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24

2011/09/24 15:34 / My Life/Diary
  다시 필립 피셔를 읽는다. 번역본이 출간된 지 꽤 오래됐는데 그간 잊고 있다 저번 주에 구입해와 읽었다. 6~7년쯤 전에 원서를 사놓고 고생고생하며 읽어냈는데, 역시나 대충 읽고 넘어간 부분이 많음을 느낀다. 세상엔 참 똘똘한 사람들이 많다. 도올이나, 워렌 버펫, 필립 피셔… 이런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 복잡한 머리가 정리되는 느낌이 들어 좋다. 내가 썼던 옛글들도 찾아서 좀 읽어보고… 그간 뭐했나 싶다. 정말 유죄.

  “해병에게 후퇴는 없다. 우리는 다른 방향으로 공격하고 있는 중이다.”
  흥남 철수 당시 미군의 올리버 P. 스미스 장군이 기자들의 질문에 한 답이라고 한다. 인생사도 그런 것 같다. 후퇴한 것이 아니라, 다른 목적을 향해 전력투구했던 것이다. 자존심은 버리되 존엄은 지켜야 했다. 나는 자존심과 함께 존엄을 내버렸던 것은 아닐까.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면서 내 몸이 얼마나 차가왔던가를 느낀다. 목덜미에 손을 대어 뛰는 맥박을 찾아 본다. 거울엔 안개.

  이번 주 내내 속이 좋지 않다. 몸이 엉망이다. 등이 굽는다.

  아무 문제 없어. 이런 게 사는 거야, 라면서 늦잠을 잔다.
2011/09/24 15:34 2011/09/2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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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2

2011/09/22 14:56 / My Life/Diary
  감상에 빠지지 말 것.
  유행에 휩쓸리지 말 것.
  아무도 믿지 말 것.
  상처주지 말 것.
  쉬지 말 것.

  그대로 머물 것.
  살 것.
  생존.

2011/09/22 14:56 2011/09/2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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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4

2011/09/14 08:10 / My Life/Diary
  결국 그들은 필요에 의해서 헤어졌다. 누구도 누구를 탓할 자격이 없다.

  이상하게 화목한 이 집안은 슬픈 희극의 무대. 나는 슬프지도 웃기지도 않은 삼류, 사류 배우쯤 된다.

  가을, 피부 껍질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얼굴에 난 상처들도 예전처럼 쉬이 아물질 않는다.

  자꾸 입술을 물어뜯게 된다. 자꾸

  노란 고무줄로 머릿단을 하나로 묶은 뒷모습을 볼 때면 왜 매번 그렇게 애처롭고 사랑스러운지.

  큰 비눗방울 안에 작은 비눗방울을 만들고, 거대한 꿈속에서 아담한 꿈을 꾸었지요. 큰 비눗방울이 터지고 깊은 꿈에서 깨어나면, 작고 아담한 것들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답니다.

  연필을 한 자루 쥐고는, 따박따박,  “현실을 직시하다.”
2011/09/14 08:10 2011/09/1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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