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즈니스] 영국 마약값 폭락
최근 영국에서 재미있는 뉴스가 하나 떴다.
시중에 불법으로 떠도는 마약값이 급락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해 영국에서 거래된 가루 코카인 1그램 값은 5 6파운드였다.
1kg에 약 5만6000파운드(약 12억원)에 달했다.
요즘엔 1그램에 4 0파운드로 떨어졌다.
물론 엄청나게 비싼 값이지만 마약상들로선 눈에 띄는 하 락인 셈이다.
아이러니하게 공급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유엔마약통제위원회(UNODC)는 99 년 이후로 매년 코카인 잎 생산량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5년 전 35만3000톤이 던 생산량은 현재 23만6000톤으로 급감한 것. 경제학의 수요공급 원칙에 따르 면 값은 더 뛰어야 맞다.
게다가 코카인의 경우 헤로인과 달리 금방 변질된다.
오랫동안 저장해둘 수 없다.
역시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값이 하락하는 이유가 뭘까.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11월 27일자)에서 그 원인을 따져봤다 . 이코노미스트는 경찰의 잘못은 없다고 전제했다.
오히려 나름대로 마약사범 색출에 공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코카인의 경우 마약중개상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데 있다.
일단 숫자가 늘었다.
업자들이 증가하면서 탄탄히 갖춰졌던 은밀한 판로가 깨 진 것이다.
마약전문가 데이비드 킹은 “과거 런던에 본거지를 두고 마약밀수와 유통을 담 당했던 중간 알선책인 콜롬비아인들이 끼리끼리 해오던 거래관행을 벗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이 중간 마약상들을 통하지 않고 마약재배업자와 직접 거래하는 일이 잦아졌다.
또 중앙아메리카의 마약 재배업자들은 과거 런 던 콜롬비아인들에게만 마약을 공급해왔지만 요즘엔 다양한 판로를 개척했다.
새로운 유통경로가 열린 건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 때문이기도 하다.
경찰이 기 존 거래상들에 대해 수사망을 좁혀오자 어쩔 수 없이 새 경로를 찾게 된 것이 다.
최근 파인애플과 야채로 위장한 가나발 화물 속에서 10kg이 넘는 코카인과 마 리화나가 숨겨져 들어온 사건이 있었다.
이 일이 벌어진 뒤 런던 서부로 들어 오는 경로는 자취를 감췄다.
스페인 경찰의 압박으로 스페인으로 마약이 들어 오지 못하고 아프리카로 중간경로를 옮긴 것도 비슷한 사례다.
■이윤 높은 아편으로 옮기는 추세■ 반대로 헤로인 무역은 더욱 음성화됐다.
이코노미스트는 “다른 약의 수요에 비해 덜 탄력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요가 늘 일정하기 때문에 가격 은 별로 중요치 않다.
필요한 사람은 값에 상관없이 계속 구입한다는 뜻. 언어 문제도 있다.
코카인 밀거래의 경우 영어나 스페인어면 충분하다.
엑스터시의 경우 독일어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헤로인 거래에는 이탈리아어에서 파슈토말(아프가니스탄 공용어)까지 120개 언어가 필요해 무턱대고 덤벼들기 어렵다.
폴 이반즈 관세 조사책임자는 “헤로인 거래는 소수 과점형태라 서로 경쟁하다 가도 협력하는 관계”라며 “한쪽에서 운반에 실패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 우 다른 쪽에서 이를 도와줄 만큼 친근한 관계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음성적인 거래관행도 깨질 듯 보인다.
역시 새로운 거래상들이 늘어 나서다.
기존에는 터키인들이 수입선을 잡고 있었지만, 유럽 각지에 흩어져 떠 도는 쿠르드인이나 알바니아인들이 그 일을 대신하는 추세다.
“가격도 떨어지고 경찰 압박도 심해지자 콜롬비아인들은 아편거래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경쟁은 마약 소비자 에게는 좋을지 모르나 마약단속반이나 거래상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 것”이 라며 “어쨌든 경찰이 마피아식 카르텔(연합)은 깬 듯 보인다”고 보도했다.
<명순영 기자> < Copyright ⓒ 매일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4.12.15 14:00 입력
최근 영국에서 재미있는 뉴스가 하나 떴다.
시중에 불법으로 떠도는 마약값이 급락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해 영국에서 거래된 가루 코카인 1그램 값은 5 6파운드였다.
1kg에 약 5만6000파운드(약 12억원)에 달했다.
요즘엔 1그램에 4 0파운드로 떨어졌다.
물론 엄청나게 비싼 값이지만 마약상들로선 눈에 띄는 하 락인 셈이다.
아이러니하게 공급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유엔마약통제위원회(UNODC)는 99 년 이후로 매년 코카인 잎 생산량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5년 전 35만3000톤이 던 생산량은 현재 23만6000톤으로 급감한 것. 경제학의 수요공급 원칙에 따르 면 값은 더 뛰어야 맞다.
게다가 코카인의 경우 헤로인과 달리 금방 변질된다.
오랫동안 저장해둘 수 없다.
역시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값이 하락하는 이유가 뭘까.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11월 27일자)에서 그 원인을 따져봤다 . 이코노미스트는 경찰의 잘못은 없다고 전제했다.
오히려 나름대로 마약사범 색출에 공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코카인의 경우 마약중개상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데 있다.
일단 숫자가 늘었다.
업자들이 증가하면서 탄탄히 갖춰졌던 은밀한 판로가 깨 진 것이다.
마약전문가 데이비드 킹은 “과거 런던에 본거지를 두고 마약밀수와 유통을 담 당했던 중간 알선책인 콜롬비아인들이 끼리끼리 해오던 거래관행을 벗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이 중간 마약상들을 통하지 않고 마약재배업자와 직접 거래하는 일이 잦아졌다.
또 중앙아메리카의 마약 재배업자들은 과거 런 던 콜롬비아인들에게만 마약을 공급해왔지만 요즘엔 다양한 판로를 개척했다.
새로운 유통경로가 열린 건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 때문이기도 하다.
경찰이 기 존 거래상들에 대해 수사망을 좁혀오자 어쩔 수 없이 새 경로를 찾게 된 것이 다.
최근 파인애플과 야채로 위장한 가나발 화물 속에서 10kg이 넘는 코카인과 마 리화나가 숨겨져 들어온 사건이 있었다.
이 일이 벌어진 뒤 런던 서부로 들어 오는 경로는 자취를 감췄다.
스페인 경찰의 압박으로 스페인으로 마약이 들어 오지 못하고 아프리카로 중간경로를 옮긴 것도 비슷한 사례다.
■이윤 높은 아편으로 옮기는 추세■ 반대로 헤로인 무역은 더욱 음성화됐다.
이코노미스트는 “다른 약의 수요에 비해 덜 탄력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요가 늘 일정하기 때문에 가격 은 별로 중요치 않다.
필요한 사람은 값에 상관없이 계속 구입한다는 뜻. 언어 문제도 있다.
코카인 밀거래의 경우 영어나 스페인어면 충분하다.
엑스터시의 경우 독일어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헤로인 거래에는 이탈리아어에서 파슈토말(아프가니스탄 공용어)까지 120개 언어가 필요해 무턱대고 덤벼들기 어렵다.
폴 이반즈 관세 조사책임자는 “헤로인 거래는 소수 과점형태라 서로 경쟁하다 가도 협력하는 관계”라며 “한쪽에서 운반에 실패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 우 다른 쪽에서 이를 도와줄 만큼 친근한 관계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음성적인 거래관행도 깨질 듯 보인다.
역시 새로운 거래상들이 늘어 나서다.
기존에는 터키인들이 수입선을 잡고 있었지만, 유럽 각지에 흩어져 떠 도는 쿠르드인이나 알바니아인들이 그 일을 대신하는 추세다.
“가격도 떨어지고 경찰 압박도 심해지자 콜롬비아인들은 아편거래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경쟁은 마약 소비자 에게는 좋을지 모르나 마약단속반이나 거래상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 것”이 라며 “어쨌든 경찰이 마피아식 카르텔(연합)은 깬 듯 보인다”고 보도했다.
<명순영 기자> < Copyright ⓒ 매일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4.12.15 14: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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