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사이코패스들이 결국에는 감옥살이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현재 수감된 사람들 가운데 25퍼센트가 사이코패스이다. 수감자 이외의 인구 가운데 이 같은 성격장애를 지닌 것으로 진단된 사람은 1퍼센트에 불과하다.
매디슨 위스콘신 대학(University of Wisconsin at Madison)의 심리학과 학과장인 조지프 뉴먼(Joseph Newman)은, 정신병질 발생률은 정신분열증 발생률과 거의 동일하지만 각각의 연구에 대해서만큼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학교에서의 낙오나 대인관계의 결여, 결혼 생활이나 직장에의 부적응, 무모함으로 인한 사고나 죽음 등을 언급하면서 “정신병질 발생률이 정신분열증 발생률과 비슷하고 개인적인 손실도 그만큼 크다면, 가족이나 사회가 입는 막대한 손실을 떠나서 당사자를 위해서라도 이 질병을 이해하고 치료하고 예방하는 일이 정신분열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대중이 스콧 피터슨(Scott Peterson)이나 존베넷 램지(JonBenet Ramsey)의 살인자에게 병적으로 매료되는 현상이 사이코패스의 “매우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들”을 흐려놓고 있다고 말한다. 뉴먼은 이번 달 초에 출간된 저서 “사이코패스: 이론과 연구, 그리고 치료(The Psychopath: Theory, Research and Practice)”에서 자신의 이론을 설명하고 있다.
뉴먼의 연구는 사이코패스가 높은 공포역(fear threshold)을 지녔으며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이라는 통념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그의 이론들은 25년간 1천명의 사이코패스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에 기초한다.
그는 불평이 많고 다른 사람에게 상해를 입힌 적이 없을 법한 59킬로그램짜리의 왜소한 남성과 “성적인 능력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들을 조종하는” 여성들을 비롯해서 매우 다양한 부류의 사이코패스들을 연구했다. 그 중에는 양손에 각각 “사랑(love)”과 “증오(hate)”라는 문신을 새긴 192센티미터의 거구 재소자도 있었는데, 그는 피해자의 손가락을 부러뜨린 전과를 갖고 있었다.
뉴먼은 이들 사이코패스를 선천적인 유전자 결함을 지닌 그룹과, 부모의 관심 부족 또는 갱단 등의 비정상적인 집단의 영향으로 잔인한 행동을 하는 반사회적 이상성격자 그룹으로 분류한다. 뉴먼은 사이코패스에게 인간적인 공감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다른 전문가들과 의견을 같이한다. 또, 사이코패스에게 감정이 없다는 주장에는 동조하지 않지만, 개인적인 관계에 익숙하지 못하며, 특히 자신의 책임이 “눈앞의 이익이나 가장 중요시하는 욕구와 상충”할 경우에는 더욱 무정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는 사이코패스의 주요 결함은 정황상의 단서를 처리할 능력이 없는 것이며, 바로 이것 때문에 자신의 행동이 자신에게나 다른 이들에게 어떤 결과를 낳을지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들은 자신의 배우자를 사랑한다고 말해놓고도 그와는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 행동을 보인다. 그들의 행동은 끔찍하다. 다른 사람들을 해칠 뿐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 해치기 때문이다.”
일례로 뉴먼의 연구대상 가운데 한 명인 “해리”의 범행을 꼽을 수 있다. 해리가 집세를 못 내자 집주인은 그의 아파트로 찾아와 집을 비워달라고 했다. 그러자 해리는 그를 구타하고 의자에 묶은 다음, “세인트루이스 행 첫 차를 탈 것이다. 나를 막으려 하면 죽여 버리겠다.”고 말하고 떠났다.
이러한 행위는 그의 공감 능력이 심각하게 결여돼 있음을 반영할 뿐 아니라, 피해자에게 자신의 탈출 계획을 말했다는 점에서 “정상적인 지능을 가진 사람에 비해 통찰력과 판단력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뉴먼은 말한다. 그는 스콧 피터슨의 경우도 똑같이 설명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스콧 피터슨은 그의 부인 래시 피터슨이 실종된 후 자신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꼽히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여자친구 앰버 프레이를 쫓아다녔다.
뉴먼은 사이코패스가 이 같은 부수적인 정보들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점을 입증하는 일련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004년 <뉴로사이크롤로지(Neuropsychology)>지에 보고한 한 연구에서 그는 실험대상자들에게 돼지 그림에 “개”라는 이름을 붙이는 등, 이름이 잘못 붙여진 그림들을 제시했다. 뉴먼의 연구원들은 실험대상자들이 그림의 이름을 대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그 결과 (정상인들로 구성된) 대조군은 잘못된 이름 때문에 혼란스러워 한 반면 사이코패스들은 그림과 이름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거의 인식하지 못하고 즉각 대답했다.
뉴먼은 “선택적 주의(selective attention)가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해서 이것이 정신 병리학과 연관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 있지만, 정황상의 단서가 행동을 규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논리와는 일맥상통한다.”고 기술했다.
그렇다면 선천적인 사이코패스는 과연 치료가 가능할까? 한 전문가에 따르면 치료가 가능할 수도 있다. 특히 이 같은 장애가 조기에 진단될 경우에는 더욱 낙관적일 수 있다. 뉴올리언스 대학(University of New Orleans)의 교수이자 심리학자인 폴 프릭(Paul Frick)에 따르면, 정신병질을 수반할 수 있는 반사회적 성격장애의 전조로서 행동 장애를 보이는 아이들의 경우, 5세 이전에 치료를 시작하면 공감 능력을 습득할 수 있다.
프릭은 국립정신보건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에서 후원한 5년짜리 연구에서 공격적 위협적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을 추적 연구했다. 연구 결과 그는 냉담하고 무정한 성격의 미취학 아동들이 (충동적인 것으로 진단된 청소년들보다 더) 실형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공격적이고 반사회적인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발견했다.
프릭은 이 연구를 통해 아이들의 연령과 성별, 특성, 배경에 맞게 치료 프로그램이 짜여져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무정하고 냉담한 성격을 지닌 아이들은, 보다 효율적인 훈육 전략을 배운 부모를 둔 다른 행동장애 아동들만큼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부모와 교사의 “보상 중심 대응”이 행동을 개선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뉴먼의 연구팀의 의견대로 사이코패스가 정말 병리학적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대상이라면 한 가지 흥미로운 질문을 제기할 수 있다. “사이코패스가 합법적인 정신병자와 마찬가지로 극악무도한 행위를 해놓고도 무죄판결을 받는 날이 과연 올 것인가?
펜실베이니아 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의 법학 및 심리학 교수인 스티븐 모스(Stephen Morse)는 그럴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성격장애의 원인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바로 공감 능력 및 가책의 결여라는 사이코패스의 결함이 법적 책임에 대한 테스트를 통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테스트는 피고인이 자신이 저지른 행동의 도덕성을 이성적으로 평가하는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인데, 법률은 성격장애의 원인이 무엇이든 그들은 그만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
(wired.daum.net) = By Suzanne Lei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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