하라. 만약 다른 모든 사람들이 어떤 한 가지 방식을 택하고 있다면, 그와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감으로써 당신의 활동 범위를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당신을 손흔들어 세워 당신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하는 많은 사람들에 대비하라. 살아 오는 동안 그 어떤 말보다도 자주 들어 온 말이 바로 다음과 가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즉, 5만명 이하의 인구를 가진 소도시에서는 할인점이 오랫동안 번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p.324) 」


2004.06.15
2004/06/15 04:51 2004/06/15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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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를 K의 가방 속에 몰래 숨겨 들어가 YK와 함께 영화(투모로우)를 보고 영화 상영 도중 들어온 H와 시청 앞 시민광장에서 맥주 피쳐 두 병과 쓰레기 만두를 먹었다.

시민광장에서는 '이상한' 386 콘서트. 바람이 불어 약간은 추운듯한 날씨, 맥주를 먹어도 더운 줄 모르겠다. 시끄럽고 잡다한 노래들이 지나간 후 맨 마지막 차례인 강산에의 노래가 끝나기 전에 자리를 떴다. 지하철에서 내려 집으로 오는 길에 Y의 전화를 받고 역내 창문에 기대어 이야기를 하다 12시가 지나서 역무원에게 쫓겨났다.

집에 돌아와 세수를 하고 Y가 적극 추천한 (제목을 3번 복창해야 했다.) 하림의 '위로'를 몇 번 들었다. 그리고 하림의 다른 노래인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를 수 없이 반복해서 들었다. 아- 좋다.

내일은 화계사에 갈까 말까 고민하고 있음. L은 다음주부터 가자고 꼬드긴다.

2004.06.12
2004/06/12 22:44 2004/06/12 22:44

Roy Buchanan

15살경 부터 본격적인 음악 생활을 시작한 로이 부캐넌은 세션맨으로서 큰 명성을 쌓았습니다. 그 후 'The Snakestretcher' 라는 그룹을 결성하여 활동하며 입지를 다지며 1971년 대표적 음악 잡지인 '롤링 스톤'은 그를 당대 최고의 기타리스트로 손꼽았았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TV에 그에 관한 이야기가 다큐멘터리로 방영되면서 그는 대중적 인기를 확보하게 됩니다.

그 후 여러장의 앨범을 냈고, 국내에서는 'A Street Called Straight' 앨범에 포함된 'The Messiah Will Come Again'이 가장 큰 인지도를 얻고 있는데, 앨범은 몰라도 이 곡만은 알 정도로 국내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곡이 되었습니다.

후에 'When A Guitar Plays The Blues' 앨범이 13주 동안 빌보드 챠트에 머무르며 전성기를 구가하지만 88년 8월, 음주난동으로 동네 경찰서 유치장에 갇힌 그는 그 안에서 혁띠를 끌러 천장에 목을 메 자살하고 맙니다. (이는 여전히 논란거리라고 합니다.)

병진님 말씀처럼 국내에서 유독 안 알려진 기타리스트가 아니라, 국내에서 더욱 유명한 기타리스트라고 해야할 정도죠. 특히나 'The Messiah Will Come Again'은 국내에서 기타를 배우는 과정의 학생들이 모두 한번씩은 쳐보는 그런 곡입니다.


2002.04.29
2004/06/07 13:05 2004/06/07 13:05

게시판에 뿌려졌던 차범근씨의 선수적 기록들 중 기사 내용이나 경기 중의 소소한 일들을 제외하고, 기록에만 입각해서 정리해 봤습니다. 80% 이상의 내용이 틀린 것들이더군요.

* 알려졌던 내용
> 수정된(교정된) 내용



* 77년 대통령배 축구대회(Park''s Cup).
   말레이지아 전 1:5로 뒤지던 상황.
   종료 5분 남겨놓고 4골의 소나기 골.

> 틀림, 76년 9월 대통령배 축구대회.
   1 : 4 로 뒤지던 상황, 7분 남기고 3골 넣어 동점


* 79년 프랑크 푸르트 입단
   8월 당시 세계 최고 리그로 불리던 분데스리가 데뷔
   데뷔전 상대는 도르트문트.
   스타팅으로 75분까지 뜀.
   어씨스트 기록.
   최고권위 축구전문지 ''KICKER''紙 선정 주간 베스트11.

> 틀림, 분데스리가 데뷔는 78/79 시즌 다름스타드98 (Darmstadt 98)
   공격수로 스타팅 출전하여 우베 한(Uwe Hahn)과 77분 교체. (무득점)

   79/80 시즌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Eintracht Frankfurt) 데뷔.
   상대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Borussia Dortmund)가 맞음.
   스타팅으로 뛴 것도 맞으나 75분이 아니고 끝까지 다 뜀.
   어시스트 없음, 왜냐... 0 : 1 로 졌기 때문.


* 세번째 경기 슈투트가르트전
   헤딩으로 승리 결정 골.
   KICKER지 선정 이주일의 골.

> 맞음. 헤딩 골, Kicker지 선정 여부는 알 수 없음.
   전반 52분 1 : 0 에서 2 : 0 쐐기골.
   2 : 0 으로 경기 끝남.


* 네번째 경기 바이에른 뮌헨 전.
  그라보스키 어씨스트로 선취골.

> 틀림, 네번째 경기는 아인라흐트 브라운슈바이그(Eintracht Braunschweig)전.
  전반 32분 득점을 함, 선취골이 아닌 만회골 (1 : 1)


* 다섯번째 경기 최강호 보루시아MG 전.
   한가운데 돌파에 이어 찬 공, 왼쪽 포스트 맞고 골.
   선취골.
   세경기 연속 골.
   이날 KICKER지, 처음으로 <차붐>이라는 단어 씀.

> 틀림, 보루시아MG(Borussia Monchengladbach)전은 8번째 경기.
   차범근 처음부터 끝까지 뛰었으나 한 골도 못 넣고, 팀은 4 : 1로 짐.

   세경기 연속골은 맞으나 2,3,4 번째 경기였고,
   상대팀은 차례로 '슈트트가르트, 브라운슈바이그, 레버쿠젠' 이었음.
  

* 9월 강호 함부르크 전.
   페차이의 어씨스트를 받아 강슛.
   그라보스키 센터링, 헤딩 슛.
   30M 중거리 슛.
   첫 해트트릭 기록.

> 틀림, 79/80 시즌 차범근 해트트릭 기록한 적 없음.
   (11월 쾰른전에서 2 득점이 79/80시즌 한 경기 최다임)
   9월 22일, 함부르크(Hamburger SV)전 에서 풀타임 뛰었으나 득점 없음.
   팀은 3 : 2 로 이김.


* 11월 일본의 오데쿠라가 소속된 쾰른 전.
   두 동양인의 대결로 관심 집중.
   차 선취골, 결승골로 두골 기록.
   오쿠데라 헛발질 7번.
   차붐 대승.
   프랑크푸르트 3:1로 승리.

> 오데쿠라가 아니라 야쓰히코 오쿠데라(Yasuhiko Okudera)
   전반 26분 선취골과 후반 79분 쐐기골로 두 골 기록 맞으나,
   3 : 0 승리임.


* 12월 UEFA 컵 출전.
   첫번째 경기 레알 마드리드를 맞아 차, 선취골을 넣었으나 1:1 무승부
   두번째 경기 AC밀란 전.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강슛.
   포스트 맞고 튀어나왔으나, 골대 5초이상 흔들림. 특종 기사실림.
   3:2로 프랑크 푸르트 승리.

> 죄다 틀림, 79년 11월 28일 UEFA 컵 1라운드 경기.
   상대는 FC 아버딘(FC Aberdeen), 1 : 1 무승부, 1 : 0 승.
   UEFA 컵 2라운드 경기.
   상대는 디나모 부카레스트(Dinamo Bukarest), 0 : 2 패, 3 : 0 승.
   UEFA 컵 16강
   상대는 로테르담 (Feyernoord Rotterdam), 4 : 1 승,  0 : 1 패.
   80년 5월 3일 두번째 경기.
   상대는 쥬브로죠브카 뷰노(Zbrojovka Brno), 4 : 1 승, 2 : 3 패.
   4강 진출.
   UEFA 컵 4강
   바이에른 뮌헨과 첫번째 경기 2 : 0 패,
   두번째 경기 5 : 1 승, 프랑크푸르트 결승전 올라감.


* 80년 3월 UEFA 컵 결승전. 보루시아 MG와 1차전.
   당시 20세의 나이로 ''게르만의 혼''이라 불리던
   로타 마테우스(90년 월드컵 MVP), 갈색 폭격기 ''차붐'' 전담마크 특명.
   신문 <마테우스! 차붐을 막아라> 톱기사.
   경기 마테우스의 완승. 차붐 속수무책.
   2:3 패.

> 맞음. (결과만 봤을 때, 신문 내용은 알 수 없음)


* UEFA 컵 결승전. 보루시아 MG와 2차전.
   역시 마테우스 차붐 전담 마크.
   이번엔 마테우스 속수 무책. 차붐 대활약.
   우측사이드 마테우스 여유롭게 제치고 어씨스트. 1:0 프랑크푸르트 승리.
   차붐, 이날의 선수.
   원정팀 득점 우선권으로 프랑크푸르트
   창단이후 첫 UEFA컵 우승.
   경기 후 신문 마테우스 인터뷰
   "나는 아직 어리다. 하지만, 차(범근)는 현재 세계 최고 공격수이다."

> 맞음. (역시 결과만, 내용 알 수 없음)


* 79~80 시즌 득점 랭킹 7위 랭크.
  세계 상승세 베스트 4 선정됨.

> 틀림, 시즌 득점 31경기 12골로 공동 12위. (동점자 수 제외하면 8위)
   1위는 34경기 26골로 바이에른 뮌헨(Bayern Munchen) 소속의
   칼-하인쯔 루메니게(Karl-Heinz Rummenigge)

   팀내 득점 1위 (12골), 2위는 베른트 홀쩬바인(Bernd Holzenbein, 11골)


* 세계축구 베스트 11 선정됨.
   연봉 독일에서 세번째 액수. 협상 타결.
   독일 대표팀 감독 차붐 귀화 추진. 실패.

> 알 수 없음.


* 81시즌 레버쿠젠과의 경기에서 겔스도프에게
   육탄공격 받아 심한 부상. 프랑크푸르트 팬들 레버쿠젠까지 가서
   겔스도프 살해 위협 소동. 경찰 출동.
   부상이후 슬럼프. 이때도 역시 한국언론 차범근 씹기 발동.
   KICKER지 이일로 <한심한 한국인들> 이라는 기사.
   곧 슬럼프 회복.

> 80/81 시즌 중이던 80년 8월 23일,
   바이어 레버쿠젠(Bayer everkusen)과의  경기 도중 전반 16분
   위르겐 겔스도프(Jurgen Gelsdorf)에게 부상.
   (당시 경기 기록이 미흡하여 확실치 않음)


* 83년 레버쿠젠으로 트레이드.
  프랑크푸르트 팬들 울음바다.

> 맞음. 83/84 시즌 전 트레이드.


* 85~86시즌 분데스리가 MVP !
   득점 4위.

> 맞음. 34경기 17골로 득점 단독 4위.
   1위는 34경기 22골의 스테판 쿤쯔(Stefan Kuntz)
   MVP는 확실치 않음.

   팀내 득점 1위, 2위는 34경기 14골의 헤르베르트 바스(Herbert Waas)


* 86년 한국대표팀 선수로 멕시코 월드컵 출전

> 맞음, 3경기 출전, 무득점.


* 88년 다시 UEFA컵 출동.
   차붐 스페인 에스파뇰을 맞아 극적인 3:3 동점골 터뜨림.
   5만 관중 차붐! 환호.
   승부차기로 레버쿠젠 역시 팀 창단 이래 처음으로 UEFA컵 우승.

> 5월 4일 UEFA컵 결승 1차전 0 : 3 으로 패.
   5월 18일 결승 2차전 3 : 0 으로 승, 81분 차범근 동점골!
   승부차기 3 : 2 로 승.


* 신문 톱기사
   <지구 최고의 선수 ''차붐''>
   KICKER지
   <차붐, 팀 창단 첫 UEFA 우승 두번이나 이끌다,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의 영웅이자 분데스리가의 최고스타>
   분데스리가 외국인 최다출장 최다골 기록 (아쉽게도 이기록은 최근몇년전에깨짐)
   분데스리가 308경기 98골
   우리나라 사상 최단시간 골 기록(전반 시작 15초)

> 확인 불가능, 308경기 98골은 맞음.



어쨌든 차범근씨의 선수적 기록은 거품을 뺀 지금 봐도 엄청나네요. 특히 현재까지 유수 클럽팀에서 그의 기록에 버금가는 능력을 보여주는 선수는 아무도 없기에 더욱 대단해 보입니다.

당시의 기록을 뒤져서 맞춰본 것이니 틀린 점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차범근... 아니 차감독... (이라 부르고 싶군요) 역시 불세출의 스타라고 생각되네요.


2002.05.01
2004/06/07 13:01 2004/06/07 13:01

우리나라에서 한자에서 파생된 단어가 대부분이고 라틴어 역시 영어의 근간을 이루는 것임에는 분명하나 한자에서 파생된 우리가 쓰고 있는 단어의 경우 거의 뜻글자인 한자의 특징에 따라 많은 단어들이 자체적으로 뜻을 포함하고 있고, 뜻의 변형이 중국보다 덜하다는 것 또한 특징이다.

하지만 라틴어에서 파생된 영어의 경우 라틴어의 단어 자체가 조금씩 변형되고, 혹은 음가만 남은채 완전히 변형, 더욱이 뜻의 변형까지 가해져서 탄생한 것이 영어의 단어들이다.

쉽게 말해서, 한자를 할 줄 알면 국어 단어 역시 80% 이상 풀이 할 수 있지만, 라틴어를 할 줄 안다고 해서 영단어를 그만큼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라틴어와 영어는 별개의 영역으로 봐도 무관하지만 (라틴어 교과서를 읽을 줄안다고 영어 교과서를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자와 한글은 둘이 하나이고 하나가 둘인 것이며 한자 교과서를 읽을 줄 알면 국어 교과서를 읽을 줄 아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과서는 모두 한자어의가 들어있는 한글 단어를 쓰고 있으며, 우리나라 한학은 모든 한자어에 정해진 음가와 뜻을 달고 있다.

이 한자교육 정책을 정치적인 입장에서 반대하거나 그런 시각으로 무조건적으로 해롭다고 보지 말고 객관적이고 학교에서 가르치는 '학문' 이라는 입장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국어사전을 펴보라, 주된 내용은 한자어 풀이다. 그것이 곧 국어사전인 것이다. 물론 모든 단어를 한글로만 썼으면 좋겠지만, 과연 그것이 실효성이 있을 것이며 100년 안에 이루어질 수 있을것인가? 현실적이고 역사적인 관점에서 살펴봤으면 한다.


2002.04.21
2004/06/07 12:52 2004/06/07 12:52

원래 유도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어떤 선수가 어떤 선수인지 잘 모르지만, 전에 인간시대 비슷한 형식으로 추성훈이란 선수에 관한 이야기가 방영된 적이 있었다.

재일동포로 한국에서 유도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여러 대회에 참가, 우승도 하고 다수 입상하는 등 대표급 기량을 선보이지만 국가 대표 선발전에만 나가면 국내 유도판의 학연주의, 연고주의 같은 텃세 때문에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물론 실력이 미진해서 상대에게 패했던 경기도 있었겠지만 각종 대회에서 1위를 휩쓸던 선수가 국대선발전에서만 수도 없이 굴러 떨어진다는건 말이 안 되고, 당시 그를 지도하던 한국인 코치 역시 그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어머니와 함께 변변치 못한 생활을 하고 있었고, 그 당시에도 일본의 여러 팀에서 그를 스카웃 하려 했으나 할아버지의 조국(아버지인지 할아버지인지는 확실치 않음)에서 뛰고 싶은 마음에 거절했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고, 그는 28살의 늦은 나이에 일본 대표팀에 발탁됐다… KBS 카메라 앞에서 자기가 받을지도 모를 비난을 의식하는 듯 상기된 얼굴로 일본, 한국 가리지 않고 응원해줬으면 한다는 그의 말에 참 안타까웠다. 이미 유도 선수로서의 전성기를 지나버린 그… 조국이라는 명목하에 청춘을 허비하게 만든 한국 유도판에 본 때를 보여주길 바란다.

아직도 국대선발전에서 패한 후 한국인 코치가 그에게 "미안하다 성훈아…" 라고 울먹이던 목소리가 생각이 난다.


2002.04.23
2004/06/07 12:48 2004/06/07 12:48

인쉬알라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미언론에 관한 글을 보았습니다. 나름대로 일리가 있고 수긍가는 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언론매체는 우리나라 언론매체와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미국이나 기타 경제부국들 일 겁니다.(영국, 일본, 프랑스와 같은) 하지만 국내 언론을 제외하고는 미국 언론이 그 비중이 가장 클 것 입니다.(90% 이상이겠죠) 그 이유로는 어느정도의 언어 해석이 가능하고 메이저 언론이 거대하게 활성화 되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미국 언론매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단지 미국 언론의 보도를 보고 미국만이 한국을 매도한다느니 CNN은 원래 또라이라느니 하는 말을 한다는 건 엄청난 비약이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을 제외한 축구 강국인 프랑스나 독일, 아르헨티나, 스페인, 이태리의 언론을 접하신 분이 몇 분이나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 모든 언론을 접했다하더라도, 미언론은 당연히 친미성향을 띄는겁니다. 미국 블럭버스터 영화를 보면서 '저 영화는 너무 친미적이야 재수없어' 라고 하는 것과 똑같은 어리석은 논리 이상은 안 되는 겁니다.

우리가 객관적인 지표로 삼을 수 있는 피파 랭킹 역시 한국이 왜 조 하위권 팀으로 평가 받아야 하는지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우리 팀이 예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잘해 온 것이 아닙니다. 최근 경기에서 엄청난 성장을 보여주었고 놀랄 만한 팀이 '될 것' 이라는 평가를 받은겁니다.

당연히 우리 국민이야 우리 팀이 최고겠지만 그 결과는 월드컵이 끝난 후에 자연스럽게 밝혀지는 것이지, 지금까지의 기록만을 놓고 봤을 때는 미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언론 역시 대동소이한 평가 뿐일 겁니다.

어쨌든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8강을 '낙관'하지만, 전 한국인이란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2002.05.28
2004/06/07 12:46 2004/06/07 12:46

근래 방송매체를 통하여 순복음교회, 광림교회의 세습과 재정처리 문제가 일반에게 보도되면서 많은 민중과 신도들이 분노와 안타까움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는 모두 교회의 대형화와 자본주의적 상업화에 따른 필연의 소산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어제 오늘 일어난 일이 아니라 긴 시간동안 환부안에서 썩어 문드러지고 있던 것들이 곪아 터진 것에 불과합니다. 우습지만 우리 교회는 10년전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채 2000년 현재를 살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물량주의로 대형화 된 오늘날의 교회, 아직 화려한 교회까지는 못되었다 하더라도 그런 교회를 소망하고 불철주야 노력하는 한국교회'

'십일조라는 이름으로, 축복 받는다는 속임수로, 가난한 자들에게 헌금을 뜯어 부자교회가 되는 것은 하나님 믿기 이전에 불신자만도 못하지 않는가.'

'가난한 사람들은 말한다. "내가 왜 부자 교회에다 헌금을 냈는지 알고보니 후회스럽다." 했다. 또, "교회는 없어야 해요. 목사님 앞에서 미안한 말씀이지만 교회는 가난한 자들의 주머니를 너무 털어요. 미안한 심정도 없이 헌금주머니를 10만원 받는 근로자들 앞에 들이밀고 있으니 그것이 예수님 뜻인가요.'

- 90년10월 [씨알의 소리]
'한국교회는 무엇을 했다고 할 수 있는가?' - 정진동 목사


당금의 교회도, 현재의 논쟁도 과거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빈익빈 부익부화 되어 교회 간에 재정적으로 큰 차이를 만들었어 그 문제가 더 심각해졌을 뿐 입니다.

민중들에게 복음을 전파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을 주된 일로 삼아야 할 교회가 '세계 규모의 교회', '십일조 수입 규모가 세계적인 교회', '사흘만에 수만명의 서명을 받을 수 있는 교회' 라는 말을 자랑삼아 매스컴에서 떠들어대는 작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의 교회는 민중의 교회입니까 아니면 교회를 위한 교회입니까?


'기성의 교회가 사람들을 교회의 필요에 따라 교회로 오라 한다면 민중교회는 민중의 필요에 따라 민중에게로 간다. 교회의 동기가 교회 자체에 있지 않고 민중의 삶 자체에 있다. 행동의 동기가 교회에 있지 않고 하나님에게 있다. '

'교회 예산의 십일조를 민중교회나 민중현상을 위하고 수립하여 지출해야할 것이다. 부자가 된 한국교회가 많다. 수십억 수백억의 예산을 가진 교회들도 있다. 그러나 민중교회는 단 수백만원을 만들 수 없다. 수천만원을 만들 수 있다면 이미 민중의 교회는 아니다. 기성교회의 길을 가 버린 교회일 뿐이다. "

- 90년 11월 [씨알의 소리]
'민중의 교회운동에 대한 회고와 전망' - 김상근 목사


이미 여러차례 뜻있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외쳐졌던 민중의 교회론은 그 당시에도 성행했던 기성교회의 반발에 부딪혀 빛을 보지 못하고 사그러들었습니다. 근래 '샘물교회'와 같은 경우의 교회가 조금씩 나타나고는 있지만 여전히 기성교회의 제 안위 돌보기는 사그러들 줄 모릅니다.

한국의 교회가 진정한 교회로 거듭나기 위해선 편안한 자리에서 안식하려들지 말고 적극적으로 소외된 민중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액수를 헤아리기 어려운 재정을 풀어내어 민중과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있는 교회들을 지원해야만 합니다. 양복을 입고 뱃지를 달고 의자에 앉아 신도수를 헤아리고 십일조 헌금 액수를 살펴보는게 목회가 아닙니다.

올바른 길은 오랜동안 제시되어 왔습니다. 이제는 세속적인 권위, 명예, 재산을 버리고 그 길을 꾸준히 걸어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입을 놀려대도 그들이 움직이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지금껏 자기 안위 챙기기에 바빴고 자기 재산 늘리기에 혈안이 된 모습을 봐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꼬집고 할퀴어야 합니다. 십자가가 교회 간판 이상의 의미를 갖도록 하기 위해서, 진정한 하느님의 사랑을 위해서는 말입니다.


2000.12.20
뉴스엔조이(www.newsnjoy.co.kr) 기고
2004/06/07 11:58 2004/06/07 11:58

그 논리를 천연가스에 그대로 적용시켜보세요. 천연가스 역시 한정되있고 이 역시 반 정도를 유정에서 발굴합니다. 일반적으로 석유 매장층 위에서 천연가스 매장층이 발견됩니다. 이 천연가스는 석유 사업자들이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석유 시추시에 그냥 내다버렸던 것들이죠.

똘빡이 아니기에 발을 떼지 않고 고유가를 지양하는 겁니다. 석유의 중요성을 유지시키려면 고유가가 되어선 안 되죠. 높은 가격으로 대체에너지 개발의 가속 위험을 안고 한정된 자원을 단기간에 팔아버린다면? 네. 똘빡입니다. OPEC의 경우 산유국 정부수입의 대부분이 석유 수출로 벌어들이는 겁니다. 한정되있기에 과부족 없는 적당한 가격으로 오랜 기간 팔아야겠죠.

한 시장에서의 하방경직성이란 말 자체가 일종의 넌센스가 아닐까요? 시장원리는 높은 가격에 수요는 줄어드는 것이고, 경제원리는 모든건 순환한다는 것이겠죠. 높은 가격에 높은 수요의 지속? 그 수요를 꾸준히 지탱해줄 하락 없는 경제적 성장?

과거 사우디의 석유장관은 이미 2050년까지의 매장량을 언급한바 있고 이 매장량이란 게 웃기는 것이 시추 구멍 하나 개발하면 그에따라 늘어나는 겁니다. 2003년 확인매장량 비중이 석유의 경우 중동과 동유럽이 73%를 차지합니다. 천연가스는? 이들 지역이 71% 입니다.

천연가스 수요는 늘어나겠지만 시추 기간과 수송 요건등을 감안하면 그에 발맞춰 장기간 LNG 공급이 늘어날 순 없습니다. 석유가격이 오릅니다. 그리고? 천연가스 가격도 오릅니다. 1차 석유파동이 있기 전까지 천연가스는 1세제곱피트당 5센트였습니다. 이후 3달러로 폭등했죠. 천연가스로 에너지의 20% 이상을 조달하는 미국의 경우 작년 석유 가격 상승과 수급 불균형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전해 대비 두배로 폭등하여 어려움을 겪었죠 (이후 폭락했다가 석유 가격의 상승으로 다시 그 수준에 와 있습니다). 대체에너지가 아무리 나와도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수요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석유와 다를 바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3년 세계 제2위의 LNG 수입국입니다. 이런 점에서 이르크추크 PNG 사업은 현명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한국가스공사의 기업 가치에 어떤 영향을 줄런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원천 자원을 갖지 못한 우리의 에너지 자급도는 계속 열악할 것이고, 이런 부문의 규제는 더욱 심해질 따름입니다.


2004.06.06
2004/06/06 03:37 2004/06/06 03:37

어디서 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재미있는 이야기라 기억을 되살려 봅니다.

말을 하기 전에 수를 먼저 셌다는, 19세기 최고의 수학자로 불리는 칼 프레드릭 가우스(Karl Friedrich Gauss)에 관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입니다. 당대 최고의 수학자로 활약하며 여러 제자를 거느리던 그가 어느 날 앞선 세대의 천재,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을 접하게 됩니다.

그의 제자들과 뉴턴의 법칙들에 관해 얘기하던 중에 제자 가운데 한 명이 가우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 선생님, 이 뉴턴이란 사람은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사과나무 아래에 앉아 있다가 사과가 떨어지는 걸 보고 만유인력을 알아냈다고 하는데 정말 기막힌 운이 아닌가요? 」

그러자 가우스가 이렇게 답합니다.

「 이 바보야, 뉴턴은 엄청난 연구와 노력 끝에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고 공식을 만들어서 모두에게 발표했다. 그렇게 유명해진 뉴턴이 좀 쉬려고 고향으로 돌아갔어. 산책 겸 길을 지나는데 어느 촌부가 와서 그에게 물었지. "선생님은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굉장히 유명하신데 그것이 도대체 뭡니까?"」

가우스는 잠시 뜸을 들였다가 다시 말합니다.

「 뉴턴은 물리학도, 수학도, 아무것도 모르는 시골의 노인에게 자신이 오랜동안 연구한 이론을 자세히 설명해도 그에겐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지. 그래서 모두 줄여서 간단하고 듣기 쉽게, 사과나무의 사과가 땅에 떨어지는 것이 만유인력이라고 말한거야.」



저는 가끔 여러 구루들이 내뱉는 짧은 말들을 볼 때 마다 이 글을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필립 피셔와 워렌 버펫을 얘기하지만 과연 그들의 말을 이해하고 그들이 말한 내용을 실천으로 옮기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자신은 피터 린치식 투자를 한다고 하지만 아무도 그처럼 구두 밑창이 닳도록 수 많은 회사를 찾아가보지 않으며, 필립 피셔의 성장주 투자를 외치지만 자신이 투자할 회사의 수 많은 경영자를 만나보거나 산업과 사업의 구조를 파악하는 이가 누가 있을까요? 혹시 여러분 가운데 템플턴처럼 전세계적인 기업분석을 통한 투자를 하시는 분 계십니까?

수 년전 인터뷰에서 워렌 버펫은 그레이엄과 도드의 증권 분석을 처음부터 끝까지 13번 읽었고 지금도 읽는다고 했습니다. 워렌 버펫식 투자를 하는 분은 어디 계십니까?

그 점에서 모두가 관심 밖에 두고 있는 그레이엄식 투자가 빛을 발하는 겁니다. 그레이엄은 일반 투자자들을 위해 간단한 방법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실증을 보여줬습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 쉽게 보입니다. 수익률도 다른 구루들에 비해 별로 크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레이엄을 구시대적 인물로 치부하고 투자론의 변형을 꾀합니다. 그러면서 버펫을 얘기하고 린치를 얘기하고 템플턴을 얘기합니다.

그런데,
과연 누가 그들처럼 투자하고 있습니까?


2004.06.05
2004/06/05 03:35 2004/06/05 03:35

씨앗의 교훈은, "수확을 거두려면 일을 하라"는 것이다. 흙을 파고 씨앗에 물을 주고(노력) 한동안 기다렸다가(인내) 그리고 나서 열매를 따는 것이다. 노력 + 인내 = 결과! 사람들은 종종 이 법칙을 잊고 있다. 그들은 말한다.

「 오늘 콩을 심으면 내일 무엇이 돌아올까? 」

그 대답은, "젖은 콩"이다. 씨앗의 법칙은 말한다.

「 오늘 심고, 한참 후에 거두어라 」


첫째가 노력이고 그 다음이 수확이다. 그것이 원칙이다. 그 과정을 거꾸로 갈 수는 없다.

앤드류 매튜스, <마음 가는 대로 해라>



장기 투자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기업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매입 후 기다렸다가 이익을 보는 것이죠. 아무리 좋은 종자를 골라서 심었다해도 다음날 열매를 얻으려 하면 젖은 콩만 나올 것이고, 몇 주 있다 땅을 파본들 썩은 콩만 나올 뿐입니다.

좋은 토양에 튼튼한 종자를 심었다면, 결국 탐스런 열매를 맺는다는 것은 보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2004.03.24
2004/03/24 03:54 2004/03/24 03:54

일반적인 가치투자에서, 기업의 가치가 저평가 되었을 때 자신의 자금을 해당 기업의 주식을 사는데 씁니다. 그리고 저평가의 정도가 너무 깊거나 성장에 대한 확신이 클 수록 더욱 많은 금액을 (심지어 유용 가능한 현금의 모두를) 쏟아 붓습니다.

시장은 상승 또는 하락 되고 개별 기업의 주가는 오를 수도 있고 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제 최근의 흐름처럼 시장은 상승을 했다가 갑작스런 폭락을 맞이하게 됩니다. 하지만 주식을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살 수 없는 사람이 있습니다.

더 살 수 없는 이유는 첫째, 아직도 주가가 자신의 평가치보다 낮기에 더 사고 싶지만 현금이 더 이상 없을 경우와 둘째, 시장의 폭락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해당 기업이 저평가 되지 않았을 경우입니다.

첫째 이유에서 자기가 유용할 수 있는 돈이 없다는 것은 이미 충분히 저평가 되었다고 확신한 기업의 주식을 사는데 모든 돈을 썼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것은 자기가 기대하는 수익률에 대한 100%의 확신을 가진 것 입니다. (맨 윗단락의 전제가 옳다는 가정하에) 이렇다면 시장이 폭락해도 더 살 이유도, 현금도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자신의 수익률이 더 높아졌을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생기겠죠.

두번째 이유에서는 시장이 아무리 폭락했다하더라도 이미 충분히 낮은 가격에 샀기에 주식의 가격이 자기가 기대하는 수익률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리고 혹시 관심을 가지고 있던 다른 주식이 시장의 폭락 때문에 과도하게 떨어졌다면 현재 보유한 주식이 거둘 예상 수익률과 현재 과도히 떨어진 주식을 샀을 때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을 비교해서 만약 후자가 더 낫다면 보유 주식을 팔고 그 돈으로 사면 될 것 입니다.

이 이야기는 맨 처음 전제, 곧 자신이 얼마나 신중히 해당 기업의 가치와 주가를 비교하여 매입했고, 그 정도에 따라 올바로 자금을 배분했느냐가 충족된다면 현금 보유는 시장 폭락과는 상관 없이 필요 없는 일이 될 것입니다.

처음 주식의 매입에 신중하면 그 다음 신경써야 할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 보통 주식의 매입이 잘 됐다면 팔아야 할 때는 거의 없을 것이다. " 라는 필립 피셔의 말은 이번에도 유효합니다.


2004.03.19
2004/03/19 03:57 2004/03/19 03:57

일단 저는 주식투자에 관해서 왈가왈부 할 수 있는 정도의 위치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저희 까페의 투자에 관한 모든 글은 공유되는 것이 첫째이므로 다음부터는 게시판에 질문을 올려주세요. 그러시면 다른 뛰어난 많은 분들이 좋은 답변을 주실 겁니다. 처음에는 많은 분들의 서로 다른 의견을 들어보시는 게 좋습니다. (이 글은 투자자 게시판에 올라갑니다.)



일단 기본적 분석을 하시려고 한다면 외국인과 겨룬다는 생각은 접어두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기업의 가치에 집중하게 되면 외국인과 겨룰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뿐만 아니라 그 누구와도) 주식시장은 기업의 주식을 사고 파는 곳이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리고 기본적 분석에 관한 책 여러권을 읽고 시작하셔야 합니다. 인터넷의 조각난 정보들을 접하시다보면 결국 조각난 이해만을 하게 됩니다. 카페 추천도서 게시판 등에서 좋은 책들에 관한 설명을 보실 수 있을겁니다.



PER(주가수익비율)과 PBR(주가순자산비율)은 과거 수치와 현재 주가에 입각한 지표입니다. 그리고 명확한 수치로 계산됩니다. 왜냐하면 현행 제도상 기업은 결산보고서와 분기보고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거기에 제시된 수치와 주가의 비교로 계산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것은 지나간 사실입니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순이익과 자산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기업은 없습니다. 다음 보고서가 나오지 않는 이상 단지 주가의 변동에 따라 PER과 PBR은 변합니다. 이것이 비록 과거 수치가 기준일 지라도 우리가 피터 린치처럼 직접 회사를 방문해 주차장에 쌓아놓은 철근 덩어리를 보고 영업 상태를 파악하지 않는 이상 최선의 방법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단순히 과거수치에 집중하는 것이 가치 투자의 한 부분입니다. 과거에 일정한 수익을 보인 업체가 미래에도 역시 일정한 수익을 보일 수 있습니다. 지금껏 우량했던 기업이 계속 존속하고 지금껏 부실했던 기업이 무너지는 게 다반사입니다. 그렇기에 워렌 버펫은 수십년간 안정된 수익과 성장율을 보인 기업을 선택한 겁니다.



현재의 기업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가치투자자가 해야할 처음이자 마지막 일입니다. 이것은 모든 투자자에게서 다르게 나타납니다. 어떤 정형화된 공식이 있어서 그것에 대입해 얻는 수치가 합당한 수치라고 한다면 주식 시장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현명한 투자자란 말 자체가 넌센스가 될 겁니다.



책에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저평가 되어있고, 그것이 거시적 안목에서 대한민국에 속해 있는 종목이라는 게 이유라고 했다면 몇 가지 짚어봐야할 게 있습니다. 하나는 저평가라는 근거가 무엇이고 또다른 하나는 대한민국에 속해있는 다른 주식 가운데 (그들이 말하는) 고평가를 받는 기업은 그런 거시적인 안목이 왜 적용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뚝딱 하면 기업 분석이 손쉽게 되서 적정 수치가 나오는 공식이나 기술 같은 건 없습니다. 기업 가치 평가에는 다분히 주관적이고 대략적인 수치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벤자민 그레이엄은 안전마진(safety of margin)을 강조했던 것이고 마이클 로우 프라이스는 공식에 대입하여 기업의 가치를 구하는 자체를 어리석은 것으로 보았던 겁니다.



결국 투자는 기업을 보는 투자자 자신의 안목을 기르는 것 외에 왕도는 없습니다.
2004/03/06 05:32 2004/03/06 05:32

내재가치란… (2단계 현금흐름할인법)

로버트 핵스트롬의 내재가치 계산 방법은 우리나라에서도 배당평가모형이라는 이름으로 관련된 서적을 구하실 수 있습니다.

주주이익이나 순이익에 무위험 금리를 할인하여 현재 가격으로 환산하는 이유는 책에도 설명되있다시피 존 버 윌리암스(John Burr Williams)의 투자 가치 이론에 따른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주식의 가격을 채권과 같은 방법으로 평가하게 되는데요,

미래에 기업이 쓸데 다 쓰고 순수하게 가지고 있는 돈(순현금흐름=주주이익)을 채권의 표면금리로 보는 겁니다. 하지만 이 돈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버펫은 단순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오랜동안 본인이 예상 가능한 범위내에서 성장해온 그런 기업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할인율로 현가를 구하는 개념은 다음주의 100원이 오늘날의 100원이 아니라는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제가 100원을 은행에 갖다 넣어도 5%의 예금금리를 받는다면 내년에 105원을 받습니다. 그럼 지금 100원은 100원이 아니라 105원이 되는겁니다. 하지만 1년이 아니라 10년이 된다면 지금의 100원은 더 큰 가치를 갖겠죠.

1년 뒤에 105원을 받게 되는 돈을 5%의 할인율로 할인하면 오늘날 100원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105/1.05 = 100

여기서 저 돈이 주주이익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할인율로 무위험 국채의 금리를 쓰는 이유는 핵스트롬의 말과는 달리 적정 주가를 구하자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업과 비교해 보기 위해서입니다.

" 내재 가치(intrinsic value)를 구하려면, 여러분은 산출되리라 예상한 현금흐름을 가지고 그것들을 현가(present value)로 할인해서 얻을 수 있습니다. - 우리의 경우에, 장기 국채 금리(the long-term Treasury rate) 입니다. 그리고 이 할인율은 필요한 만큼 높은 비율은 아닙니다. (and that discount rate doesn"t pay you as high a rate as it needs to.) 하지만 장기 국채 금리를 기준자(a common yardstick)로 써서 현금흐름을 할인해 얻은 현가(present value figure)로 모든 산업을 아우르는 표준치를 구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계산하면 모든 산업들, 파리채 제조업자에서 휴대폰 사업자까지 경제적으로 동일하게 되죠. "

1998년 정기 총회에서 버펫이 한 말입니다. 만약 장기 국채 금리를 할인율로 쓴다면 그 투자는 단지 국채 금리만큼의 성과를 줄 뿐이겠죠.

그럼 이제 핵스트롬이 제시한 예 두가지만 계산해보겠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순이익 (13,300,000) + 감가상각비 (3,700,000) - 자본지출(6,600,000) = 주주이익 (10,400,000)
장기국채 수익률 (6.81%)

여기에 주주이익을 사용하는 이유는 주주이익이 말 그대로 모두 주주소유라는 생각에서 입니다. 주주이익은 벌어들인 돈에서 사업을 위해 나가는 돈을 모두 제하고 남은 돈으로 생각하는거죠.

핵스트롬은 먼저 이 주주이익을 장기국채 수익율로 그냥 나눠버립니다.


영원히 이 만큼의 주주이익이 나온다고 보고 무한등비수열로 계산하기 때문입니다.

(10,400,000 / 0.0681 = 152,716,593) 약 1억 5천만 달러.

이제 핵스트롬은 껴맞추기를 시도합니다. 자본지출이 감각상각비와 거의 일치하니까 순이익이 그대로 주주이익이 된다고 본다는 전제를 깔고 (거의 일치하나?),

(13,300,000 / 0.0681 = 195,301,027) 약 1억 9천 6백만 달러. (약 1억 9천 5백만 달러인데 책에는 이렇게 나오는군요.)

버펫이 말한 예상치에 들어맞지 않자 핵스트롬은 또 껴늡니다.

신문이 독점사업이라 구독료 인상이 자유롭기에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구독료를 3% 인상할 수 있다는 전제를 또 깝니다.

(13,300,000 / 0.0681 - 0.03 = 349,081,364) 약 3억 5천만 달러.

이 쯤 하면 그만해도 될 것 같은데 핵스트롬은 거듭 껴늡니다...

사주인 캐서린 그레이엄의 능력에 힘입어 매출액 수익율이 높아질 거란 전제를 또 깔며, 세전판매수익율이 현재 10%에서 앞으로 과거 평균치인 15%가 될거라고 또 전제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세전 수익을 명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의 아둔함인지 해석의 잘못인지 저자의 실수인지 모르겠지만 여튼 그래서 4억 8천 5백만달러가 된다는군요 ;


질레트 (2단계 배당평가)

핵스트롬은 내재가치 계산을 열심히 설명하면서도 그것에 관한 공식이나 그에 대한 소개는 하나도 써놓지 않고 계산 결과만 나열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확실하게 이해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제에겐 저자의 무책임으로만 보이네요.

주주이익 (275,000,000)


장기국채 수익률 (8.62%) -> 핵스트롬은 보수적으로 평가한다는 명목으로 9%로 바꿉니다.

여기서 질레트의 과거 성장율이 연 16% 씩 증가해왔고 그래서 질레트의 잠재적인 성장율이 할인율보다 높기 때문에 2단계 평가법을 사용합니다.

먼저 10년동안 15퍼센트씩 수익이 늘어나고, 이후부터는 5퍼센트씩 늘어나는 경우입니다.
그럼 이건 그냥은 못쓰고 재무계산기나 엑셀을 사용하셔야 합니다.



제가 작성해서 캡춰한 화면입니다.

책에 나온 것 처럼 15%의 성장율을 적용하면 약 1백60억 달러가 나옵니다.


12%로 하향 조정하면 12,673,218,155. 10%일 경우 10,801,693,427. 7%일 경우 8,485,598,472.


B의 성장율 부분만 바꾸면 됩니다.

보면 아시겠지만 아무 설명 없이 이해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이 책을 추천하시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이해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이런 면에서 저나 다른 초심자들에게는 너무 벅찬 책입니다. 사실상 보통 투자자에겐 효용성 있는 공식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 계산 부분을 제외하고는 읽을만 합니다.

(a)는 향후 10년까지는 현금흐름에 성장율을 곱해서 그걸 할인합니다. 배당평가모형에서는 매해 얻는 배당(여기서는 현금흐름)의 합을 할인한 값이 곧 내재가치가 됩니다.


(b)는 영원히 5% 성장이라는 말도 안되는 가정이지만 하여튼 이렇게 계산할 경우 역시 무한등비수열로 계산되어 그냥 나눠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여기서 0.04 는 "할인율 9% - 성장율 5%" 이고, (1.09^10)을 곱해준 이유는 지금 현 시점으로의 현재가치를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만약 0.04만 해준다면 10년 뒤의 현재가치가 되겠죠.

오랜만에 책을 꺼내서 정리하다보니 말끔하지 못한 것 같네요. 기업 가치 평가에 대한 수많은 공식이 존재하고 수많은 연구가 있지만 그걸 알맞게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중요한건 버펫은 이런 계산에 매달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 내용은 배당평가모형과는 좀 다릅니다. 배당평가모형의 전제는 배당이 모두 지급되야 하고 말 그대로 산출 근거가 배당이 되야 하겠죠. 하지만 주주이익의 개념과 산출 방법에서 동일하기에 배당평가모형을 차용했습니다.


2004.02.25
2004/02/25 04:07 2004/02/25 04:07

먼저 전 기술적 분석도 어느 정도 효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기술적 분석의 근거가 너무 불안하고 취약하다고 봅니다.

일단 가치투자에 대한 정의가 먼저 필요하겠습니다만 이것이 거의 무의미한 일이라는 건 투자의 대부 그레이험이 말한바 있죠.

'투자 자체는 모두 가치투자다. 가치가 없는 것에 투자를 하진 않으니까...'

그리고 투자의 성공이란 것에 대해서도 정의가 필요하겠죠. 하지만 이것 역시 어느 정도의 수익률, 어느 정도의 기간을 잣대로 삼아야 할 지 알 수 없습니다.

1년간 100% 의 수익률을 올린 사람이 다음 해에 그만큼 까먹었다면 2년간 아무것도 못한 것이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니까요.
미국의 뮤추얼 펀드는 장기채권 대비 초과 3% 이익을 올리면 괜찮다고 본다는군요. 그게 약 10%의 수익률입니다. 그럼 이 수익률은 성공이라고 봐야할까요 실패라고 봐야할까요.

그리고 고정된 가치투자용 주식이란 없다고 봅니다. 여기서 많이 인용되는 안전마진이 확보되지 않은 주식은 재무구조가 아무리 뛰어나도 매입하지 않죠. 물론 이 안전마진이란게 어떻게 보면 모호한 개념이겠지만 단순히 보면 주가가 많이 떨어진 기업일 뿐이죠.

차트를 이용한 투자가 결코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걸로 수익을 올리는 분들이 분명히 있으며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 역시 차트를 이용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것이 결코 논리적일 수는 없습니다. 본래 주식시장이 논리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죠...

논리적이라면 이미 수 많은 수학, 과학, 논리학자들이 주식시장을 점령했을겁니다.

좋은 기업이 주가가 바닥을 기는 이유는 한가지 입니다. 사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죠. 기술적 분석이 아니더라도 알 수 있는 거죠. 그런 주식을 사는 사람들은 그 기업이 결국엔 높은 성장성으로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게 되리라 믿고 사는 겁니다.

일례로 존 템플턴의 운용 포트폴리오 중 많은 수의 기업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었고, 그로인해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결국에 조명을 받았고 템플턴은 전설적인 투자가가 되었습니다.

주가가 가치를 수렴하는 그 기간이 얼마가 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데이트레이더가 1시간 후의 주가를 확신하는 것 만큼의 확신은 가질 수 있죠. 기회비용의 측면에서 볼 때 손해라고 합니다만, 수시로 수수료가 지불되는건 기회비용이 아니면 뭘까요?

저는 기술적 분석이 차트와 보조지표를 가지고 설명할 수 있는게 가치투자와 비교해 많지 않다고 봅니다. 재무제표가 과거의 기록을 반영한 것이듯 차트 역시 과거의 기록일 뿐이고 결국 그건 같은 정도의 효용 이상을 갖지 못합니다.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제시한 예가 있죠.
한 기업의 과거부터의 차트를 가지고 반을 잘라서 앞 부분의 차트를 보고 뒷 부분을 맞추어 보라는... 과연 심리와 수급을 반영하는 거래량, 이평선, 추세를 반영하는 볼린저 밴드를 보고 논리적 판단하에 맞출 수 있을까요?

분명한건 코스톨라니 당시에는 도전하는 사람이 없었다는군요.

그리고 이건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만 데이트레이딩, 스캘핑은 선물투자와 다를바 없는 제로섬 게임입니다. 단순히 본다면 20명이 10명씩 나뉘어 같은 주식을 사고 팔고 그 주식을 당일에 처분하는 것과 다를게 없죠.

저는 저 나름대로 제 투자를 성공이라고 봅니다. 8개월간 약 9%의 수익률이지만 이건 다른 여러 투자 수단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을 초과하는 거니까요. 그리고 그것이 제 나름대로의 합리적 분석에 의해 얻어진 것이라는데 더 큰 의의를 갖습니다.
2003/08/11 05:34 2003/08/11 05:34

60미터

2003/03/26 17:56 / My Life/My Writings, etc
일단 160미터면 518.8 피트죠? 모든 메이저리그의 구장에서 홈런 비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이 컴퓨터로 정확하게 측정되기 시작한건 10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 기록됐던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서 알 수 있는) 대부분의 기사는 오도되고 과장된 것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유명한 것이 베이브 루스가 26년 600피트짜리 홈런을 쳤다는 것과 미키 맨틀이 53년 565피트를 쳤다는 것들인데요,

베이브 루스 같은 경우는 당시 대부분의 여건을 감안하면 100-150피트를 감해야 맞는 수치가 나오고 미키 맨틀의 경우는 장외홈런이었는데, 사실은 공이 떨어진 지점이 아니라 구장 근처에 살고있는 꼬마 아이가 들고 있던 자리를 낙하점으로 보고 잰거였습니다. 첫 낙하후에 공이 얼마나 튕기고 굴렀는지는 측정할 수 없었죠. 후일 약 510피트 정도 뻗어나간 것으로 추측할 뿐입니다.

컴퓨터 측정이 이뤄진 후 처음으로 세실 필더가 500피트를 넘는 (502피트) 짜리 홈런을 쳤던 적이 있고, 당시 최강 타자였던 호세 칸세코가 토론토의 스카이돔의 5층에 떨어지는 홈런을 친 적이 있는데 이건 겨우(?) 484피트 였습니다. 그리고 홈런의 대명사인 마크 맥과이어가 97년에 랜디 존슨에게서 538피트짜리 대형 홈런을 쳐내며 최고로 등극하고, 이후 또다시 맥과이어가 98년에 당시 최고의 투수던 리반 허난데즈에게 545피트(168m) 짜리 초대형 홈런으로 새기록을 작성합니다. 그리고 이 545피트는 과학적 최대 산술치에 해당합니다.

대부분의 메이저리그 거포들이 500피트 근처에도 못가는 홈런을 치는게 현실입니다. 400피트 정도를 치면 꽤 장거리를 날리는거고, 450피트 정도를 치면 뛰어난 파워 히터로 평가받는다는군요. 98년도에 맥과이어에 이어 66홈런을 쳤던 새미소사의 최장거리 홈런이 500피트였고, 현 최고의 홈런왕 배리 본즈 역시 작년에 기록했던 491피트가 최장 기록입니다. 그만큼 160미터 짜리 홈런은 160킬로미터 짜리 공을 던지고, 치고 하는 것보다는 더 어려울 것 같네요.

참고 : baseball almanac, cnnsi.com, 71786번


2003.03.26
2003/03/26 17:56 2003/03/26 17:56

2002.xx.xx

2002/05/14 23:15 / My Life/Diary
요즘은 (아마 6개월 이상은 되었을 것이다) 베끼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쓸 수 없다. 약 2개월 남짓은 모든 문학적 활동이 정지되었다. 이유를 추적해 보니 나는 글쓰기에는 소질이 없다는 것과 아무리 뛰어난 작문가라 하더라도 실업가 만큼 많은 돈을 벌지 못 한다는 사실을 확연히 인식하게 된 결과인 듯 하다. 늘어난 건 무의식 속에서 써 온 한자어들이고, 덕분에 여기서도 엄청난 남발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점 미달로 전과는 불가능 할 듯 하니, 복수전공 후 타 대학 편입을 고려중이다. 술에 취해 널부러지고 전화질하는 생활은 아련한 청춘이었거니, 다시 재생하고 싶지는 않다.

환경은 어린이를 어른으로 만든다.
2002/05/14 23:15 2002/05/14 23:15

2002.05.13

2002/05/13 23:14 / My Life/Diary
사랑의 정리는 사랑의 고백만큼이나 설레다.
2002/05/13 23:14 2002/05/13 23:14

2002.05.11

2002/05/11 23:14 / My Life/Diary
정신없이 사는 요즘, 서점에서 책을 몇 권 들쳐보곤 시간이 없어 봐두었던 책을 계산하고 집으로 가다가 문득 책이 바뀐 것을 발견. 아이보리색상의 표지가 영락없이 똑같았다. 서점의 점원은 " 책을 색깔보고 사시나 보죠? "

이틀 내내 글씨만 쓰다. 오른손이 뻐근함. 집필법(執筆法)을 다시 익힘. signo펜을 하나 구입하다. 1800원, 사면서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김광석, 장나라와 장필순을 듣다.
2002/05/11 23:14 2002/05/11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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