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04

2011/02/04 03:15 / My Life/Diary
일기를 뒤져보니 2004년 즈음 만났다. 내가, 정말, 잘못했다. 그들 나이가 된 지금에야 깨닫는다. 그 인연들을 계속 끌고 왔어야 했는데. 그때는 몰랐지만 그들에게 정신적으로 절대적인 보살핌을 받고 있었다. 까닭 없이 슬퍼질 때면 종종 생각난다. 혹시라도 보게 된다면, 이런 말로 용서를 구할 수 있을지ㅡ 내가 도망친 거라고, 그 이후로 그 누구와도 새롭게 친해질 수 없었다고.

예전에는 나는 스스로를 못됐다고 생각했다. 못됐지만, 사회에 속하기 위해 착한 척을 하고 산다고. 그러다 땅콩이가 죽고 나서는 원래 나는 착했다고 생각했다. 착했지만, 그런 내 자아상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못됐다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그리고 요즘에 와서 나는 그저 나약하다고 생각한다.

죽음과 순결은 비슷하다. 막상 닥친 다음에는 별 것 아닌 일이 되버린다. 그렇다고 막 죽어버리지 않듯이… ㅡ “나는 네가 순결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불행했으면. 그럼 나랑 자자.”

20대를 쓸데없이 심각하게 살았다. 다시 돌아간다면, 더욱 심각하게 살겠지만.

타인의 과거를 알아갈수록, 더 친밀해지고, 덜 사랑하게 되는 것 같다.

미안하지만 나는 여전히 운명과 영원을 믿는다. 살아있다.

2011/02/04 03:15 2011/02/04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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