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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작가의 노트 : 이 영화는 허구입니다. 살아있거나 혹은 죽은 사람과 영화 속 인물간에 그 어떤 유사성이 있어도 순전히 우연입니다. 특히 너, 제니 벡맨. 나쁜 년아.

ㅡ 썸머는 마그리트와 호퍼를 좋아해. 아 그리고 우린 바나나피쉬에 대해서 20분이나 얘기했어. 우린 정말 비슷해. 끝내줘! 정말! 썸머는 내 생각 같진 않지만 정말 대단해. ㅡ 이런, 오빠. ㅡ 뭐? ㅡ 좀 귀여운 여자가 오빠가 좋아하는 이상한 것들을 같이 좋아한다고 해서 그게 둘이 소울메이트라는 건 아니야.

ㅡ 남자친구 있어요? ㅡ 없어요. ㅡ 왜요? ㅡ 필요 없거든요. ㅡ 이러지 마요. 못 믿겠네요 그말. ㅡ 여자가 자유와 독립을 즐길 수 있다는 걸 못 믿는군요? ㅡ 당신 레즈비언이에요? ㅡ 아녜요. 그저 다른 누군가의 여자친구가 되는 게 불편할 뿐이에요. 전 누군가의 그 무엇이 되고 싶진 않아요. ㅡ 무슨 소리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ㅡ 이기적으로 들린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전 제 자신으로 존재하는 게 좋아요. 연애는 골치 아프고 사람들은 상처를 받죠. 누가 그런 것들을 원하겠어요? 우린 젊어요. 우린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도시 중에 한 곳에 살잖아요.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재밌게 지내고 골치 아픈 일들은 나중을 위해 남겨두는 거죠.

ㅡ 그럼… 만약 당신이 사랑에 빠지면 어떻게 되죠? ㅡ 저런. ㅡ 왜요? ㅡ 정말 사랑을 믿는 건 아니겠죠? 믿어요? ㅡ 믿고 말고가 어딨어요. 사랑이라니까요. 산타 클로스가 아니라구요. ㅡ 그 단어에 의미란 게 있기나 해요? 저도 예전에 연애를 해봤지만 사랑이란 건 본 적도 없어요. ㅡ 어 그건 아마도 ㅡ 그리고 요즘 대부분의 결혼은 이혼으로 끝난다는 걸 알죠. 우리 부모님처럼요. ㅡ 뭐 우리 부모님도 그렇지만 그래도 ㅡ 사랑 같은 건 없어요. 그건 환상이에요. ㅡ 음, 전 당신이 틀렸다고 봐요. ㅡ 그래요 그럼, 제가 빠뜨린 건 뭘까요.
 
ㅡ 말도 안 돼. ㅡ 왜? ㅡ Octopus's Garden을 좋아한다구? 그냥 Piggies 라고 하지? ㅡ 말했잖아. 난 링고 스타를 좋아한다고. ㅡ 미쳤구만. ㅡ 왜? ㅡ 링고 스타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거든. ㅡ 그래서 내가 링고 스타를 좋아하는 거야.

ㅡ 난 때때로 하늘을 나는 꿈을 꿔. ㅡ 그래? ㅡ 정말 정말 빠르게 뛰기 시작해. 꼭 초인처럼. 지형은 험하고 가팔라지고. 난 너무 빠르게 달려서 발이 땅에 닿지도 않게 되고… 난 둥둥 떠다니는 거야. 자유롭고 안전하게. 그러다 깨닫게 돼. 난 완벽하게 혼자라고. 그리고 꿈에서 깨지. 이 얘기, 아무한테도 한 적 없었는데… ㅡ 난 아무도 아닌 게 아니니까.

ㅡ 이건 어때요? 앞면에 이쁜 하트를 그린 거. 안에 뭐라고 써있는 지 알죠. “해피 발렌타인 데이 자기야, 사랑해” 달콤하죠? 사랑이 위대하지 않나요? 바로 이게 제가 하려는 말입니다. 이게 대체 무슨 뜻이죠? 사랑. 당신은 아나요? 당신은요? 아무도 없나요? 누가 이 카드를 제게 준다면, 밴스씨, 전 이 카드를 먹어버릴 겁니다. 이런 카드들 영화들 노래들은… 모든 거짓말들에, 비통한 가슴에, 모든 것들에, 책임을 져야 해요. 우리 책임이에요. 제 책임이죠. 우린 여기서 나쁜짓을 하고 있어요. 사람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느끼는 지 말할 수 있어야 해요. 그들이 정말 어떻게 느끼는지, 다른 사람이 입안에 넣어주는 단어 없이요. 사랑 같은 단어들. 거긴 아무 뜻도 없어요.

ㅡ 오빠. ㅡ 응? ㅡ 오빠가 썸머를 운명으로 생각했다는 걸 알아. 근데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오빠는 그저 좋은 기억만 떠올리고 있을 뿐이야. 다음 번에 되돌아보면… 음… 난 정말 오빠가 다시 되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해.

ㅡ 그럼… 축하한다고 말해야겠지. ㅡ 정말 그러고 싶다면. ㅡ 음… 그러면… ㅡ 당신 잘 지내? ㅡ 잘 지낼 거야, 결국에는. ㅡ 양복 멋있네. ㅡ 고마워. ㅡ 샤프해 보여. ㅡ 너도 이뻐. ㅡ 고마워. ㅡ 나 회사 관뒀어. ㅡ 그랬어? 잘 됐네. ㅡ 그리고 넌 결혼했지. ㅡ 그래, 괴상하지. ㅡ 그 누구의 여자친구도 되기 싫다더니 이젠 누군가의 아내가 됐구나. ㅡ 나 스스로도 놀랐어. ㅡ 결코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 말이 안 되잖아. ㅡ 그냥 그렇게 됐어. ㅡ 그걸 내가 이해할 수 없다는 거야. 뭐가 그냥 그렇게 됐다는 거야? ㅡ 내가… 그러니까…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났다가 알았어. ㅡ 뭘? ㅡ 당신이랑 있을 때는 전혀 확신할 수 없었던 거. ㅡ 제일 짜증나는 게 뭔지 알아? 믿고 있던 모든 것이 전부 완전히 헛소리였다는 걸 깨닫는 거야. 짜증나지. ㅡ 무슨 뜻이야? ㅡ 운명, 소울메이트, 진정한 사랑. 그런 것들. 애들 동화 같은 넌센스 말이지. 썸머 니가 맞았어. 네 말을 들었어야 했어. ㅡ 아니야. ㅡ 왜 웃어? ㅡ 톰. ㅡ 왜? 왜 날 그렇게 봐? ㅡ 음, 하루는 코너에 있는 음식점에서 도리언 그레이를 읽고 있었어. 그리고 한 남자가 와서 책에 대해 묻기 시작했지. 그 사람이 지금 내 남편이야. ㅡ 어… 그래서? ㅡ 만약 내가 영화를 보러 갔다면, 점심 먹으러 다른 곳엘 갔다면, 그 음식점에 10분 늦게 들어갔다면 어땠을까. 인연이었던 거야. 그리곤 계속 생각했지. 톰이 맞았다고. ㅡ 설마. ㅡ 아냐, 그랬어… 그랬어. 내가 아니라 네가 맞았던 거야.

ㅡ 면접 보러 오셨어요? ㅡ 네? ㅡ 면접 보러 오셨냐구요. ㅡ 아 네. 당신도요? ㅡ 네. ㅡ 으흠~ 경쟁자군요. ㅡ 그래 보이네요. ㅡ 이거 어색하네요. ㅡ 그래요. ㅡ 그럼, 당신이 일자리를 못 얻길 바래요. ㅡ 전 당신이 떨어지길 바래요. ㅡ 하하. ㅡ 히히. 전에 만난 적 있나요? ㅡ 저요? 아닌 것 같은데요. ㅡ 앤젤러스 플라자 간 적 있어요? ㅡ 네! 그곳 되게 좋아해요. 이 도시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소예요. ㅡ 정말 그래요. 주차장은 빼곤 말이죠. ㅡ 네네 동의해요. ㅡ 거기서 당신을 본 것 같아요. ㅡ 정말요? ㅡ 네. ㅡ 전 당신을 못 봤는데. ㅡ 제대로 보지 않았겠죠.
 
(만약 톰이 무엇이든 배운 게 있다면… 중대한 우주적 의미를 단순한 지구적 사건으로 돌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우연, 그것이 전부다. 우연 이상의 것은 없다. 톰은 결국 배웠다. 기적이란 없음을. 운명 같은 건 없고, 그 누구도 인연은 아니란 것을. 그는 알았고, 이제는 확신… 아니,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ㅡ 저기요. ㅡ 다시 왔군요. ㅡ 네, 저… 면접이 끝나면, 혹시… 커피나 차 한 잔 하지 않을래요? ㅡ 아, 죄송해요. 선약이 있어서요. ㅡ 그래요… ㅡ …좋아요! ㅡ 네? ㅡ 못 마실 게 뭐 있어요? ㅡ 그럼 기다리고 있을께요. 어디서냐면… ㅡ 서로 찾을 수 있을 거에요. ㅡ 우린 찾을 수 있겠죠. 제 이름은 톰이에요. ㅡ 만나서 반가워요, 전 어텀이에요.


2011/07/03 02:55 2011/07/03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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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1

2011/07/01 18:52 / My Life/Diary

외로움이라는 사치스러움에 대한 고찰,
혼자 밥 먹는 게 익숙해지는 저녁,
텅 빈 사무실,
응,
시든 줄기처럼, 계속 구부러지는,
척추를 꼿꼿이 세우고,
버틴다,
떠나는 이들이 떠나고,
떠나온 이들에게서 떠나와야했던 시간이,
오롯이 혼자 남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우울한 이야기를 쓰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나는,
히히덕거리면서, 살아있다고,
살아있다고,
말하고 있다.

당신은 모른다.
2011/07/01 18:52 2011/07/0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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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30

2011/06/30 09:02 / My Life/Diary
  하루는 감독님이 내게 그러셨다. “넌 야구를 가늘고 길게 하고 싶으냐, 짧고 굵게 하고 싶으나”라고. 내가 대답을 못하자 감독님이 “대부분 사람은 가늘고 길게 가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면 오히려 오래 야구하지 못한다. 짧고 굵게 간다는 마음으로 오늘 온 힘을 다해야 정말 오래 야구할 수 있다”라고.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난 지금보다 더 많이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 설령 부상으로 짧고 굵게 선수생활을 마친다고 해도 상관없다. 그저 난 오늘 마운드 위에서 온 힘을 다해 던지고 싶을 뿐이다. 정말이다.



2011/06/30 09:02 2011/06/3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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