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21

2005/11/21 21:28 / My Life/Diary
세상 사는 데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 유쾌한 기분으로만 살 수는 없다. 내가 의도치 않게, 혹은 상대방이 의도치 않게 서로의 마음을 상할 수 있다. 대개의 경우 그것은 말로써 촉발된다.

헝클어진 문제의 시작을 따라가보면, 내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가 측은해져야 하고 무척이나 언짢해져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들은 꺼지지 않는 낡은 영사기처럼 대가리속에 떠올라 생각을 교란시킨다. 화가 났다, 측은해졌다, 우스워졌다… 조울증 걸린 미친 놈처럼 정신 둘 곳을 찾지 못한다.

인간이란 존재는 스스로 조절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이해하기도 어렵다. 언제나 그렇듯, 선택은 세 가지다 ⅰ) 나를 접고, 숙이고 상대방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것--무조건적으로 수용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절대 순수히 받아들이지 않는다--ⅱ) 나와 제대로 맞는 이와만 교류하는 것.--평생에 걸쳐 두 명을 만날 수 있었다.-- ⅲ) 오롯이 홀로 지내는 것.

인간관계란 거미줄처럼 가늘어서 끊기면 바람에 날려 어디론가 사라져서 다시는 찾을 수 없다. 그리고 망각은 기억보다 막강하기에 관계의 흔적조차 떠오르지 않게 한다.

내게 가장 편한 건 홀로 지내는 것, 그러나 외로움에의 두려움은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게 만든다. 나란 존재가--혹은 인간 존재가-- 본질적으로 나약하게 태어난데서 연유하는 태생적 한계의 위력. 물론, 이게 순전히 나의 변명일 수 있다. 자기 기만이나 자기 합리화일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아무리 이성적으로 나를 분석하여 해답을 알게된다한들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을 거라는 사실이다. 정신분석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현대 사회의 정신병이 결코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다름 아니다.
2005/11/21 21:28 2005/11/2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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