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체하는 걸 모르는 체하다
정말 모르게 되버릴까,
두려워.
집안에 병신 같은 화목함이 흐른다.
병신 같다는 단어 속에는 애잔함이라던지, 평화로움, 안락함, 좆같음…
봄꽃이 핀다. 작년 그 줄기에서 예년의 모습으로 피어나는 꽃에게 “너 올해도 ‘다시’ 피었구나”라고 말했다간, 꽃에게 혼이 난다. 매번 새롭게, 새로운 꽃잎으로, 새로운 꽃술로, 새로운 향기로, 여러 번 떨궈진 자리에서, 새롭게 살아나는, 사랑이라는구나.
아침 출근길, 바람에 쓸리는 종이조각을 깽깽이질로 따라가며 쪼아대는 비둘기 한 마리를 보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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