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나왔으니 망정이지만, 나는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유명인들의 유언 모음집>이라는 책을 갖고 있다. 유학할 때 어렵게 발견해서 일부러 주문한 책이다. 가끔 심심하면 들여다보는 책인데, 기라성 같은 사람들의 삶을 마치는 마지막 말답게 기막힌 아이로니와 재치, 철학적 메시지들이 담겨 있는 유언들이 많아서, 내가 읽은 그 어느 위대한 작품 못지않은 여운과 메시지를 준다. 나는 본격적으로 유언집을 꺼내 들었다. 책에 코를 파묻은 채 유명한 사람들의 유언을 열심히 보며 어떤 말을 조금 바꿔서 내 유언으로 써먹을 수 있을까 연구해 보았다. 미국 시인 하트 크레인이 “잘 있거라, 모든 사람들아(Bye, everyone)” 라고 한 것을 “잘 있거라, 한국 사람들아” 로 바꿔 볼까, 아니면 콘래드의 작품 <암흑의 오지(Heart of Darkness)>에 나오는 주인공 크루츠가 말한 “끔찍하다, 끔찍해(Horror, horror)” 를 거꾸로 “멋지다, 멋져” 라고 할까. 콘래드 자신의 마지막 말은, “여기......” 였다고 하는데 그럼 나는 “거기” 라고 할까. 아니면 카이사르의 유명한 말을 변용해 “왔노라, 보았노라, 그리고 돌아가노라” 라고 할거나? 또 아니면 지난번 돌아가신 마더 데레사처럼 “이제 더 이상 숨쉴 수가 없구나(I can't breathe anymore)” 를 바꿔서 “이제 더 이상 볼 수가 없구나” 로 할거나. 한참 동안 들여다봐도 신통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자꾸 책상 위에 높이 쌓여 있는 시험지로 눈이 가고 내일은 학생들에게 꼭 돌려줘야 할 것 같아 할 수 없이 유언집을 침대에 내려놓고 다시 채점을 계속했다. 이번 시험은 문제가 어려웠는지, 60점 이하의 학생들이 꽤 많았다. 점수가 나쁜 학생들의 시험지에다가 “꼭 내게 와 면담할 것! (You've got to come and see me!)” 이라고 쓰다가 불현듯 생각이 났다. “아, 내 유언은 바로 이 말, ‘You've got to come and see me!’ 가 어떨까.” 아니면 퇴근할 때 과 사무실의 조교들에게 하는 말, “수고해라, 나 간다” 는 어떨는지? 또는 학생들 시험 감독하다가 화장실 다녀올 때 하는 말, “커닝하지 말아요, 나 금방 돌아올테니” 는? 그때 갑자기 밖에서 길고 날카로운 경고 사이렌이 들려왔다. “어, 무슨 사이렌이지?” 달력을 보았다. 10월 28일. 민방위날도 아닌데. “그럼 진짜잖아!”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때 다시 한 번 사이렌이 울렸다. “분명히 무슨 일이 있나 보다. 북한에서 쳐들어온 것 아닌가?” 외삼촌 댁에 가신 어머니에게 전화하기 위해 급히 안방으로 갔다. 아무리 서랍을 뒤져도 전화번호책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럼 동생집에 전화해야지. 그런데 번호가 어떻게 되더라? 생각이 나지 않았다. 어제 차에 휘발유가 떨어져 연료 탱크가 비었다는 사인이 계속 켜졌는데 귀찮아서 주유소에 들르지 않은 것도 후회가 되었다. 마음은 더 급해 왔다. 그때 현관 문이 스르르 열리며 여섯 살짜리 조카 건우가 이상하게 생긴 나팔을 불며 들어왔다. 소리가 민방위 경보와 아주 흡사했다. “건우야, 너 아까부터 이것 불고 있었니?” 건우는 계속 나팔을 불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지, 진짜 비상 경보가 아니라 건우 나팔 소리였구나.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내 방으로 돌아왔다. 황급하게 뛰쳐나가는 바람에 유언집은 침대 발치에 굴러 떨어져 있었다. ‘이렇게 죽기 싫은데 유언은 무슨 유언.’ 다시 책상 앞에 앉으며 나는 실소를 머금었다. 이 세상에 남기는 마지막 한마디고 뭐고 평상시에 하는 말이나 잘하고 살아야지, 생각하며 다시 채점을 하기 위해 빨간 펜을 들었다. 그런데 가만있자, “이 세상에 남기는 말 한마디보다 평상시에 말을 잘하고 살자” 는 유언으로 어떨까? ㅡ 장영희, 「이 세상에 남기는 마지막 한마디」,『내 생에 단 한 번』(2000), pp.177-182 부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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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어느 시절은 그 자체가 하나의 ‘점’(點)처럼 되어 있다. 그런 점들이 엮어져 그 사람의 전체 삶이 된다. 이것을 점철(點綴)이라고 한다. ‘점’은 그 자체로 소중하며 그 자체 안에 고유한 가치가 있고 다시 반복할 수 없는 기회다. 그러므로 그 어느 한 시절도 상대화해버리면 삶이라는 선(線)에 이상이 생긴다.
10년전 이 단락에서 나는 이 ‘선’을 위로 향한 탑의 형상으로 상상했다. 한 점, 한 점 제대로 살아내지 못한 이에게 완전한 삶이란 불가능하다는 준엄한 정언(定言)! 그러나 몇 년이 지나 나는 이 ‘선’을 옆으로 눕혀 버렸다. 나는 그 계기를 찾아보려 했지만 결코 찾을 수 없었다.
어제는 피자를 시켜 몇 조각 집어 먹고는 너무 피곤해 잠에 들었다. 새벽께 일어나 보니 밤새 가족들이 하나 둘 집어 먹고 한 조각이 남아 있었는데, 그걸 바퀴벌레 몇 마리가 나눠 먹고 있었다. 하도 오랜만에 보는 바퀴벌레라 반가움마저 들었달까- 왠지 가족 모두를 배부르게 먹인 기분에...
“한 번 바퀴벌레는 영원한 바퀴벌레라는 것이 그들의 좌우명이다.”고 뉴욕 동물학회를 대변하는 생물학자이자 『밀림시대』의 저자인 윌리엄 비브는 그의 책에 기록하고 있다. “바퀴벌레는 어느 곳에서나 발견된다. 그들은 훌륭한 몸이나 찬란한 몸 색깔에 대한 갈망도 없다. 절대 남을 공격하지 않고, 어떤 경우에는 자신을 방어하는 것조차도 거부하며, 자신이 생명의 역사에서 배제되는 것마저도 감내하며, 안전한 생활과 생명체의 중간 코스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충동- 너무나 무익한 충동이 몸을 옭아맨다. 충동은 역치를 뛰어넘는 정신력을 동원하고, 종국엔 비할 데 없는 피곤함에 지쳐 잠에 든다. 잠에서 깰 때면 언제나 무시무시한 시간의 속도를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그 뿐이다. 충동 이외의 상황에선 마치 카프카의 변태된 벌레처럼 침대 속에서...
청소를 했다. 오랜 두통의 원인이 되었을 법한 모니터의 잘못된 위치도 바꿔버렸다. 벽에 걸려 있던 2007년 1월의 달력도 떼어버렸다. 알고는 있었지만 하고 싶지 않았던 일들 몇 가지, 사소한 몇 가지 할 일들을 해냈다. 다만, 청소를 해도 먼지는 쌓인다. 청소를 하면서도, 달력을 떼어내면서도, 모니터를 바꾸면서도 변함 없이 ‘청소를 해도 먼지는 쌓인다.’
... 인간은 아무리 노력해도 극복할 수 없는 불가항력(不可抗力) 속의 존재이다. 첫째, 불가항력은 인간이 자기탄생의 시간차원(시대)과 공간차원(장소), 그리고 인간차원(핏줄)을 선택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둘째, 불가항력은 인간이 자신의 능력을 선택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셋째, 불가항력은 시간의 흐름 위에 나타나는 불확실성(不確實性)에서 온다.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외침은 법(法)과 제도 차원에서 불평등을 제거하기 위한 슬로건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오늘은,
때를 밀고 가뿐한 마음으로 아주 오랜만에 책장을 둘러보고는...
길을 잃어버린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全靑春이
한꺼번에 허물어져버린 것 같은
슬픔을 맛볼 때가 있듯이
레코오드판에서 바늘이 튀어오르듯이
그것은 어느 늦은 겨울날 저녁
조그만 카페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나는 마른 나뭇가지처럼 힘없이
천천히 탁자 아래로 쓰러졌다.
ㅡ 기형도,
『레코오드판에서 바늘이 튀어오르듯이』부분
2008년 미국 챔피언 암말 Zenyatta (9전 9승)
내 집에 있는 좋은 물건이라고 해 봐야 『맹자』(孟子)라는 책 하나가 고작인데, 오랜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돈 2백 푼에 팔고 말았소이다. 그 돈으로 배부르게 밥을 지어 먹고는 희희낙락하며 영재에게 달려가 내 처신이 어떠냐고 한바탕 자랑했더랬지요. 영재 역시 오래도록 굶주림에 시달린 터라, 내 말을 듣고는 그 즉시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을 팔아 버리고선 그 남은 돈으로 술을 사 와 내게 대접하더이다. 그러니 맹자(孟子)가 친히 밥을 지어 내게 먹이고 좌구명(左丘明)이 손수 술을 따라 내게 권한 것과 다를 게 무어 있겠습니까? 그날 영재와 나는 “우리가 이 책들을 팔지 않고 읽기만 했더라면 어찌 조금이나마 굶주림을 면할 수 있었겠나?” 라고 하면서, 맹씨(孟氏)와 좌씨(左氏)를 칭송하기를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때 문득, 진실로 글을 읽어 부귀를 구하는 것이 요행을 바라는 얄팍한 술책일 뿐이요, 책을 팔아 잠시나마 배부르게 먹고 술이라도 사 마시는 게 도리어 솔직하고 가식 없는 행동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으니, 참으로 서글픈 일이외다. 족하(足下)는 어떻게 생각하실는지요?
이덕무 (강국주 편역),『깨끗한 매미처럼 향기로운 귤처럼』 |
1 + 1 조차 혼란스럽다.
모른다.
Hands of Time - Groove Armada (with Richie Havens)
Oh it seems to me, can't turn back the hands of time
yesterday was left behind ...
... 배고파
1745년에 쓴 <젊은이가 정부(情婦)를 선택할 때 따라야 할 충고>는 지금도 꽤 유명하다. 그러나 프랭클린의 손자와 19세기에 그의 글을 편집한 사람들은 이 글이 너무 상스럽다는 이유로 발표하기를 꺼렸다. 프랭클린은 우선 결혼이야말로 성욕을 “구제하는 합당한 방법” 이라고 극찬하면서 에세이를 시작했다. 그러나 독자가 “이 권고를 따를 생각이 없고 여전히 불가피하게 성교를 해야 한다면, 젊은 여자보다는 나이 든 여자와의 정사를 원칙으로 삼으라.” 고 충고했다. 프랭클린은 이어 톡톡 튀는 8가지 이유를 열거했다. 첫째, 그들은 아는 것이 많고 대화를 잘 이끌어 나간다. 둘째, 그들은 외적인 아름다움이 시들었기 때문에 대신 “남자를 휘어잡을 수 있는” 유용한 서비스를 수천가지나 알고 있다. 셋째, “어린애를 낳을 위험이 없다.” 넷째, 사려 깊다. 다섯째, 여자는 위에서 아래로 늙기 때문에 비록 얼굴에는 주름이 졌을지라도 하체는 여전히 강하다. 따라서 “얼굴에 물통을 씌우고 거들 안의 부분만 고려한다면, 젊은 여자와 나이 든 여자를 구별하기 어렵다.” 여섯째, 처녀를 타락시키기보다 나이 든 여자를 유혹하는 것이 죄가 덜하다. 일곱째, 죄책감 역시 덜한데 왜냐하면 나이 든 여자는 행복하게 만들 수 있지만, 어린 여자는 절망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프랭클린은 뒤로 넘어가게 만드는 이유를 적었다. “여덟째, 그들은 너무나 고마워 한다!!” ㅡ 월터 아이작슨,『벤저민 프랭클린: 인생의 발견』, p.195~196 |
100달러 지폐에 얼굴이 박힌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저민 프랭클린.
존경스럽지 아니할 만하지 아닌 게 아니지 않지 않을 수 있지 않소?
느낌... 전체적인 문장의 느낌이 계속 울리는데 “이곳을 지나...” 이후의 문장이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어디서 언제 읽었는지도 몰라서, 왠지 싯구절인가 싶어 뒤적여봤으나 헛수고. “마리아브론 수도원 입구는...” 으로 시작되는 헤세의 『지와 사랑』 첫 구절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러다 지금 이 순간!
‘이곳을 지나 슬픔의 도시’
친구는 모두 내게서 떠나가고 슬픈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친구여, 나와 말하라, 나를 비웃어라.
아아, 친구는 공허하게 얼굴을 돌린다.
ㅡ 다자이 오사무, 「어릿광대의 꽃」
다만 이제는 너무 늦어버려 기록으로 남겨둘 뿐.
그 빈 기쁨들을 지금 쓴다 친구여.
ㅡ 기형도, 「포도밭 묘지 1」
ㅡ「먼 곳에의 그리움」, 전혜린
값싸고 양 많은 공동번역 성서를 꺼내들자 사진 한 장이 떨어졌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몇몇 신도들과 김 스테파노 추기경이 놀이터 앞에서 꽃을 들고 있다. 20년이 훌쩍 넘어버린 성경과 사진이다.
아! 네가 비참하게 되리라.
자기를 빚어 낸 이와 다투는 자여.
옹기그릇이 옹기장이와 어찌 말다툼하겠느냐?
ㅡ「이사야」45:9-11
아마도 나는 사진 바깥 어디선가 그네를 타고 있을 것이다. 아무 기억도 없지만, 나를 처음 가르친 곳은 천주교 유아원이다. 내 한계선은 거기서 그어졌다. 이 마르꼬 소년.
나는 복음서 아무 데를 찾아보아도
계명이나 위협이나 금지를 찾아낼 수가 없다.
“그렇지만 아버지, 저도 역시 영혼들의 행복을 바라고 있어요.” 그는 말했다.
“아니다, 너는 영혼들의 복종을 바라고 있지.”
“복종 속에 행복이 있는 것입니다.”
ㅡ『전원교향악』, 앙드레 지드
한 달 쯤 전부터 윗어금니 잇몸에 염증이 생겨서 시큼거리고 피가 흐른다. 입 속을 흐르는 피 때문에 구취가 생길 무렵, 김 스테파노 추기경이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실은 이미 그때 몇 가지 쓸거리를 구상했다. 그리고 내심 이 생각이 사라지기 전에...
그렇지만 하느님 없이 인간이 과연 선한 일을 행할 수 있을까?
문제는 바로 이거야. 나는 언제나 그 문제를 갖고 생각하는 거야.
그렇게 되면 인간은 누구를 사랑할 수 있단 말인가?
ㅡ『까라마조프가 형제』, 도스토옙스키
마지막 고해성사는 고역이었다. 고할 죄를 만드는 일에 지쳐버렸다. 벽 뒤에 누가 있던지 간에, 인간의 죄를 감당할 수 있는 인간은 없다.
김 스테파노 추기경 옆에서 꽃을 들고 있던 이 데레사 여사는 요즘 미신에 빠져 있다. 몇 년 전에는 부적을 쓰는데 돈을 대더니, 급기야 좋은 이름을 반복해서 들으면 운명이 바뀐다는 아주 <과학적인> 미신에 혹해 두 번째 이름을 만들어 왔다. ㅡ 아, 그 돈은 다만 얼마간의 헌금입니다. 어디에 쓰이던 천국의 천칭에선 같은 질량을 갖습니다. (천국이 있다면 말이죠?) 상황이 종교를 만듭니다. 꽃도 신앙도 인간도, 철이 바뀌면 시들지요.
피는 계속 흐르고 염증은 낫지 않는다. 죽을 때까지 쑤실 것만 같다.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나니.
아멘.
선천적인 어림짐작을 통한 수리감각 (Approximate Number Sense , ANS) 테스트
0.2초 동안 나타나는 노란색과 파란색 원 가운데서 수가 많은 쪽에 클릭하면 됨. 원의 개수, 색깔간의 개수 차이는 매번 변함. 보다 나은 측정을 위하여 25회 이상 실시할 것을 권고함. 일반 성인의 경우 75%의 정확도를 보임.
http://www.nytimes.com/interactive/2008/09/15/science/20080915_NUMBER_SENSE_GRAPHIC.html
난 내 대가리가 수리영역에서는 돌대가린줄 알았는데 그래도 어느 정도는 쓸모가 있는 듯? 어찌 됐건 쓸 곳은 없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테스트는 놀랍게도(?) 침팬지가 인간을 몇 배나 능가한다. 나는 인간보다는 침팬지에 가깝다. 그래서 즐겁구나.
Zdzislaw Beksinski |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나는 머릿속에 부하가 걸리면 잠에 빠져든다. 나는 내 뇌가 쎄타 활동에 들어가는 그 열락한 현실괴리의 순간을 사랑한다. |
Tree of Life, Gustav Klimt |
인생이 참 우습지 ? |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운명이 없어. 그런데 그것은 그들 탓이야. 그들은 운명을 가지려고 하지 않거든. ㅡ『생의 한가운데』, 루이제 린저 존나 유치해... |
Almost Lover, A Fine Frenzy
Your fingertips across my skin
The palm trees swaying in the wind
Images
You sang me Spanish lullabies
The sweetest sadness in your eyes
Clever trick
Well, I never want to see you unhappy
I thought you'd want the same for me
[Chorus]
Goodbye, my almost lover
Goodbye, my hopeless dream
I'm trying not to think about you
Can't you just let me be?
So long, my luckless romance
My back is turned on you
Should've known you'd bring me heartache
Almost lovers always do
We walked along a crowded street
You took my hand and danced with me
Images
And when you left, you kissed my lips
You told me you would never, never forget
These images
No
Well, I'd never want to see you unhappy
I thought you'd want the same for me
[Chorus]
Goodbye, my almost lover
Goodbye, my hopeless dream
I'm trying not to think about you
Can't you just let me be?
So long, my luckless romance
My back is turned on you
Should've known you'd bring me heartache
Almost lovers always do
I cannot go to the ocean
I cannot drive the streets at night
I cannot wake up in the morning
Without you on my mind
So you're gone and I'm haunted
And I bet you are just fine
Did I make it that
Easy to walk right in and out
Of my life?
[Chorus]
Goodbye, my almost lover
Goodbye, my hopeless dream
I'm trying not to think about you
Can't you just let me be?
So long, my luckless romance
My back is turned on you
Should have known you'd bring me heartache
Almost lovers always do
그 무엇도 쓸 것이 없을 때가 가장 자유롭다.
라고 자위해봅니다.
역시나 올해도
겨울 바람은 거리를 거슬러 불고 있습니다.
아 참,
깡마른 여자가 섹시하다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미안하지만. 나는 취했다. 너무나도 하고 싶지 않은 말이지만, 인생은 슬픔이라고 나는 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순간, 나는 삶이란 의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글쎄, 삶은 의무라. 그것도 너무나 잔인한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다. 눈물을 흘리기엔 너무 유치해서 꾹 참는다. 나는 그래, 나의 우울은 누구와도 공감할 수 없다. 당신의 우울을 나와 공감할 수 없듯이... 솔직히 나는 자신이 없다. 삶을 확률로 생각하는 이에게 확신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너무나 잔인한 의무라고. 나는 오늘 자고 싶지 않다. 그래도 잠에 빠져들 수밖에 없음을, 나는 그것을 슬픔이라 표현하는 것이다. 그 누구와도 사랑할 수 없음을. 미안하지만 나는 그렇게 양육되었다.
주여,
엿이나 드소서.
씨발놈.
주님께 한마디,
개새끼야 나를 용서하지 마라.
Stevie Ray Vaughn - Little Wing (Jimi Hendrix)
그냥 갑자기 듣고 싶었어.
" 나는 불현듯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
ㅡ「 날개 」, 이상
많은 업무. 바쁜 일상. 강제적 규율. 의미 없는 오락이 필요함. 자유로운 공상과 권태의 틈입을 허용치 않을 정도로. 미친년 싸대기 날리듯 파도치는 바람 속에서 “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희망을 노래하련다” 라는 그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기억이 사람을 늙게 만들고, 나는 떨어진 낙엽 하나 밟지 않았다.
죗값이다.
이제 앞으로 삼만 년만 더 살면 되겠다.
" 인간은 너무 빨리 늙고 너무 늦게 현명해진다. " ㅡ 독일 속담
겨울이 다가올수록 손가락이 가늘어진다. 깍지껴 들어가는 손마디뼈 하나하나가 새롭게 느껴진다. 사람의 나이는 손을 보면 알 수 있다. 얼굴은 속여도 손을 속일 수는 없다. 손은 모든 걸 기억한다. 이 가여운 손은 시간이 잊어버린 지난날의 촉감과 온도마저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널 고쳐줄께...
When you try your best, but you don't succeed
When you get what you want, but not what you need
When you feel so tired, but you can't sleep
Stuck in reverse
And the tears come streaming down your face
When you lose something you can't replace
When you love someone, but it goes to waste
Could it be worse?
Lights will guide you home
And ignite your bones
And I will try to fix you
And high up above or down below
When you're too in love to let it go
But if you never try you'll never know
Just what you're worth
Lights will guide you home
And ignite your bones
And I will try to fix you
Tears stream down on your face
When you lose something you cannot replace
Tears stream down on your face
And on your face I...
Tears stream down on your face
I promise you I will learn from my mistakes
Tears stream down on your face
And on your face I...
Lights will guide you home
And ignite your bones
And I will try to fix you
『 아내가 결혼했다. 』 를 강의 세 시간 전에 읽고 들어간 기억이 난다. 분명 세 시간 전이었다 ㅡ 한 시간에 100쪽씩 읽어야 한다는 계산으로 강박감 속에서 억지로 읽기 시작했으니까! 꽤 오래전에 읽은 느낌인데 막상 책장을 뒤져 찾아내 살펴보니 뒷장에 2007년 6월 7일에 구입했다고 적혀있다. 강의 때문에 부득불 읽었던 것인데... 의외로 꽤 재미있었다. 소설을 잘 안 읽기도 하지만, 국내 소설 중에 그렇게나 신나게 읽은 소설은 없었다.
영화는 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안 볼 것 같지만, 영화로 만들어지는 지조차 몰랐다. 기사 제목을 훑어보니 흥행은 되고 있는데 평가는 극과 극이다. 작년 강의 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여자들 조차 거부감을 내보일 정도로 소설 속 <아내>는 굉장히 파격적이었다. 교수가 <아내>에 대한 생각을 물었을 때 긍정적인 대답을 한 사람은 나뿐이었다. (사실 대부분은 소설을 읽지 않았기에 딱히 비규범적인 대답을 할 일이 없기도 했다.)
“제가 프리 섹스를 좋아한다는 건 아니고요, <아내>의 프리 섹스가 이해도 가고 거부감도 없고 괜찮던데요?” 내가 약 1년 5개월 전의 이 말을 기억하는 건 곧장 뒤이어 교수가, “누가 니가 좋아한데? 호호홋~” 하면서 웃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때부터 <교수>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자,『 아내가 결혼했다. 』는 바로 이런 소설이다. 단 한 줄도 인용할 만한 구절이 없는 이 소설은 포르노로 만들어져야 완벽할 수 있다. (비하가 아닌 찬사다)
나는 지금 거의 패닉 상태다. 아무런 조짐 없이 그렇게 ㅡ 웃는 얼굴과 구부정한 어깨로 최대한 예의를 갖춘 나는, 그저 살짝 치솟는 입꼬리 하나에도 무너질 준비가 되어있다.
<권태>는 변형된 형태로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궁극적으로 덧없고 부조리한 오늘을 살아야 하는 존재의 불만에서 나온 정신적인 병이다. 그것은 행동의 결여에서 오는 일시적인 무력감도, 나태한 인간의 <음울한 무관심의 산물>도 아니다.
ㅡ 보들레르, 『 악의 꽃 』
적어도 내 사랑에는 과거가 없다.
사랑하거나 증오하거나 혹은 그 무엇도 아닐 뿐, 사랑했었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과 증오는 일종의 운명처럼, 처음 만난 그 순간에 결정된다. 서로를 알아가면서 좋아하거나 싫어하게 되는 것이 아닌, 흐르는 시간 속에서 자신의 처음 그 마음을 깨닫게 되는 것.
거부할 수 없고 바꿀 수도 없다. 영원한 구속으로 존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