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 상식 - 수영조교(2)



수영을 시키는 방법
말이 물에 들어가면 고삐를 잡은 사람은 우선 유도봉의 끝을 재갈고리에 걸어 고삐와 나란히 모아쥔 다음 그 유도봉으로 말의 수영을 이끌되 말이 수영을 하는 동안 수영장의 외벽에 닿지 않도록 벽으로부터 60㎝∼1m 정도 거리를 유지한다. 조교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수영속도를 말에게만 맡기지 말고 어느 정도 빠른 속도로 수영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말을 이끄는 사람이 채찍으로 수면을 쳐서 몰아주거나, 막대 끝에 빈 깡통을 몇개 달고 그 안에 작은 돌을 넣어 말의 귀 언저리에서 소리를 내어 몰아준다.

대부분의 말은 처음 물에 들어가도 수영을 잘한다. 그러나 가끔 수영을 못하는 말도 있으므로 처음 실시하는 경우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수영시간은 처음에는 1분 정도만 실시하다가 점차 늘려서 적응 정도에 따라 10~20분까지 증가시킨다.

어느 정도 수영에 익숙해지면 본격적인 수영조교 단계로 돌입해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을 시킬 수가 있다. 그 방법을 소개하면, 유산소운동의 경우 수영거리를 약 400m로 하고 수영속도는 분당 50~60m 정도로 하면 6~7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때 보통 경주마의 심박수는 분당 140~180회이며 호흡수는 18~35회 정도로 육상의 구보운동에 맞먹는 생체반응을 보인다. 이런 식의 유산소 수영운동은 1주일에 5회 정도 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무산소운동은 수영거리를 약 200m로 하고 수영속도는 분당 70m 정도로 하면 3~4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때 보통 경주마의 심박수는 분당 200회 정도이며 호흡수는 35~55회 정도로 육상의 습보운동에 맞먹는 생체반응을 보인다. 이런 식의 무산소 수영운동은 1주일에 1~2회로 족하다. 너무 자주하면 마체에 무리를 주어 오히려 역효과가 초래된다.

수영시킬 때의 주의사항
수영운동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말에 따라서는 물 속에 들어가면 겁을 먹고 상당히 당황해서 머리를 바짝 들어올리고 서투른 헤엄을 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끈을 앞으로 당겨서 두경부를 전방으로 늘어뜨리게 해 수영을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완전히 사지를 움직이지 않거나 옆으로 누워버리는 말들도 있는데, 이때는 신속한 임기응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수영 중에 엉덩이가 물 속에 잠겨 허우적대는 말은 꼬리를 지지봉(막대기 끝에 꼬리를 걸어 올릴 수 있는 장치를 한 것)으로 들어올려 헤엄칠 수 있도록 해 준다. 또 걱정스러운 눈길로 두리번거리는 말에게는 눈가리개를 사용할 수도 있다.

수영 중에는 가슴 전체가 물에 잠기어 호흡기계에 부담을 많이 주므로 호흡기질환이 있는 말은 수영을 시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수영 중에는 허리에 상당한 힘이 걸리게 되므로 허리에 문제가 있거나 요통이 있는 말은 수영을 삼가는 것이 좋다.

말에게 안전하게 수영조교를 시키기 위해서는 수영 중인 말의 자세나 호흡상태 등을 항상 감시해야 한다. 또한 조교 진행과정에 참고하기 위하여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너무 과중하지는 않은지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수영장에서의 퇴장
수영을 마치고 말을 끌어올릴 때는 미리 퇴장통로 10m 전쯤에서 수영속도를 서서히 떨어뜨린다. 퇴장통로에 들어서서 말의 앞다리가 바닥에 닿은 것이 확인되면 고삐끈을 끌어올려 말의 머리를 수면에서 완전히 들어올린다. 그리고 말에게 다리가 통로 바닥에 닿는 것을 확인시키고 조용히 끌어올린다.

퇴장할 때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영 자세로 돌진하거나, 옆으로 전도하거나, 웅크리거나, 헐떡거리며 소동을 부리거나 해서 사고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영을 하고 나오는 말들은 힘이 빠지고 매우 지친 상태이므로 다리의 지지력이 약해진다. 그런데 수영장에서 밖으로 올라오는 통로는 경사지게 마련이어서 이 경사도를 오를 때 다리를 헛디디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통로 밖으로 나오기 전에 말다리가 바닥에 닿은 지점에서 어느 정도 진정과 휴식을 취하게 하고 말이 진정된 기미가 보이면 그때 끌어내도록 한다.

수영조교 종료 후에는 심박수나 호흡수가 떨어질 때까지 정리운동으로 30분 정도 끌기운동을 시켜준다. 때로는 호흡수의 회복이 늦는 말이 있으므로 정리운동 중 호흡수에 항상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드문 일이지만 수영 중에는 호흡이 너무 거칠기 때문에 비공의 연약한 비점막에 손상을 입어 비출혈을 일으키는 말도 있다. 이 비출혈은 육상운동시의 폐출혈과는 다르므로 쉽게 지혈되며 그리 걱정할 것은 없으나 습관성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영운동을 하면 확실히 심폐기능이 향상되고 휴양마의 컨디션 유지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경주마의 수영운동은 어디까지나 보조운동이다. 말이 달리는 곳은 경주로다.

지면을 박차고 달릴 때는 마체의 운동기에 상당한 충격이 가해진다. 수영운동만으로는 이런 충격을 감당할 수 있는 지지력을 향상시킬 수 없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경주로상의 본 조교에 충실해야 하며, 수영운동은 보조적 훈련수단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글 김병선 핸디캡 부장
2006/01/03 23:39 2006/01/0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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