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방송매체를 통하여 순복음교회, 광림교회의 세습과 재정처리 문제가 일반에게 보도되면서 많은 민중과 신도들이 분노와 안타까움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는 모두 교회의 대형화와 자본주의적 상업화에 따른 필연의 소산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어제 오늘 일어난 일이 아니라 긴 시간동안 환부안에서 썩어 문드러지고 있던 것들이 곪아 터진 것에 불과합니다. 우습지만 우리 교회는 10년전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채 2000년 현재를 살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물량주의로 대형화 된 오늘날의 교회, 아직 화려한 교회까지는 못되었다 하더라도 그런 교회를 소망하고 불철주야 노력하는 한국교회'

'십일조라는 이름으로, 축복 받는다는 속임수로, 가난한 자들에게 헌금을 뜯어 부자교회가 되는 것은 하나님 믿기 이전에 불신자만도 못하지 않는가.'

'가난한 사람들은 말한다. "내가 왜 부자 교회에다 헌금을 냈는지 알고보니 후회스럽다." 했다. 또, "교회는 없어야 해요. 목사님 앞에서 미안한 말씀이지만 교회는 가난한 자들의 주머니를 너무 털어요. 미안한 심정도 없이 헌금주머니를 10만원 받는 근로자들 앞에 들이밀고 있으니 그것이 예수님 뜻인가요.'

- 90년10월 [씨알의 소리]
'한국교회는 무엇을 했다고 할 수 있는가?' - 정진동 목사


당금의 교회도, 현재의 논쟁도 과거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빈익빈 부익부화 되어 교회 간에 재정적으로 큰 차이를 만들었어 그 문제가 더 심각해졌을 뿐 입니다.

민중들에게 복음을 전파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을 주된 일로 삼아야 할 교회가 '세계 규모의 교회', '십일조 수입 규모가 세계적인 교회', '사흘만에 수만명의 서명을 받을 수 있는 교회' 라는 말을 자랑삼아 매스컴에서 떠들어대는 작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의 교회는 민중의 교회입니까 아니면 교회를 위한 교회입니까?


'기성의 교회가 사람들을 교회의 필요에 따라 교회로 오라 한다면 민중교회는 민중의 필요에 따라 민중에게로 간다. 교회의 동기가 교회 자체에 있지 않고 민중의 삶 자체에 있다. 행동의 동기가 교회에 있지 않고 하나님에게 있다. '

'교회 예산의 십일조를 민중교회나 민중현상을 위하고 수립하여 지출해야할 것이다. 부자가 된 한국교회가 많다. 수십억 수백억의 예산을 가진 교회들도 있다. 그러나 민중교회는 단 수백만원을 만들 수 없다. 수천만원을 만들 수 있다면 이미 민중의 교회는 아니다. 기성교회의 길을 가 버린 교회일 뿐이다. "

- 90년 11월 [씨알의 소리]
'민중의 교회운동에 대한 회고와 전망' - 김상근 목사


이미 여러차례 뜻있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외쳐졌던 민중의 교회론은 그 당시에도 성행했던 기성교회의 반발에 부딪혀 빛을 보지 못하고 사그러들었습니다. 근래 '샘물교회'와 같은 경우의 교회가 조금씩 나타나고는 있지만 여전히 기성교회의 제 안위 돌보기는 사그러들 줄 모릅니다.

한국의 교회가 진정한 교회로 거듭나기 위해선 편안한 자리에서 안식하려들지 말고 적극적으로 소외된 민중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액수를 헤아리기 어려운 재정을 풀어내어 민중과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있는 교회들을 지원해야만 합니다. 양복을 입고 뱃지를 달고 의자에 앉아 신도수를 헤아리고 십일조 헌금 액수를 살펴보는게 목회가 아닙니다.

올바른 길은 오랜동안 제시되어 왔습니다. 이제는 세속적인 권위, 명예, 재산을 버리고 그 길을 꾸준히 걸어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입을 놀려대도 그들이 움직이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지금껏 자기 안위 챙기기에 바빴고 자기 재산 늘리기에 혈안이 된 모습을 봐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꼬집고 할퀴어야 합니다. 십자가가 교회 간판 이상의 의미를 갖도록 하기 위해서, 진정한 하느님의 사랑을 위해서는 말입니다.


2000.12.20
뉴스엔조이(www.newsnjoy.co.kr) 기고
2004/06/07 11:58 2004/06/0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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