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상식 - 경주마의 유산소 조교



유산소운동이란

천천히 달릴 때와 빨리 달릴 때는 신체적으로 분명히 차이를 느끼게 된다. 조깅과 같이 천천히 달릴 때는 호흡이 부드러우며, 심장박동이 그다지 빠르지 않고 비교적 오래 달릴 수 있으며, 달리고 난 후에도 근육에 알이 배기지 않는다. 그러나 학창 시절 체력장에서 100m 달리기와 같이 빨리 달릴 때는 호흡이 거칠어 숨이 차고, 심장은 쿵쾅쿵쾅 고동을 치며, 달리고 나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장단지에 알이 배긴다.

유산소운동이란 바로 조깅과 같이 목에 숨이 차지 않을 만큼 빠르지 않은 속도로 운동하는 것을 말한다. 즉, 운동을 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호흡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산소량 범위, 다시 말하면 자신의 심폐기능 한계에서 운동을 하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조깅을 할 때 나란히 같은 속도로 달리면서도 어떤 사람은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으며 부드러운 호흡으로 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숨을 헐떡거리며 힘겹게 달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그것이 유산소운동능력의 차이다. 유산소운동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운동에 필요한 산소흡입능력, 즉 심폐기능이 약해서 그다지 빨리 달리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곧 숨이 차 산소부족증을 느끼는 것이다,

특히 경주마는 달리기가 ‘직업’이므로 심폐기능이 대단히 중요하다. 과연 숨을 헐떡거리지 않으면서도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는가가 경주에서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특히 1,700m 이상의 중장거리경주에서는 유산소운동능력이 대단히 중요하다. 보통 2세의 어린 경주마는 분당 400~500m의 속도로 달리면 호흡이 거칠어지고 분당 심박수가 160회보다 많아져 산소부족증이 나타난다. 이때부터는 호흡을 통해 외부로부터 얻을 수 있는 산소량이 실제 달리는 데 필요한 산소량보다 부족하게 되므로 에너지 과부족 현상이 나타난다.

이때 신체는 긴급 에너지생산시스템을 가동하여 산소 없이도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비상체제로 돌입한다. 이렇게 해서 생산된 에너지가 무산소운동에너지이다. 이 무산소에너지로 부족한 운동에너지를 보충하며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것이 무산소운동이다. 이렇게 운동속도가 증가됨에 따라 유산소에너지 한계지점에서 무산소에너지 생산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을 무산소역치라고 한다.


유산소 조교방법

유산소조교의 목적은 한마디로 말하면 무산소역치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즉, 숨이 거세지고 심박수가 갑자기 빨라지는 시점이 분당 400m이던 말을 500m 아니 600m의 속도로 달려도 숨이 차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유능한 경주마가 무산소역치에 다다르는 운동속도는 분속 700~800m 정도 된다. 이렇듯 어린 신마와 우수한 경주마간에는 상당한 유산소운동능력의 차이가 있다. 이런 차이는 바로 외부로부터 단위시간 내에 흡입할 수 있는 산소량에 의해 좌우된다.

단위시간 내 많은 산소를 흡입하려면 우선 폐활량이 커야 한다. 보통 서러브레드 경주마의 안정상태에서 1회 호흡량은 6ℓ정도 되며 최대 폐활량은 30ℓ까지 된다. 또한 폐로부터 흡입한 산소를 신속하게 근육세포로 전달할 수 있는 심장과 혈관이 잘 발달되어 있어야 한다. 보통 경주마의 1회 심장박출량은 1ℓ정도 된다. 이밖에도 운동근육세포 구석구석까지 빠르게 산소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모세혈관을 비롯한 혈관망이 세밀하게 잘 발달되어 있어야 한다. 이런 심폐기능은 평소 꾸준한 운동에 의해 그 능력이 현저하게 향상되나 운동을 중단하고 일정기간 휴양을 하면 향상되었던 능력이 빠른 속도로 감소된다.

신마의 초기단계에서 유산소운동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적정한 운동강도가 중요하다. 적정한 운동강도는 말의 운동속도와 심박수로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평균 운동속도는 스톱워치를 이용해 체크하지만 조교시 기승자는 경험을 통해 감각적으로 스톱워치 없이도 말의 주행속도를 추정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운동거리는 보통 3,000~4,000m 정도이며 이때 심박수는 분당 100~160회가 적정하다. 그러나 초기 조교단계에서는 더 낮은 심박수를 지표로 할 수도 있다. 만일 유산소 인터벌조교를 할 경우에는 일정기간 심박수를 분당 170~180회까지 빠르게 운동시킬 수도 있으며, 이때는 분당 심박수가 100회 내외의 가벼운 운동과 1:1~1:2로 조합하여 운동시킨다. 말의 복대에 작은 단자를 간단히 장착하고 손목에 무선으로 연결된 심박수시계를 차면 기승을 해서도 지금 달리고 있는 말의 심박수를 쉽게 알 수가 있다.

유산소조교의 기본적인 방법은 일차적으로 운동거리를 정해 놓고 운동강도를 약한 정도에서 중간 정도까지 서서히 증가시키는 것이다. 조교를 하는 빈도는 1주일에 3회 정도가 적정하다. 장거리운동을 할 때는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를 유지하고 단거리운동을 할 때는 빠른 속도로 운동을 시킨다.

유산소조교의 후반기는 잠재하는 유산소운동능력의 최고점까지 향상시키기 위해서 지속조교와 인터벌조교를 조합하여 실시한다. 지속조교 때는 운동속도를 중등도로 유지하면서 운동거리를 점차 늘려간다. 지속조교 중에 잠깐씩 단거리 고속도조교를 실시하여 스피드를 향상시킨다. 심박수가 분당 130~140회 속도로 40~60초 동안 느린 구보운동시키고 그후에 170~185회의 속도로 20~30초 동안의 빠른 운동을 반복하면 효과적이다. 이러한 스피드운동은 무산소역치점을 높여 유산소운동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위험도 따른다. 만약 운동강도가 너무 강하거나 운동시간이 너무 길면 젖산축적으로 인한 피로와 마체손상의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경험이 부족하거나 스피드 감각이 없는 기승자는 무산소역치에 근접해서 말을 운동시키는 것을 피해야 한다. 경험이 있는 기승자라도 심박수의 갑작스러운 증가나 속력의 감소와 같은 피로 누적 증상을 놓치지 않도록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


유산소 훈련의 이점

유산소조교는 말의 심폐기능을 향상시켜 말의 단위당 최대산소섭취량을 증가시킨다.

이는 유산소조교를 통해 폐장의 산소흡입능력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심장이 발달되어 혈액의 박출량도 증가하고, 운동근육 내에 모세혈관이 더욱 조밀하게 가지를 뻗어 폐장으로부터 근육까지의 산소운반속도가 신속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운동근육 중 유산소에너지를 이용해 수축작용을 하는 근육세포가 발달되어 전체적으로 말의 근력이 향상된다. 결과적으로 말은 빨리 달리면서도 그다지 지치지 않게 되므로 실제 경주에서 상당히 유리해진다.


글 김병선 핸디캡부장
2006/01/03 23:14 2006/01/03 23:14

Trackback URL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Trackback RSS : http://www.fallight.com/rss/trackback/568

Trackback ATOM : http://www.fallight.com/atom/trackback/568


« Previous : 1 : ... 232 : 233 : 234 : 235 : 236 : 237 : 238 : 239 : 240 : ... 284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