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자기과신에 빠진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자기과신은 자신의 지식을 과대평가하고 위험을 과소평가하며, 자신의 통제력을 과대평가하는 문제를 야기한다.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기과신 현상이 발생하는가?


투자종목의 선정은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바로 이런 유형의 업무에서 자기과신 현상이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여러분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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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힘든 과정을 거친다.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그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을 수반한다. 하지만 자기과신으로 인해 투자자들은 정보의 정확성을 잘못 해석하고, 자신의 정보 분석 능력을 과대평가한다. 이것이 그릇된 투자결정을 유도하는데, 너무 빈번하게 거래를 한다든지 과도한 위험을 부담한다든지 하여 궁극적으로 포트폴리오에 손실을 초래한다.


자기과신 문제를 지닌 투자자는 거래를 너무 빈번하게 한다. 또한 자기과신으로 인해 자신의 투자의견을 지나치게 확신하기 때문에 투자금액을 늘린다. 투자자들은 자신이 입수한 정보의 정확성 및 자신의 정보 분석 능력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투자의견을 도출한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는 자신이 입수한 정보의 정확성을 과대평가하고, 그러한 정보를 편파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투자자는 특정 주식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지나치게 신뢰하고, 다른 사람의 믿음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더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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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과신은 투자자의 위험부담 행태에도 영향을 미친다. 합리적인 투자자는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수익률을 극대화하려 한다. 그러나 자기과신 성향이 있는 투자자는 위험부담 수준을 잘못 해석한다. 자신이 선정한 종목이 높은 수익률을 거둘 것으로 확신한다면, 위험을 염두에 두겠는가?


자기 과신 성향을 지닌 투자자의 포트폴리오가 보다 높은 위험을 부담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그들은 고위험 주식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고위험 주식은 일반적으로 소형주나 신생기업의 주식이다. 둘째, 포트폴리오의 분산투자를 과소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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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과신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그것은 부분적으로 지식 착각에서 나온다. 이것은 정보가 많을수록 예측이 정확해진다고 믿는 경향을 말한다. 즉, 정보가 많은수록 지식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의사결정의 정확성도 향상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예를 들어 내가 6면체 주사위를 던진 경우, 여러분은 어떤 숫자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며, 자신의 선택이 옳다고 믿는 근거는 무엇인가?


… 다시말하면, 새로운 정보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예측을 보다 신뢰하도록 만든다. 실질적으로 정답을 맞힐 확률은 전혀 변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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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는 인터넷을 통해 방대한 정보에 접근한다. 이러한 정보에는 과거의 주가 추이나 수익률, 회사의 영업실적 등과 같은 역사적 자료뿐만 아니라 실시간 뉴스나 가격정보 및 거래량 등 현재의 정보도 포함된다. 개인투자자는 투자전문가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을 통해 능숙하게 정보를 획득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는 투자전문가처럼 전문적인 훈련도 받지 않았고 경험도 쌓지 못했으므로, 정보를 어떻게 해석할지 잘 모른다. 즉, 개인투자자는 정보를 적절하게 해석하는 훈련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동일한 정보를 갖더라도 투자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한다.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는 투자정보를 해석하는 자신의 능력에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인터넷을 통해 도움을 구한다. 그들은 인터넷을 통해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을 얻기도 하고, 전문가 서비스나 뉴스 그룹에 가입하고, 대화방이나 웹 게시물을 통해 다른 투자자의 의견을 기웃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온라인 투자자는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투자의견들을 신중하게 받아들어야 한다. 모든 투자의견이 전문가의 견해는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러한 정보 가운데 전문가의 견해는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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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해리 마코위츠는 50년 전에 모든 투자대상을 하나의 완전한 포트폴리오로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마코위츠의 이론에 의하면, 투자자는 자신이 정한 위험수준에서 최고의 기대수익률을 제공하는 하나의 포트폴리오를 형성해야 한다. 다양한 투자대상을 조합하여 하나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면, 투자자는 분산투자 방식을 생각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분산투자의 아이디어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들은 마코위츠의 포트폴리오이론과는 다른 방식으로 분산투자를 한다.


포트폴리오 이론을 실천하려면, 개별 투자대상의 세 가지 중요한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처음 두 가지 변수는 투자대상의 기대수익률과 위험수준(수익률의 표준편차로 측정)이다. 위험과 수익률의 조사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쉽게 이해한다. 세 번째 중요한 특성은 투자대상 수익률 간의 상관관계이다. 이것은 각 투자대상이 다른 투자대상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나타낸다. 심리회계는 이와 같은 세 번째 특성의 실행을 어렵게 만든다.


…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이론을 따르지 않고 투자대상별로 매수결정을 하여 포트폴리오를 형성한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뷔페식당에서 음식을 고르듯이 투자대상을 선택한다.


"이건 특이하구만. 맛을 좀 봐야지. 이것도 한번 먹어볼까. 이 요리도 들어 본 적이 있디."


투자자들은 새로운 종목을 매수하여 새로운 심리계좌를 개설하면서 투자대상의 상관관계를 고려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심리계좌 간에는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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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는 심리계좌 상호 간 및 투자자산 간의 상호작용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투자자의 분산투자는, 마코위츠의 포트폴리오이론에 따른, 의도적 자산 다양화가 아니라 투자목적의 다양화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사실은 투자자가 효율적인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의미이다. 결국 투자자는 자신이 얻는 수익률에 비해 너무 많은 위험을 부담한다. 달리 말하면, 투자자는 현재의 위험수준에서 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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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예전의 평가척도는 이제 적합하지 않다."

군집행동이 극단으로 치닫는 기간에 항상 주장되는 코멘트이다. 왜냐하면 전통적인 척도로는 엄청나게 높은 주가를 정당화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저울에 올라서니 체중이 30파운드가 늘었다면, 그 저울이 더 이상 가능하지 못함은 분명하다. 대중과 부화뇌동하여 투자하는 동안에는 재무자료 분석을 근거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신념을 바탕으로 투자한다.



* 존 R. 노프싱어, 『투자의 심리학』, 스마트비지니스

2005/11/30 05:17 2005/11/30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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