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16

2008/01/16 06:48 / My Life/Diary

무언가를 ‘이해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Richard Feynman
이 우주의 진행방식을 하나의 체스게임에 비유해보자. 그렇다면 이 체스게임의 규칙은 신이 정한 것이며, 우리는 게임을 관람하는 관객에 불과하다. 그것도 규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로 구경할 수밖에 없는 딱한 관객인 것이다. 우리에게 허락된 것은 오로지 게임을 ‘지켜보는’ 것뿐이다.

물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지켜본다면 몇 가지 규칙 정도는 알아낼 수도 있다. 체스게임이 성립되기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기본 규칙들 ㅡ 이것이 바로 기초 물리학이다. 그런데 체스에 사용되는 말의 움직임이 워낙 복잡한데다가 인간의 지성은 명백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모든 규칙을 다 알고 있다 해도 특정한 움직임이 왜 행해졌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체스게임의 규칙은 비교적 쉽게 배울 수 있지만, 매 순간마다 말이 갈 수 있는 최선의 길을 찾아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연계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난이도가 훨씬 높은 것뿐이다.

우리가 노력하면 그 복잡하고 어려운 규칙들을 모두 알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규칙의 일부만이 알려져 있다. 규칙을 모두 알아내는 것도 문제지만, 알아낸 규칙으로 설명할 수 있는 현상이 극히 한정되어 있다는 것도 커다란 장애이다. 거의 모든 상황들이 끔찍하게 복잡하여 게임의 진행 양상을 따라가기가 벅찰 뿐만 아니라, 다음에 벌어질 상황을 예측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게임의 규칙’이라는 지극히 기본적인 질문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규칙을 모두 이해한다면 그것은 곧 이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이해의 참뜻’ 이다.

리처드 파인만,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 승산, 2003



과학적 결론을 토대로 비과학적 추론을 해놓고는, 그것을 과학적 정리로 착각하고 있다. 자신을 돌아보자. 스스로의 논리에 함몰돼 망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두렵다.
2008/01/16 06:48 2008/01/16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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