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20일 목요일]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고,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사람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8.3.20)

왜 사람들은 모르면서도 모른다고 말하지 못하고, 도움이 필요하면서도 도움을 청하지 않을까? 상대방이 무시하거나 도움을 거부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의존적인 사람들이나 하는 일이며, 주도적인 사람은 남에게 의존을 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도적으로 산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최선을 다한다는 말 속에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포함되며 그것은 가장 주도적인 행위 중 하나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도와주세요"라는 말도 잘 나오지 않지요.

영국의 철학자 버트랜드 러셀이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강연을 했다고 합니다. 강연이 끝나자 한 학생이 질문을 했고, 그는 대답을 못하며 몇 분 동안 생각에 잠겼습니다.
러셀은 한참 후 학생에게 질문 내용을 되물으며 "이것이 질문하려는 내용 맞습니까?"라고 확인했습니다.
그후 러셀은 더 오랫동안 생각에 잠겼고, 이어 대철학자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정말 좋은 질문이군요. 그런데 나는 그 질문에 답할 능력이 없네요."

저자는 "기꺼이 모른다고 말하라"고 조언합니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인정하는 사람에게 사람들은 솔직하고 겸손하며 당당하다는 인상을 받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을 좋아하지요. 또 자신을 가르치려는 사람보다 자신에게 가르침을 요청해오는 사람을 더 좋아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서머셋 모옴은 "인생을 거의 다 살고 난 다음에야 '나는 몰라요'라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를 알게됐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마크 트웨인은 "나는 대답을 빨리 해서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재주가 있다. '나는 모른다'고 말한다"라고 했습니다.
중국속담에 "부탁하는 사람은 5분 동안 바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부탁하지 않는 사람은 평생 동안 바보가 된다"라는 말도 있다네요.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고,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것... 그것이 솔직하고 겸손하며 당당한 사람의 모습일 겁니다.
2008/03/21 16:08 2008/03/2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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