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22

2011/03/22 23:38 / My Life/Diary
모르는 체하는 걸 모르는 체하다
정말 모르게 되버릴까,
두려워.

집안에 병신 같은 화목함이 흐른다.
병신 같다는 단어 속에는 애잔함이라던지, 평화로움, 안락함, 좆같음…

봄꽃이 핀다. 작년 그 줄기에서 예년의 모습으로 피어나는 꽃에게 “너 올해도 ‘다시’ 피었구나”라고 말했다간, 꽃에게 혼이 난다. 매번 새롭게, 새로운 꽃잎으로, 새로운 꽃술로, 새로운 향기로, 여러 번 떨궈진 자리에서, 새롭게 살아나는, 사랑이라는구나.

아침 출근길, 바람에 쓸리는 종이조각을 깽깽이질로 따라가며 쪼아대는 비둘기 한 마리를 보았네.
2011/03/22 23:38 2011/03/2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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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0

2011/03/20 23:42 / My Life/Diary
어디도 기댈 곳이 없다는 걸,
한동안 잊고 있었네.

절망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나 절실한 마음으로 희망을 품고 있었다. 의식하지 못했던 아주 큰 실수. “추락”이란 건, 단단하고 안정된 바닥이 있을 때라야 쓸 수 있는 말이야. 바닥을 만나지 못하는 자는 결코 추락할 수 없다. 나는 필사적으로 바닥을 찾고 있었어. 거기서 뭉개져 버림으로써 모든 것이 한꺼번에 정리되기를 꿈꿔 왔어. ㅡ 어디도 바닥은 없었는데.

발 디딜 곳을 잃어버린 채 공중에 붕 떠 있던 20대 초반. 아무 희망이 없던 그때 생각들을 다시 정리한다. 열렬히 읽고, 열렬히 일하고, 열렬히 혼자였던, 이 시간들을 왜 잊고 있었을까.

나를 좀먹던 작은 희망들.
2011/03/20 23:42 2011/03/20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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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9

2011/02/19 16:20 / My Life/Diary
9회말 2아웃 2-3 풀 카운트에서 연신 파울만 쳐대는 타자. 구장에는 관중이 한 명도 없고, 경기는 큰 점수차로 뒤져 있고, 루는 모두 비어 있다. 타자는 다만 아웃을 당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방망이를 돌리고 있다.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므로.
2011/02/19 16:20 2011/02/1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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