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찐 말은 못 달린다



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는 육상선수는 체중조절에 신경을 써야 한다. 비만하면 몸이 둔해져 속도가 떨어지고, 너무 야위면 근육 수축강도가 약해져 스피드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체중이 무거운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관절이나 건, 인대 등에 무리를 주어 운동기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 때문에 경주마에게도 적정한 체중을 유지시키는 사양관리가 대단히 중요하다.

서울경마장 경주마들의 평균체중은 4백46kg 정도 된다. 연령별로도 차이가 있다. 특히 2세마는 아직 어려서 평균체중이 4백30kg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3세가 되면 평균체중이 4백40kg을 넘게 되어 2세마의 경우 1년 만에 10kg 이상의 급격한 증가를 보인다. 그러나 그 후부터는 그다지 큰 차이가 없이 한 살씩 먹음에 따라 대략 1~2kg씩 체중이 늘어난다.

계절별로도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에 체중이 가장 많이 나가고 봄철에 가장 적게 나간다. 평균체중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봄에 약 5kg이 적으나 가을에는 약 4kg이 많아 봄과 가을의 차이가 8kg 정도 된다. 이런 연령별·계절별 체중 변화는 정상적인 성장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 외에 체중이 갑자기 증가한 말은 경주에서 패배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15kg 이상 증가한 말은 주의해야 한다. 보통 출주간격이 길다든가, 장기간 휴양을 한 말이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대략 2개월 만에 출주하는 말은 전번 출주시보다 15kg 정도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현상은 그동안 운동량이 적었기 때문이다. 체중이 감소한 경우도 마찬가지로 주의해야 한다.

체중이 감소하는 원인은 대개 영양부족, 질병, 무리한 운동에 의한 탈수 등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역시 경주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기가 어렵다. 어쨌든 전번 경주 때 보다 15kg 이상 체중이 차이날 경우 말의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경마일에 출주마 체중을 공지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비만의 정도는 체중을 꼭 달아보지 않더라도 말의 외모를 보면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하다. 경주마라 하면 항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기 때문에 그다지 살이 찌지 않는다. 그러나 간혹 사양관리의 실수나 운동부족 등으로 비만이 되는 경주마도 있다. 관리자 입장에서는 말이 비만하지 않도록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하며, 경마팬 입장에서는 말의 비만 여부를 판단해 우승마 예측에 참고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의 외모를 보고 비만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경주마의 야위고 살찐 여부의 분류는 대략 9단계로 나뉘어진다. 경주마의 경우 이중 5단계가 컨디션 발휘의 안정권이라고 볼 수 있으며 그 이외4,6단계부터는 예의주시해야 한다.단계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1. 극도로 야윈 상태
극도로 야위어 척추(요추·흉추)의 돌기 및 늑골, 고관절결절, 좌골결절이 현저히 돌출된 상태. 기갑(돗등마루)·어깨·목부위의 골격구조가 쉽게 드러나며, 지방조직은 어느 부분에서도 만져지지 않음.

2. 상당히 야윈 상태
야위어 있으며 척추(요추·흉추)의 돌기 및 늑골, 고관절결절, 좌골결절 등이 돌출되어 있음. 기갑(돗등마루)·어깨·목부위의 골격구조가 약간 드러남.

3. 야윈 상태
늑골에 약간의 지방조직이 덮여 있음. 척추의 돌기 및 늑골은 용이하게 식별이 가능함. 미근부는 돌출되어 있으나, 개개의 추골은 식별이 어려움. 고관절결절은 둥그스름한 둔덕 모양으로 구분이 됨. 좌골결절은 눈으로 잘 구분이 안됨. 기갑·어깨·목은 명확하게 구분됨.

4. 약간 야윈 상태
등에서 척추의 돌기가 촉지되며 늑골이 희미하게 식별됨. 미근부에서는 지방이 촉지됨. 고관절 결절은 눈으로는 구분되지 않음.

5. 보통
뒤에서 볼 때 등 중앙은 편평하며, 늑골은 눈으로는 구분되지 않으나 촉지하면 쉽게 만져짐. 미근부 주위의 지방은 스펀지 같은 느낌이 들며, 기갑 주위는 둥그스름한 둔덕과 같이 보임. 어깨는 매끈하게 마체에 연결되어 있음.

6. 약간 비만 상태
뒤에서 볼 때, 등 중앙에 약간의 함몰부가 형성됨. 늑골을 덮고 있는 지방이 만져짐, 미근부 주위의 지방이 말랑말랑함. 기갑의 양측, 어깨 주변 및 목 부위 근육에 지방이 축적되기 시작함.

7. 비만 상태
뒤에서 볼 때, 등 중앙이 함몰되어 있음. 개개의 늑골은 만져보면 촉지되나, 늑간은 지방으로 메워져 있음. 미근부 주위의 지방은 말랑말랑함. 기갑주위, 어깨 후방부 및 목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어 있음.

8. 상당히 비만 상태
뒤에서 볼 때, 등 중앙이 함몰되어 있음. 늑골이 손으로 촉지되지 않음. 미근부 주위 지방이 말랑말랑함. 기갑 주변은 지방이 충만되어 있음. 어깨 후방은 지방이 축적되어 편평함.

9. 극도의 비만 상태
뒤에서 볼 때, 등 중앙이 명료하게 함몰되어 있음. 늑골 위를 지방이 덮고 있음. 미근부 주위, 기갑, 어깨 후방 및 목 근육은
지방으로 팽만되어 있음. 옆구리는 융기되어 주위와 편평함.

김병선 / 핸디캡 과장
2006/01/03 22:06 2006/01/0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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