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받은 최고의 조언(The Best Advice I Ever Got)
워렌 버핏, 74세
버크셔 헤더웨이 회장
다른 사람이 너에게 동의해서 네가 옳은 것이 아니라, 네가 가진 사실이 옳기에 네가 옳다.
“저에게는 두 명의 조언자가 있었어요. 제 아버지 하워드 버핏과 벤 그레이엄이죠. 제가 존경했으며 오랜 기간 좋은 조언을 매우 많이 해주신 두 분입니다. 그런데 제가 두 분의 조언을 생각해보면, 실은, 처음 떠오르는 건 나쁜 조언이에요.”
“그 때 아직 채 스물 한 살이 되지 않았지요, 1951년인데, 전 콜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을 갓 졸업했어요. 거기서 벤 그레이엄의 강의만 들었고, 그 강의를 제일 흥미롭게 들은 학생이었죠. 전 그레이엄-뉴먼 회사에 들어가 벤 그레이엄 밑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당당하게 벤에게 가서는 공짜로 일하겠다고 했죠. 거절하더군요.”
“하지만 증권업을 하리라는 제 결심은 여전했는데, 벤 그레이엄과 아버지께서 제게 나쁜 조언을 주신 게 그 당시예요. 두 분은 증권업을 시작하기엔 시기가 나쁘다고 생각하셨어요. 다우 지수가 그 해 내내 200 포인트 이상이었는데, 다우 지수는 언제나 200 포인트 밑으로 내려갔었다는 걸 알고 계셨죠. 그래서 두 분 모두 ‘잘 할 수는 있겠지만 시작하기에 좋은 때는 아니야’ 라고 말씀하셨죠.”
“그런 사실이 아마 아버지와, 어쩌면 벤 그레이엄에게도 영향을 미쳤던 것 같아요. 전 너무 어린애 같았죠. 어려 보일 뿐만 아니라 하는 짓도 어렸어요. 빼빼 말랐었고, 머리도 엉망이었죠. 어쩌면 그 충고는 제가 증권업을 시작하기 전에 좀 더 성숙해져야 한다거나, 앞으로 성공할 수는 없을 거라는 두 분 나름의 정중한 표현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두 분은 그렇게 말씀하시진 않으셨어요. 다른 말씀을 하셨죠. 어쨌든 전 신경쓰지 않았어요. 오마하로 돌아와 아버지의 회사인 버핏 폴크(Buffett-Falk)에서 주식을 팔기 시작했죠.”
“아버지께서는 완전히 독립적으로 생각하시는 분이셨어요. 아버지가 독립적으로 생각하셨다는 사실이 주식을 사는 제 생각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 같아요. 벤 그레이엄도 그렇게 가르쳤어요. 벤은 ‘다른 사람이 동의하거나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네가 맞거나 틀리는 것이 아니야. 네가 가진 사실과 추론이 맞기에 네가 맞는 거야.’라고 했죠”
“전 네브라스카 대학에 다닐 때 벤 그레이엄이 쓴 책을 통해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 때까지 온갖 종류의 투자법을 써봤지요. 그런데 벤의 말, 특히 『현명한 투자자』 에서의 ‘안전 마진’ 그리고 ‘미스터 마켓’ 에게 이용당하기보다 어떻게 이를 이용하는가와 같은 말들이 제 눈에서 비늘을 걷어 갔지요. (※기독교 성경에서, 장님이 된 바울이 안수를 받고 눈에서 비늘이 떨어져 앞을 보게 된 것에 비유) 그래서 저는 단지 벤의 수업을 들으러 콜럼비아 대학에 갔고, 나중에 그에게서 일자리를 얻길 원했지만 거절 당했죠. 하지만 전 오마하로 돌아와서도 벤의 투자철학을 계속 추구했어요. 벤에게 계속 주식을 추천하고, 말하자면 귀찮게 굴었죠. 그리고 결국 1954년 어느 날 벤에게서 편지를 받았어요. 다음에 뉴욕에 올 일이 있거나 하면 얘기 좀 하자는 내용이었죠. 무척 행복했죠! 그 즉시 뉴욕에 가기로 했어요.”
“1954년 8월에 일을 하러 벤에게 갔어요. 급여가 얼마나 되는지는 묻지도 않았죠. 나중에 보니 1만2천 달러였고, 다음 해에 2천 달러의 보너스를 받았어요. 전 양쪽 회사에서 모두 일했는데, 그레이엄-뉴먼 회사는 규제 회사(a regulated company)였고, 뉴먼 & 그레이엄 유한회사는 우리가 오늘날 헤지 펀드라고 부를 만한 것이었죠. 그런데 다 합해서 겨우 1200만 달러 밖에 운용하고 있지 않았어요!”
“월터 슐로스(Walter Schloss)와 전 작은 방에서 함께 일했지요. 비록 그가 헤지 펀드를 시작하려고 얼마 안 되서 떠났지만 말이죠. 우린 서로 정말 웃겼고, 기업 편람을 샅샅이 읽으면서 싼 주식을 찾았죠. 기업 방문을 하러 나가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벤은 그걸 사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우리가 엄청난 걸 찾으면 벤은 5만 달러어치를 매입했죠.”
“1956년 초에 벤은 캘리포니아로 떠나기 위해 회사를 정리할 계획이었어요. 그 때 이미 저는 오마하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상태였어요. 떠난다는 얘기를 하려니 곤욕스러웠죠. 벤의 사무실로 들어가려다 다시 나왔어요. 그러다 들어가서는 떠난다는 얘기를 정말 오랫동안 못했죠. 하지만 벤은 제 아버지가 보여줬을 그런 반응을 보여줬어요. ‘네게 좋을대로 하렴’”
“1950년 말에 전 9천8백 달러를 갖고 있었어요. 1956년에는 15만 달러를 갖고 있었죠. 왕처럼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리고 오마하에서 무얼 할지 몰랐어요. 어쩌면 로스쿨에 갈지도 몰랐죠. 계획이 없었어요. 투자 조합을 시작할 줄은 정말 몰랐지요. 그런데 다음 몇 달 후에, 일곱 분께서 제가 대신 투자를 해주길 바라셨어요. 그러려면 투자 조합을 만드는 게 방법이었죠. 그렇게 시작된 겁니다.”
kiv.20121128
http://money.cnn.com/magazines/fortune/fortune_archive/2005/03/21/8254830/index.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