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21

2011/05/21 01:51 / My Life/Diary
  “술을 마시고 싶지만, 그러나, 마셔 봐야, 더욱 즐겁지 않습니다. 취해서 잠에 들 뿐입니다. 저희가 살아 있는 동안, 늘 이럴지도 모르겠습니다.” ㅡ 다자이 오사무,『청춘의 착란』, p.269

  술을 마셨지만. 즐겁지 않아. 침묵 속에 있는 것이 두려워. 좌변기에 앉아 고개를 수그리고 바라본 바닥. 타일들은 침묵하고, 귓속으로 침묵이 몰려들고. 나는 두려워. 비는 왜 그쳤는지. 젖은 언덕길을 오르면서 신발 밑창이 찢기는 소리를 듣고. 사람들 사이에서 스스로를 혐오하기 시작하고, 증오해야 될 것들에 연민을 느끼고, 이해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이해할수록, 침묵이 목구멍을 메우고, 시간도 아무 소리 없이, 의미는 사라져.

  왜 다들!

  아!
2011/05/21 01:51 2011/05/21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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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6

2011/05/16 00:11 / My Life/Diary

아, 밴드는 대열을 맞춰 행진했고
브라스 밴드는 내가 알 수 없는 선율로 진행했지
창문은 열린 채, 비가 들이쳐
밤색, 노란색, 파란색, 황금색 그리고 회색

술 취한 이들은 이리저리 튀고
시내의 낡은 건물들은
비어버린 지 오래
창문은 깨졌고, 꿈도
내 집이었던 곳을 떠나니 너무 행복해

하늘, 파란 하늘과
이 썩어버린 시간
그렇게 나쁘진 않아 보여
아, 난 죽지 않았어
만족해야지
살아남았으니
그걸로 충분해 지금은

하늘, 파란 하늘과
이 썩어버린 시간
그렇게 나쁘진 않아 보여
아, 내가 죽지 않았다면
만족해야지
살아남았으니
그걸로 충분해 지금은

이사 했고, 살아남았고, 불안해. 그걸로 충분해 지금은. 스스로를 조금 더 이해했고… 이해한다는 건, 원인과 결과를 안다는 것.

2011/05/16 00:11 2011/05/1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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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여. 비가 갠 날은 왜 이리도 푸른가.
어디서 쉬는 숨소리기에 이다지도 똑똑히 들리이는가.
무슨 꽃으로 문지르는 가슴이기에 나는 이리도 살고 싶은가.

ㅡ 서정주,『무슨 꽃으로 문지르는 가슴이기에 나는 이리도 살고 싶은가』부분

2011/04/15 08:26 2011/04/15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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