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중시하는 경마 선진국/아일랜드



아일랜드에는 “최고의 경주마들이 펼치는 클래식경주만큼 아일랜드 국민을 흥분시키는 것은 없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민적 스포츠로 자리잡고 있다.
아일랜드는 특히 생산되는 경주마의 수준과 경주마 조교기술 및 기승기술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유럽에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경마선진국이다. 경마와 관련하여 아일랜드의 주목할 만한 특징 중 하나는 경마시행의 제반제도가 영국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다.아일랜드산 경주마는 영국의 혈통서(General Stud Book)에 등록되고, 영국과 마찬가지로 5대 클래식 경주(1000기니, 2000기니, 더비, 옥스, 세인트레저)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모래주로의 평지 단거리 경주보다는 잔디주로의 중장거리경주 및 장애물경주를 중시하는 점 등이 그것들이다.

경마관련 단체로는 영국의 자키클럽(The Jockey Club)과 역할이 유사한 터프클럽(The Turf Club), 영국에서 영국경마협회(British Horseracing Board)와 마권세부과위원회(Horseracing Levy Board)가 수행하는 역할을 하는 아일랜드경마협회(Irish Horseracing Authority)가 있다.

아일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경마단체는 터프클럽(The Turf Club)이다. 1790년에 최초로 설립된 터프클럽은 당초 평지경주의 통할기관(Regulatory Body)이었으나, 최근 아일랜드장애물경주협회와 통합돼 현재는 평지경주와 장애물경주 모두를 관장하고 있다.


터프클럽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공정한 경마시행(Racing Integrity)이며, 이를 제외한 터프클럽의 주요한 역할과 임무를 보면 아래와 같다.
- 아일랜드 내의 마주, 조교사, 기수 등 경마관계자 및 경주마의 면허 및 등록 업무
- 출마등록 등 경마시행 관련 행정업무 수행
- 아일랜드의 모든 공식적인 경마자료 정리, 제공
- 경마일 모든 경마장에 2명의 보조재결위원(Acting Steward)을 파견하여 공정한 경마시행 보조
※ 아일랜드에서 경마장당 경마일 재결위원은 총 5명임
- 아일랜드 최대의 커러(Curragh)경마장 운영

커러경마장은 아일랜드 최대의 평지전용 경마장으로서 아일랜드의 5대 클래식 경주를 모두개최하며, 본회와 교류경주를 시행하고 있는 경마장이기도 하다.

터프클럽에서 관장하지 않는 기타의 경마시행 업무는 아일랜드경마협회(Irish Horse-racingAuthority)에서 담당한다. IHA는 1994년 경마법에 의해 설립된 경마단체로 ‘Racing Board of Ireland’의 후신이다. IHA의 역할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 전국 27개 경마장의 장내 토털리제이터 운영
- 장내 북메이커에게 부과금을 물리는 등 장내 북메이커 통제
- 경마상금 확보 등 경마관련 재정문제 통할
- 경마장간 경마일수 및 경주수 배분
- 아일랜드 서러브레드 경주마의 해외 마케팅
- 아일랜드에서 두번째로 규모가 큰 레퍼즈타운(Leopardstown) 경마장 등의 운영


터프클럽이 영국의 자키클럽과 마찬가지로 마권발매에는 전혀 관여를 하지 않기 때문에 경마장 운영과 관련된 재원조달 업무는 IHA의 몫이다. IHA는 장내 북메이커에게 부과금을 부과하고, 장내 토털리제이터를 직접 운영하며, 이에 더하여 정부지원금을 보조받아 경마상금 등 경마관련 재원을 마련한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아일랜드 내 마권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장외 북메이커에 대해서는 IHA가 전혀 관여를 하지 못하고, 이들은 정부에 직접 세금을 납부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아일랜드에서는 경마의 과거 전통에 충실하여 장애물 경주를 평지경주만큼 중요시하는데, 1998년 기준으로 볼 때 경주수는 1,116경주 대 703경주로 오히려 장애물경주가 더 많다. 다만 상금은 49% 대 51%로 평지경주에 할당된 몫이 더 많다.총 상금규모(1998년 기준)는 원화 기준으로 232억원 가량으로, 평지경주의 경주당 평균상금은 1,700만원 정도이고 장애물경주의 경주당 평균상금은 1,000만원 정도이다. 아일랜드에서는 상업적 스폰서제도가 잘 발달되어 있어 총 상금재원의 23%를 스폰서가 지원하고 있으며, 마주들이 스테이크스머니 형태로 부담하는 상금비율이 35% 정도에 달한다. 연 관람객 규모는 120만명 정도이고, 마권매출액은 장외 북메이커 7,300억원, 장내 북메이커 1,260억원,장내 토털리제이터 335억원 정도로 이들을 다 합할 경우 9,000억원 정도 된다.

아일랜드가 경마 선진국이라는 사실은 경주마 생산 및 아일랜드산 경주마의 우수한 경주성적에서도 발견된다. 아일랜드에서는 매년 씨수말 380여두, 씨암말 1만3,000여 두가 7,500두 이상의 서러브레드 경주마를 생산하여 세계 35개국 이상에 수출하고 있다. 생산두수를 따질때 세계 5∼7위 수준으로 국토면적이나 인구수를 감안하면 상당히 큰 규모임을 알 수 있다.
평지경주에서 아일랜드산 경주마의 우수성은 매년 발표되는 평지경주 국제 프리핸디캡(International Class-ification)에서 알 수 있다. 올해 발표된 국제프리핸디캡 자료에 의하면 4세 이상 경주마 순위에서 아일랜드 산 5세 수말 ‘데이라미(Daylami)’가 135파운드로 1위에 올랐다. 3세마 순위에서도 아일랜드산 ‘몽주(Montjeu)’가 135파운드로 1위에, ‘센다워(Sendawar)’가 127파운드로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평지경주에서 아일랜드산 경주마의 활약도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장애물경주에서 아일랜드산 경주마는 단연 세계제일이다. 세계최고의 장애물 경주 시행국인 영국에서 그레이드급 이상 장애물경주의 80%를 아일랜드 경주마가 우승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 준다.
이상에서 살펴본 아일랜드의 경마를 간단히 요약해 보자면 ▲경마가 자연 발생적으로 생겨나 국민들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경마가 중요한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고 있고 ▲경주마의 생산·육성이 발달되어 있는, 전통을 중시하는 경마선진국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정태인 / 대외협력팀 대리
2006/01/03 02:40 2006/01/03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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