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의 경제기사 돈되게 읽기] 강달러 속사정


게재일: 2005-10-17
한국경제신문



올 연초 붕괴 위기에 몰렸던 달러화가 회생하고 있다.최근 달러 강세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주된 이유가 되고 있는데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한경 10월5일자 A3면 참조).

달러값 상승은 세계 경기의 흐름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다.따라서 모든 자산 가격과 경기의 방향성을 정해주는 달러 가치 변동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달러 강세는 금리의 거울

지난해 6681억 달러에 이어 올해도 2분기까지 3943억 달러의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한 미국의 달러화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이다.

그러나 국제질서의 패권국인 동시에 달러화는 세계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논리적 모순에도 불구하고 달러 강세는 나타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달러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진단에 대해서는 거의 이견이 없다. 그러나 1년 내외의 단기 전망은 달러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쪽이 증가하는 추세다.

달러 값이 오르는 것은 미국 금리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3년 만기 국채의 경우 2004년 3월 1.89%였던 금리가 지난 주에는 4.24%까지 상승했다. 미국의 금리가 오르면 당연히 달러 가치도 상승한다. 따라서 달러 환율 전망은 금리 전망과 같은 맥락에서 파악해야 한다.

표면적으로 미국의 금리 상승 이유는 고유가에 따른 물가 인상 압력과 노동비용 상승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경제는 고유가를 잘 이겨내면서 물가 상승도 제한하고 있다. 지난 8월을 기준으로 1년간 유가는 45% 올랐지만,미국의 소비자 물가는 불과 3.6% 상승했다. 또한 노동 비용은 무한경쟁의 신자유주의적 경제체제에서 상승의 한계가 명확하다. 따라서 물가와 임금인상 가능성 때문에 금리가 올라가고,이 결과 미국으로 자금이 회귀해 달러도 강세를 보인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두려움

오히려 달러 강세의 구체적인 원인을 물가보다는 주택 경기 버블에서 찾고 싶다. 미국의 주택가격은 1990년대 중반이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데,베이비 부머와 이민자들이 신규로 주택을 사거나 규모를 늘리는 과정에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주택 구입은 한국의 주택담보대출과 유사한 모기지론에 의지하고 있는데, 저금리가 주택 수요를 증가시켜 이제는 하락을 걱정해야 하는 시점까지 온 상태다.

따라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서 급락 가능성을 줄여야만 미국 경제도 안정될 수 있기 때문에 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만일 미국 개인 자산의 60%로 추정되는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경우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경제도 동시에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수출 일변도의 한국 경제는 환율 민감도가 매우 높다. 따라서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수출이 당연히 늘어난다. 주요 수출 품목인 정보기술(IT) 제품이나 자동차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산업에서 수출이 증가한다. 반면 수입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수입가격 상승으로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달러 강세로 인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 싼 금리로 자금을 빌려 해외시장에 투자했던 투기성 헤지 펀드들은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 때문에 차입한 달러를 일정 부분 상환해야 한다. 최근 한국 주가가 견조하게 오르고 있음에도 불구, 헤지 펀드가 주식과 채권선물 매도를 늘리는 것은 바로 달러 강세 때문이다.

미국의 부동산 버블 문제는 이제 미국 국내 문제에서 세계 경제와 국제자본 흐름을 좌우하는 중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한국은 이 과정이 유발한 원화 약세로 수출 증가,물가 상승 및 금리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당분간 달러 강세는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미국 부동산 급등의 후폭풍이 환율을 통해 우리의 실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다.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 skhong@bestez.com
2005/10/24 17:48 2005/10/2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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