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재미있는 이야기라 기억을 되살려 봅니다.

말을 하기 전에 수를 먼저 셌다는, 19세기 최고의 수학자로 불리는 칼 프레드릭 가우스(Karl Friedrich Gauss)에 관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입니다. 당대 최고의 수학자로 활약하며 여러 제자를 거느리던 그가 어느 날 앞선 세대의 천재,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을 접하게 됩니다.

그의 제자들과 뉴턴의 법칙들에 관해 얘기하던 중에 제자 가운데 한 명이 가우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 선생님, 이 뉴턴이란 사람은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사과나무 아래에 앉아 있다가 사과가 떨어지는 걸 보고 만유인력을 알아냈다고 하는데 정말 기막힌 운이 아닌가요? 」

그러자 가우스가 이렇게 답합니다.

「 이 바보야, 뉴턴은 엄청난 연구와 노력 끝에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고 공식을 만들어서 모두에게 발표했다. 그렇게 유명해진 뉴턴이 좀 쉬려고 고향으로 돌아갔어. 산책 겸 길을 지나는데 어느 촌부가 와서 그에게 물었지. "선생님은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굉장히 유명하신데 그것이 도대체 뭡니까?"」

가우스는 잠시 뜸을 들였다가 다시 말합니다.

「 뉴턴은 물리학도, 수학도, 아무것도 모르는 시골의 노인에게 자신이 오랜동안 연구한 이론을 자세히 설명해도 그에겐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지. 그래서 모두 줄여서 간단하고 듣기 쉽게, 사과나무의 사과가 땅에 떨어지는 것이 만유인력이라고 말한거야.」



저는 가끔 여러 구루들이 내뱉는 짧은 말들을 볼 때 마다 이 글을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필립 피셔와 워렌 버펫을 얘기하지만 과연 그들의 말을 이해하고 그들이 말한 내용을 실천으로 옮기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자신은 피터 린치식 투자를 한다고 하지만 아무도 그처럼 구두 밑창이 닳도록 수 많은 회사를 찾아가보지 않으며, 필립 피셔의 성장주 투자를 외치지만 자신이 투자할 회사의 수 많은 경영자를 만나보거나 산업과 사업의 구조를 파악하는 이가 누가 있을까요? 혹시 여러분 가운데 템플턴처럼 전세계적인 기업분석을 통한 투자를 하시는 분 계십니까?

수 년전 인터뷰에서 워렌 버펫은 그레이엄과 도드의 증권 분석을 처음부터 끝까지 13번 읽었고 지금도 읽는다고 했습니다. 워렌 버펫식 투자를 하는 분은 어디 계십니까?

그 점에서 모두가 관심 밖에 두고 있는 그레이엄식 투자가 빛을 발하는 겁니다. 그레이엄은 일반 투자자들을 위해 간단한 방법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실증을 보여줬습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 쉽게 보입니다. 수익률도 다른 구루들에 비해 별로 크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레이엄을 구시대적 인물로 치부하고 투자론의 변형을 꾀합니다. 그러면서 버펫을 얘기하고 린치를 얘기하고 템플턴을 얘기합니다.

그런데,
과연 누가 그들처럼 투자하고 있습니까?


2004.06.05
2004/06/05 03:35 2004/06/05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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